"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8)
여기서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는 그리스도의 재림의 때를 가리킨다.
그런데 바로 그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는 말은 무슨 뜻인가?
여기서 '믿음'은 지속적으로 항구하게 하느님께 간구하는 실천적인 믿음을 말한다.
앞의 불의한 재판관 비유에 등장하는 과부에게서 나타났던 것처럼, 이러한 곤경에
처할지라도 낙심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간구하는 믿음을 말한다.
그리고 '찾아볼 수 있겠느냐'에 해당하는 '아라 휴레세이'(ara heuresei; will he find)
에서, '아라'(ara)는 부정적 대답이 기대되는 추론적 질문을 의미하고, '휴레세이'
(heuresei)의 원형 '휴리스코'(heurisko)의 본래 뜻은 '만나다', '마주치다', '우연히
발견하다'이다.
따라서 '아라 휴레세이'(ara heuresei)에는 세상에서 밤낮으로 부르짖는 믿음을
발견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뜻이 들어있다.
사람의 아들이 다시 올 때에 사람들의 마음은 완고하고 사악해져서, 하느님께서
당신이 간택한 백성들의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너무나 분명한 사실조차도 거부하며,
그들의 마음에 의로움보다는 악(惡)이 가득차서 간구조차 하지 않을 것이 예언되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의 응답이 있을 때까지 하느님의 신실한 약속과 말씀을 의지하면서 믿음을
수호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루카 복음
17장에 나오는 노아와 롯의 시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