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본’ 『화엄경』의 제1권부터 제39권까지는 첫 번째 및 두 번째 『화엄경』의 「입법계품」과 같은 내용이지만, 마지막 제40권은 보현보살이 실천한 10대 수행을 소개한 것으로 이전의 『화엄경』에는 없는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기존의 「입법계품」에서는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을 만나 가르침을 받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맺었는데, ‘정원본’ 『화엄경』에서는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에게서 받은 가르침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 내용을 마지막에 추가함으로써 깨달음을 향한 지혜는 결국 실천으로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입니다.
‘정원본’ 『화엄경』의 결론이라고도 할 수 있는 권제40은 믿음과 수행을 중요하게 여긴 동아시아 불교도에게 크게 환영받았고, ‘정원본’ 『화엄경』에서 떨어져 나와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이하 『보현행원품』)이라는 이름의 별도 경전으로 유통되기도 했습니다.
『화엄경』의 한 부분인 「입법계품」을 떼어내어 만든 ‘정원본’ 『화엄경』, 다시 ‘정원본’ 『화엄경』의 한 부분인 권제40을 떼어내어 만든 『보현행원품』. 방대한 내용의 『화엄경』에서 핵심만을 추리고 또 추려낸 결과물이 바로 『보현행원품』인 것입니다.
징관은 바로 이 『보현행원품』을 보고, 경전 구절을 하나하나 해설하여 주석서인 ‘소(疏)’를 썼습니다. 그래서 책 이름을 ‘『대방광불화엄경』의 일부만 따로 펴낸 『보현행원품』을 풀이한 주석서’라는 의미로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별행소』(이하 『별행소』)라고 지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 왕실 발원본
징관이 『별행소』를 지은 후 그의 제자인 규봉(圭峰) 종밀(宗密, 780~841)이 이것을 좀 더 상세히 해설하여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별행소초(大方廣佛華嚴經普賢行願品別行疏鈔)』(이하 『별행소초』)를 썼습니다.
『별행소』의 문장을 인용한 후 자신의 해설을 덧붙인 방식입니다. 징관의 『별행소』 내용뿐만 아니라 종밀의 해설까지 한 번에 살필 수 있어서 이후로는 『별행소초』가 널리 유통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별행소』만 따로 만들 필요는 적어졌던 것인지, 지금까지 남아 있는 판본도 많지 않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일본에 전하는 12세기 필사본이 가장 오래되었고, 그다음으로 오래된 것이 지금 소개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본입니다.
첫댓글 징관은 40화엄의 번역에 참가했었지요.
그리고 보현행원품에 대한 별도의 소를 썼는데, 그것이 별행품소,
또 종밀은 스승 징관의 별행품소에 대한 설명서를 다시 썼는데 그것이 별행품소초.
이에 대한 설명이 발췌한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