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이툰본대가 기어이 파병된날.
내일 대학로에서 공연할 [앗살람알라이쿰]의
음향작업은 한없이 서글펐습니다.
그렇게 오늘 하루 내내
내일의 작은공연을 준비하는 마음은
인류의 멸종을 예측하고 확인하는 과정에 이르렀고
그래서 더더욱 참담했습니다.
평화를 그리는 사람이 있어도
전쟁을 즐기는 사람들의 파괴력으로 인해서
수천년을 키워온 평화도 단 한순간에
파괴됩니다.
바그다드와 페르시아의 그 아름다운 유산을
하루밤 폭격으로 다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인간의 알량한 능력입니다.
추적할수록 선명해지는 것은
인간의 인간에 대한 욕심과 미움과
자연에 대한 파괴력으로 인한 멸종의 접근.
내일 대학로에 나가 우린
인류의 멸종을 예언하려합니다.
그리고 그날까지 들꽃이라도 되어서
이 우주를 더럽힌 종으로만
기억되지 않을 인간이 되자고
제언하려합니다.
하지만
물론 언제나 그렇듯 예플의 낯선 제언이
들릴리 만무입니다.
올림픽이 한창인 아네테에서
반전시위가 있었답니다.
하루내내 공연을 준비하면서
서글피 참회했습니다.
전쟁과 멸종의 원인이 나에게도 또한
없지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저런 이유로
사랑하지않고 미워하며 질시하고
사랑을 위해서 노력하지못하며 살아온 시간들.
하나라도 더 태어나지 않았다면
조금은 멸종을 미룰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남은 것은 참회뿐입니다.
참회하노라면 그 시간만큼만이라도
이기심은 없어지고
욕심도 남을 미워할 시간도 없어질 것 입니다.
청와대앞에서 한 수사님이
파병국의 국민으로서 참회의 단식을
한달넘게 지속하고있습니다.
그리고 또 울진의 박기범님도...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오늘도
제곁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아픔을 외면한채
제가 좋아하는 유희나
이기적 생존에만 치우쳐살기에 익숙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죄악인지도 모릅니다.
내일 공연엔
오늘 또하나 역겨운 이익을 위한 파병논리를 기억하면서
조금이라도 같이 가슴아려했던 사람이
동행했으면합니다.
대본이 너무 슬프게 나왔습니다.
너무도 비참하고 구슬픈 종말을 확연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사랑하여도
사랑하지않는 사람들로 인해
세상은 파멸될 것입니다.
우리가 욕심없이 살려고해도
욕심가진 이들이
제것을 빼앗기기 싫어서
전쟁을 일으키고
그 전쟁속에서
총도 들지않고 노래만 부르는
아름다운 인간들마져 죽일 겁니다.
무리의 이익,국가의 이익,개인의 이익..등등을 위해
인간은 조악한 핑계로
선을 버리고 악행을 택할겁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었다고 혼란지을 것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욕심가진 자들의 쓰잘데 없는 이유와 공존하면서
풀잎처럼 피고지는 아름다운 존재들의
소리없이 이어지는 절실한 참회와
그 참회의 실천 뿐입니다.
눈시울이 뜨거워진 채
김수사님의 이라크일지를 정리하며
억매이는 감정으로 작품을 구성하는데
별음자리표님의 전화가 왔습니다.
내일 대학로에 오셔서 노래를 불러주시겠다고..
감사합니다.
내일은 3시부터 마로니에에 나가서
그리움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며
이 작업을 이어갈,
처절한 슬픔을 이겨낼 용기를 준비하겠습니다.
8월29일 저녁6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미술회관앞
예기플라타너스 마일연극의날거리공연
[앗살람알라이쿰]에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