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문파타파]
김승원·안민석·남인순..
캠프를 보면 이재명이 보인다
< 일러스트=유현호 >
“이재명이 옆에는 이런 사람만 있어요?”
2012년 6월, 이재명 경기지사의 형 이재선씨가
이재명 아내 김혜경씨와 통화 도중 한 말이다.
그가 말한 ‘이런 사람’은 누굴까?
이재선의 말을 들어보자.
----이재명의 친형 이재선씨의 생전의 모습----
“한양대 음대 나와서 건축사무소 영업직 하다가…
리모델링 하다가 왔고.”
그렇다.
이 지사가 측근이 아니라 주장하는
대장동 키맨 유동규다.
----대장동 키맨 유동규----
통화가 이루어진 시점은 유동규가
성남시설관리공단 본부장으로 있으면서 대장동
개발을 밀어붙이던 시기.
재선씨는 김혜경씨에게 유동규가 자신을 협박한다고
말한다.
사이가 좀 틀어지긴 했어도 재선씨는 당시
성남시장의 형,
유동규는 그런 사람을 협박한 것이다.
이것 말고도 유동규가 질이 좋지 않다는 건 그가
회계사인 정영학씨를 폭행한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사에 따르면 유동규는 정씨의 뺨을 때렸고,
술집 얼음통으로 머리를 가격하기도 했단다.
애들도 아니고,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이가 다른
이를 그렇게 때리다니!
세간에선 이런 이를 ‘양아치’라고 부르며 멀리한다.
----유동규는 양아치와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유동규 하나 가지고 너무 우려먹는다고 할까 봐,
이 지사의 다른 측근인 백모씨 얘기를 해보기로
하자.
백씨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
7월부터 3년 7개월간 시장을 보좌한
수행비서다.
백씨에게는 노래를 잘하는 딸이 있었는데,
그녀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을 때 이재명은
그녀를 ‘성남의 뜰’, 아니 ‘성남의 딸’이라
추켜세우며 띄워줬다.
성남시청은 곳곳에 그녀를 홍보하는 플래카드를
걸어줬고, 직원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기까지 했단다.
수행비서의 가족을 돕는 건 물론 아름다운 일이지만,
이재선씨는 이게 공공 기관을 사유화한 나쁜 사례로
봐서 한마디 한 모양이다.
그 뒤 재선씨와 가족들은 백씨에게서 폭언과 협박을
당한다.
하필 백씨가 거친 사람만 할 수 있다는
채권추심업자 출신이다 보니 구사하는 욕이 아주
찰졌고, ‘묻어 버리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으니,
재선씨 가족들이 받은 압박감이 제법 컸으리라.
----이재선씨의 부인 박인복여사----
실제로 백씨가 사람을 때린 적도 여러 번이었다는데,
마을버스 회사에서 뇌물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풀려난 걸 보면, 앞에서 소개한 유동규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때도 이 지사는 이미 퇴임했다는 이유를 들어
‘측근 비리가 아니다’라고 강변했단다.
자, 백씨가 어떤 분인지 알고 나니 재선씨가
김혜경씨와 한 통화에서
“이런 사람만 있어요?”
라고 말한 이유를 알 법하지 않은가.
----민주당 대통령 이재명후보와 김헤경부부----
벌써 십 년이나 지난 불행한 측근사를 얘기하는 게
잔인해 보이니, 현재 이야기를 해보자.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이다 보니 이재명 캠프에는
그를 돕는 이가 바글바글하며, 그중에는
현역 의원만도 수십 명에 달한다.
혹자는 이들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이 지사의 의리가 정치인 중에서도 남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 지사는 성악과 출신의 유동규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의 자리에 오르게 해줬고, 위에서
말한 전 수행비서 백씨의 남동생과 여동생,
그리고 제수씨 등을 성남시 공무원에
채용시키기까지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캠프 인사들에게 한자리하려고 합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삶 자체가 기득권과의 끝없는
투쟁’이라 주장하는 이 지사가 당선 후 대규모
낙하산 인사를 한다는 건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터.
캠프 인사 대부분은 이재명을 통해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합류했을 것이다.
이런 기특한 시각으로 캠프 인사들 명단을 훑어보다
보니, 도대체 왜 여기 있는가 싶은 이가 몇 보인다.
우선, 한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페미니스트
남인순 의원을 보자.
----남인순 의원----
모계 혈통을 존중하는 취지에서 남윤인순으로
개명하기도 한 그녀는 위안부 할머니에게 가야 할
후원금을 편취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 윤미향과
정의기억연대를 지지함으로써 남다른 자매애를
과시한 바 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부르는 바람에 속내를 들키긴 했지만,
여성이 더 대접받는 삶을 만들자는 그녀의 외침은
진짜일 것이다.
그런데 이 지사는 형수에게 심한 욕을 했던 분,
그래서 남윤인순에게 묻는다.
당신의 말을 들으면 이 지사야말로 싸워야 할 적인
것 같은데, 왜 그분 캠프에 있습니까?
----이탄희 의원----
다음으로 이탄희 의원을 보자.
그는 이른바 사법농단을 내부 고발한 뒤 민주당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 분이다.
자신이 몸담은 조직을 고발하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데, 그런데도 이탄희가 내부 고발을
한 것은 흔들리는 법치를 바로잡으려는 숭고한
뜻에서 비롯된 일이리라.
그런데 이 지사는 검사를 사칭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도 있고, 선거법을 위반한 적도 있다.
결정적으로 이 지사는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권순일 전 대법관과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사법농단 정도는
저리 가라 할 큰 추문이 되는 셈인데, 이탄희는
아무런 갈등 없이 캠프 생활을 잘하는 듯하다.
그에게 묻는다.
이럴 거면 내부 고발은 왜 한 건가요?
----박주민 의원----
캠프에는 박주민 의원도 있다.
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국회의원
배지를 단 분.
막상 당선된 뒤엔 다른 일로 바빠 진상을 드러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약자에 대한 박주민의 한결같은
사랑은 국회의원 중 단연 톱(top)이다.
하지만 이 지사는 약자에게 그다지 따뜻하진 않다.
자신이 다 설계했다던 대장동 사업만 봐도
이 사실이 잘 드러나는데, 토지 수용 당시
원주민들은 땅값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했고,
원래 짓기로 했던 임대아파트도 대폭
축소당했다.
여기서 얻은 차익은 소위 천화동인이라 불리는
이들의 배를 불리는 데 이용됐으니, 약자 옹호가
삶의 목표인 박주민과는 완전 정반대다.
박주민에게 묻는다.
당신이 지향하는 가치는 이 지사의 그것과 같은
것입니까?
----김남국. 김승원. 안민석.---
다른 의원들은 어떨까?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김남국,
GSGG의 김승원,
윤지오 수호자 안민석 등등.
갑자기 이재선씨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이재명 옆에는 이런 사람만 있어요?”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출처 : 조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