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큐레이션 채널 푸딘코(@foodyinkorea)가 ‘눈 감고 찍어도 실패 없는 내추럴 와인바’ 리스트에 이어 와인과 음식의 훌륭한 배합을 경험할 수 있는 내추럴 와인바를 추천한다. 밸런스에 집중해 정성껏 내보이는 음식과 꼭 어울리는 와인을 느끼고 배우고 맛볼 수 있는, 뾰족한 페어링을 선사하는 내추럴 와인바들. 그 리스트를 지금 아래에서 확인해 보자.
펑키플로어
펑키플로어는 숯불 요리와 새콤하게 발효한 음식에 주력하는 내추럴 와인바다. 소스나 장류를 직접 숙성, 발효시켜 요리에 활용한다. 그래서 새콤한 맛의 요리가 많은데, 이게 또 산미 있는 내추럴 와인과 아주 잘 어울린다. 가리비 관자, 단새우 세비체, 그릴드 치킨을 주문하고 어울리는 레드 내추럴 와인을 추천받았다. 동시에 3가지 와인을 가격 정보와 함께 추천해 주셔서 고르기 좋았다. 가벼운 레드 내추럴 와인과 가장 잘 어울렸던 메뉴는 그릴드 치킨이다. 숯불에 구운 쪽파와 타바스코&후추 비네거, 구운 치킨이 같이 나온다. 숯불에 구운 치킨의 기름진 맛이 비네거 소스와 완벽한 궁합을 자랑한다. 꼬릿하고 맵싹한 쪽파의 맛까지 느끼고 와인 한 모금 마셔보자. 입안에서 날카롭게 쏘아대던 산미와 탄닌감이 바로 잠잠해지면서 맛이 중화된다. 마지막으로 캐슈넛 크림을 떠먹으면 1초 만에 입안이 평온해진다. 사테
아시안 식재료와 향신료로 퓨전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요리도 요리지만 와인 리스트가 상당하다. 이름만 들어본 유명 내추럴 와인이 다 있는 수준이다. 주문한 메뉴에 찰떡으로 어울리는 와인 추천까지 매우 만족스럽다. 와인은 메뉴와 어울리는 옥타방의 메가 가메를 추천받았다. 석류, 체리 같은 산뜻한 과실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와인이다. 합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느낀 메뉴는 전복 X.O 소스로 만든 에그 누들이다. 기름의 고소한 향이 일렁거리면서 향긋한 풀 향도 같이 느껴진다. 얇고 쫄깃한 에그 누들에서 꼬릿한 감칠맛이 올라온다. 숯불에 구운 양 허릿살은 캐러멜 소이 소스 위에 양고기와 버섯 퓌레가 함께 나온다. 벌써 양고기 특유의 육향이 상당히 강하다. 고기의 윗면은 기름에 튀겨진 듯 바삭하고 안쪽은 부드럽다. 꼬들꼬들 두툼해서 씹는 감도 좋다. 입안에서 육향이 한참을 맴돈다. 소이 캐러멜 소스는 달콤한 감칠맛을 더해준다. 가장 기름진 비계 부위와 와인을 함께 먹어보자. 가벼운 산미가 기름진 양고기의 맛을 씻어준다. 마무리가 깔끔하다.
살리르
아이스크림과 와인을 같이 먹는다고?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조합이다. 근데 먹어보니 둘의 조합이 생각보다 매우 좋다. 유치한 아이스크림은 하나도 없다. 완벽하게 어른을 위한 아이스크림 가게다. 유독 지치는 날 가보자. 위로가 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아이스크림 메뉴가 매달 바뀐다. 미리 확인하고 가자. 페어링이 완벽하다고 느낀 최애 조합은 트로피컬 아이스크림&화이트 와인이다. 트로피컬 아이스크림은 열대과일 소르베에 알싸한 하바네로가 더해진 반전 있는 맛이다. 첫 맛과 끝 맛이 완벽히 다르다. 달달한 망고 맛이 찐하게 올라오다가 곧바로 뒤에서 매운 맛이 치고 들어온다. 깨끗하게 맵싹하다. 아이스크림을 삼키고 혀끝에 남은 매운맛을 음미하다가 화이트 와인 한 모금 마셔주자. 시원하고 달콤한 와인이 들어가니 매운 감이 잔잔하게 가라앉는다. 한 입만 먹어도 기분이 들뜬다.
언더바 키
감칠맛 가득한 해산물 요리가 먹고 싶을 때는 언더바 키를 떠올리자. 메뉴를 먼저 고르고 와인을 추천받는 게 좋다. 새콤하고 짭조름하게 감칠맛 도는 아시안 스타일 해산물 요리가 메인이다. 이왕 먹는 거 실패 없을 꽃게찜을 주문했다. 메뉴와 어울리는 내추럴 와인 3종도 추천해 주셨다. 노 그리로 만든 오렌지 와인을 골랐다. 신기한 게 오렌지 와인인데 붉은색이다. 피노 그리는 백포도 품종이지만 껍질이 분홍빛을 띠기 때문에 붉은색이 나온다고 한다. 첫 입에 포도 껍질이나 호두 껍질에서 느껴지는 떫은 감이 살짝 있는 편이다. 산미가 짧고 뾰족하게 느껴진다. 오렌지 와인 특유의 스파이시한 맛이 역시 매력적이다. 페어링 원픽은 꽃게찜이다. 그릇 바닥에는 비스크 소스와 계란찜이 자작하다. 게는 안면도의 암 꽃게다. 알과 내장이 가득 차 있다. 칠리 오일에 적신 연어 알과 쪽파가 게딱지 속에 그득하다. 짭짤하고 꼬릿꼬릿한 맛이 폭발한다. 꽃게 향과 쪽파의 향이 환상 조합이다. 비스크 소스까지 깊이 있는 감칠맛이 올라온다. 이때 와인 한 입 마셔보자. 와인이 아까랑 다르게 깨발랄하고 유쾌한 맛으로 느껴진다. 진지하다가 갑자기 별사탕 뿌려지는 그런 느낌이다. 입이 산뜻하게 싹 클렌징 된다. 짭짤, 산뜻, 짭짤, 산뜻 중독된 사람처럼 번갈아가면서 먹게 된다. 참고로 이건 시즌 한정 메뉴이니 맛볼 수 있을 때 맛보자.
피스트로
120시간 숙성시킨 쫀득한 숙성 사시미와 내추럴 와인을 페어링 할 수 있는 곳이다. 사장님 중 한 분께서 따로 내추럴 와인 샵을 운영하시기 때문에 특히 더 추천 퀄리티가 좋다. 숙성회는 2-3인분 주문하면 아주 아쉽지 않게 맛볼 수 있다. 입에서 미끄러지듯 녹진한 잿방어와 불맛 풍기는 꼬들꼬들 능성어, 서걱서걱 씹히는 광어 지느러미까지. 새끼 참다랑어는 불향이 가장 강하게 입혀졌고 씹는 감이 좋다. 참다랑어 속살 특유의 향이 군침 돌게 한다. 와인은 하우스 와인을 주문했는데 내추럴은 아니지만 유기농으로 만들어진 와인을 추천해주셨다. 남아공 슈냉 블랑으로 만들어진 시원한 와인이다. 아주 깔끔한 산미가 느껴져서 쫀득한 감칠맛의 숙성회와 훌륭한 궁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