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09 (일) 北, 탈북민 전단에… 즉각 '오물풍선' 세례
탈북민단체가 북한의 엄포에도 아랑곳 않고 사흘 내내 대북 전단 살포를 강행하면서 남북관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이에 즉시 '오물풍선' 부양으로 맞대응한데 이어, 남남갈등 유발을 노리고 내주 또 다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추가 도발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탈북민단체 '겨레얼통일연대'는 지난 6월 7일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 인천 강화도에서 대형풍선 10개에 전단 20만 장을 담아 북한으로 날려보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단파 라디오 100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연설과 미국 상하원 의원들의 대북방송 메시지 등을 담은 USB 600개도 북한으로 날려보냈다.
이 단체는 "앞으로도 남풍이 불면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를 위한 탈북민들의 대북전단 살포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지난 6월 6일에는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새벽 0~1시 사이 경기도 포천에서 대북전단 20만장과 K팝, 드라마 겨울연가, 가수 나훈아·임영웅의 노래 및 동영상을 저장한 USB 5000개, 1달러 지폐 2000장을 10개의 대형 애드벌룬으로 북한에 보냈다. 이어 다른 탈북민단체들도 이날 저녁부터 3일 동안 대규모 대북풍선 작업을 진행하겠다며 나섰다.
잇단 대북전단 살포에 북한은 자신들이 예고했던대로 즉각 '오물풍선' 부양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지난 6월 2일 북한은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대북 전단이 다시 살포된다면 "100배의 휴지와 오물량"으로 맞대응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북한은 6월 8일 밤 11시를 전후해 경기 북부 지역을 겨냥해 잇달아 '오물풍선'을 띄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예보된 북한 지역 기상은 주로 남풍 계열이고 6월 8일 밤 11시 현재에도 남서풍이 불고 있지만, 밤 사이에 풍향이 북서풍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본격적인 도발 행보는 내주 초 이어질 것이란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상당한 고심 끝에 전략을 세운 뒤 움직일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육탄전보다도 고도의 심리전을 펼칠 가능성이 크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남남갈등 유발이 북한의 주된 목적으로 보인다. '오물풍선'을 띄운 것을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한 것인 양 포장해, 우리 사회 내에서 특정 성향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대북전단 살포 규제 주장이 일어나게끔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를 놓고 우리 사회의 국론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성훈 국민대학교 겸임교수는 "북한 측에서 공개적으로 경고를 한 만큼 (이번 사태를) 그냥 넘어갈 것 같진 않다"며 "우리 정부를 어렵게 만드는 방향이 어떤 쪽일지 많이 계산을 한 뒤 움직일 것이다. 따라서 규모가 얼마나 위협적일지는 예단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선 우리나라 또한 절제되고 계산된 방식으로 북한에게 접근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현재 우리 군이 검토 중인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는 과도한 대응일 수 있단 지적이다. 전성훈 교수는 "오물 풍선을 던질 경우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는 과도한 대응일 수 있고, 과도한 대응은 원치 않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며 "우리 쪽에서 상당히 절제와 계산된 대응을 해야하는데, 일단 오물풍선을 살포한 자체로 북한 정권 자체가 이미 국제 사회에서 신뢰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디올백 건네기 전날… 최재영 목사와 일정 조율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측근 비서가 김건희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디올 백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와 구체적인 접견 일정을 조율하고 접견 장소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비서는 현재 대통령실 부속실에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최근 최 목사 방문 당시 김건희 여사 사무실 방문객 명단과 폐쇄회로(CC)TV 영상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검찰은 최재영 목사 측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이 측근 등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측근이 김건희 여사 접견 일정을 관리해 온 만큼, 최재영 목사가 주장하는 다른 ‘금품 공여자’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 “김건희 여사 측근 비서, 일정 조율∙마중… 선물 건네기도”
세계일보가 입수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최재영 목사는 김건희 여사에게 디올 백을 전달하기 전날인 2022년 9월 12일 대통령실 부속실 소속 비서 유모씨로부터 “여사님께서 잠깐 뵐 수 있는 시간은 내 보시겠다고 하신다. 언제쯤 방문 예정이시냐”는 메시지를 받았다. 유씨는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대통령실에 합류해 김건희 여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측근 중 한명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이어 최재영 목사에게 “주초에 오신다고 하셨는데, 언제쯤 방문 예정이시냐”며 “요일은 화요일이나 수요일 오후면 좋을 것 같다”고 물었다. 이에 최재영 목사가 “저는 내일도 좋고 수요일도 좋다. 여사님 일정에 맞추겠다”고 하자 유씨는 “내일 2시 반에 괜찮으시냐”며 일정을 조율한다. 최재영 목사는 이로부터 닷새 전인 9월 7일 김건희 여사에게 디올 쇼핑백 사진과 함께 “여사님, 추석인사 드리러 가려는데 언제가 좋을까요?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지만 핸드백 하나 장만했어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김건희 여사가 답장을 하지 않자 최재영 목사는 이틀 뒤 “이렇게 아무 말도 없고 반응도 없으시면 난처하네요”라며 “제가 경계인물이 된 것 같아 서글퍼요”라고 한 차례 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유씨가 사흘 뒤인 9월 12일 연락한 것이다. 유씨는 최재영 목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180만원 상당의 샤넬 화장품과 향수를 전달했다고 주장한 2022년 6월 20일에도 최재영 목사와 문자를 주고 받았다. 최재영 목사가 해당 날짜에 “오늘 2시 정각에 여사님과 뵙기로 했다. 주소를 알려달라”고 문자를 보내자 유 비서는 김건희 여사의 사무실 주소를 보내며 “상가 들어오셔서 제과점 앞에서 전화주시면 모시러 나가겠다”고 답한다.
최재영 목사는 이날 김건희 여사와 접견 후 작성한 메모에 “아크로비스타 상가에 도착하자 유씨가 마중 나왔고, 유씨를 따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도착했다”고 기록하기도 했다. 유씨는 최재영 목사가 2022년 9월 13일 김건희 여사에게 디올 백을 전달한 2차 접견 후 작성한 메모에도 등장한다. 이 메모에 따르면 유씨는 김건희 여사와 접견을 마치고 일어서려는 최재영 목사에게 보자기에 싼 대통령 추석 선물 상자를 건넸고, ‘남자용 대통령 시계 선물을 가져오라’는 김건희 여사의 지시에 따라 시계 선물까지 전달했다고 한다.
◆ 최재영 목사 “다른 접견자들도”… ‘일정 조율’ 비서 카톡 내역 주목
서울의소리 측은 지난달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에 이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대화와 접견 메모 등을 제출했다. 검찰은 유씨 등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들을 불러 해당 자료들의 진위 여부와 접견 당시 상황 등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이 이들을 불러 ‘디올 백을 전달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를 접견한 날 다음 접견자들이 김건희 여사에게 줄 쇼핑백을 양손에 가득 들고 들어가는 모습을 포착했다’는 최재영 목사 측의 주장도 확인할지 주목된다.
최재영 목사는 김건희 여사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상습적으로 금품을 수수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를 접견하는 모든 사람들은 유씨와 다른 비서 정모씨 두 비서를 통해 만나기 때문에 이들의 카카오톡 내역을 보면 그 사람들의 전화번호가 있을 것”이라는 게 최재영 목사 측 주장이다. 앞서 검찰은 김건희 여사 사무실이 있는 아크로비스타 건물의 CCTV 영상, 아크로비스타가 작성한 방문객 명단, 택배 일지 확보를 시도했지만, 영상과 택배 일지의 보관기간이 지났고, 방문객 명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을 받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심엔 호프집' 어느새 국룰… 직장인 300명 북새통
"점심 장사라도 하니까 이 가게를 유지할 수 있는 거죠." 6월 7일 점심시간, 서울 여의도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50대 최모씨는 가게에서 직접 발행하는 식권을 정리하며 이같이 말했다. 벽면엔 치킨, 건어물 등 여느 호프집에서 파는 음식 사진이 붙어있지만, 낮 시간대 이곳은 1인당 8500원을 받는 '점심 뷔페'집이다. 이날도 선불로 돈을 지불한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각종 나물, 만두, 두부조림 등 음식이 놓인 구역으로 가 음식을 접시에 담고 있었다.
최씨의 호프집은 밤보다 낮에 더 북적인다. 코로나19 때부터 저녁 매상이 줄어들자 재작년부터 점심 뷔페를 시작해서다. 회사가 몰린 상권인 만큼 직장인들 반응도 좋다. 그는 "점심 뷔페는 저녁보다 마진율이 낮지만 확실히 많은 손님이 찾는다. 평일 기준 하루에 300여명은 오는 것 같다"며 "엔데믹 이후에도 매상이 회복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선택했지만, 지금은 매상 걱정이 한결 줄어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외식업계 여전한 '한파'에... "한 우물만 파다 죽는다"
엔데믹 이후에도 고금리·고물가 여파가 이어지며 외식업계는 여전히 불황에 빠져있다.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81만8867개 중 21.52%인 17만6258개가 문을 닫았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엔 9만6530개 식당이 폐업했는데, 지난해 폐업 식당 수는 이보다 82.6%나 늘었다. 이에 따라 일부 자영업자들은 업종과 별개로 점심 뷔페를 운영하며 가게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직장인이 몰려 있는 오피스 상권에서 이 같은 현상이 더 뚜렷한 모양새다.
서울 중구의 한 프랜차이즈 치킨집도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한시적으로 점심 뷔페를 운영한다. 이날 메뉴는 프라이드치킨을 포함해 김치찜, 된장국, 도토리묵 등이었다. 점장인 40대 최모씨는 "본사에 확인해 영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시작한 것"이라며 "등락이 있긴 하지만 하루 평균 140여명의 주변 직장인 손님이 찾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사가 잘 안 되는데 낮에 가게를 놀릴 수 없지 않냐"고 덧붙였다.
해당 가게를 찾은 20대 직장인 임모씨는 "보통 구내식당이나 이런 점심 뷔페에서 점심을 해결한다"며 "처음엔 치킨집에서 한식으로 뷔페를 운영한다고 해 좀 어색했는데, 먹어보니 저렴하고 맛있더라. 요즘은 저녁 회식보다 점심 먹으러 이곳을 더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예 낮 장사를 위해 공간을 빌려주는 가게도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호프집은 낮에 운영하는 '점심 뷔페'에서 나오는 수익이 전체 매상과 별개다. 호프집 대표가 가게를 낮에만 대여해주고, 점심 뷔페 운영자가 '깔세'(월세를 한꺼번에 내는 방식)를 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튀김기, 식기 등도 공동으로 사용한다.
이곳에서 점심 뷔페만 운영하는 자영업자 50대 김모씨는 "호프집 사장도 워낙 장사가 안되니 이 같은 방식을 생각해낸 것"이라며 "오히려 점심 뷔페 때문에 가게를 알게 돼 저녁 매상도 늘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음식값을 적게 받아 손님이 꾸준한 편"이라면서도 "다만 작년 가을 1000원 올리니까 손님이 25% 정도 줄더라. 그런데 다들 고물가에 힘드니까 두 달 만에 매상이 다시 회복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높아진 외식 물가를 반영하듯 한식으로 구성된 뷔페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진 탓이다. 보통 한식 뷔페는 다른 외식 품목보다 더 가성비 있는 메뉴로 통한다. 실제로 아하 트렌드에 따르면 올 1~4월 '한식 뷔페'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식 브랜드 전체는 13%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관심도가 상당하다.
이에 대해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여전히 외식 수요가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회식도 줄면서 특히 저녁 매상이 중요한 가게들이 큰 타격을 받은 상황"이라며 "이때 많은 업주들이 수요가 꾸준해 회전율이 높고, 다양한 식자를 저녁 장사에 활용할 수 있는 한식 뷔페를 그 대안으로 선택해 불경기를 버티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