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우표 없는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청풍명월
『인간 관계론』- 데일 카네기
미국인으로 에디슨만큼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의 저자 ‘데일 카네기’일 것이다. 그는 미주리주 메리빌 농장에서 태어나 웨렌스버그 주립대학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교사와 세일즈맨으로 사회활동을 시작했고, 1921년 YMCA에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열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한 그의 연설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래서 그는 〈카네기 연구소〉를 설립하고, 인간관계와 자기개발 강좌를 개설하고, 책도 내기에 이르렀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는 책을 내게 된 동기로 “여러분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십중팔구 사람을 다루는 일일 것입니다. 사업가라면 더욱 그럴 것이고 주부, 건축가, 엔지니어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몇 년 전 〈카네기교육진흥재단〉후원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매우 중대하고 의미심장한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에 따르면 공학 같은 기술 분야도 재정적 성공에 기술지식이 미치는 영향은 약 15%인 반면에 인간관계의 기술, 다시 말해 성품과 리더십의 성향이 85%라고 합니다.”라고 하고,
“조사 결과 성인의 최대 관심사는 건강이며, 두 번째가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는 방법, 사람들을 설득하는 방법 등에 관심이 많았으나, 지금까지 그런 것을 연구한 책은 존재하지 않았기에 강좌에서 쓸 교재를 직접 쓰기로 했고, 그것이 이 책으로 탄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책을 1,2,3장까지 읽었는데도 삶의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나는 적어도 여러분에게는 이 책이 완전한 실패작이라고 인정할 것입니다.”고 했다. ‘교육의 위대한 목적이 지식이 아니라, 행동’이기 때문에 이 책은 「행동서」라는 점도 강조했다. 모두 6장으로 된 이 책을 3장까지라도 재미 삼아 읽어볼 생각을 해 본다.
“억만금을 준다 해도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사람들은 자신의 남편이나 아내, 자식, 지인들을 위해 변명하면서 상대를 비난한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범죄자는 자신만 제외하고 모든 사람을 탓한다. 비난은 집비둘기와 같다. 그들은 언제나 집으로 돌아온다. 누군가를 비난하면서 바로잡으려 하면 그는 십중팔구 자신을 합리화하고 오히려 상대를 비난하고 “나로서는 그 길밖에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고 한다.
1865년 4월 15일. 존 월크스 부스라는 청년이 쏜 총을 맞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포드 극장 맞은편의 한 싸구려 하숙집 문간방에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침대는 가운데가 푹 꺼진 낡은 것이었고, 키가 큰 대통령이 눕기에는 턱없이 짧았기 때문에 그는 대각선으로 누워 있었다. 침대맡에는 ‘로사 보뇌르’가 그린 그림 〈말 시장〉의 모조품이 걸려 있었으며, 희미한 가스등이 노란 불빛을 깜박이고 있었다. 죽음을 기다리며 누워 있는 링컨을 보면서, 국방장관 스탠턴이 말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완벽한 통치자가 누워 있구나.”
링컨이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다룰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10년 동안 링컨의 생애를 연구했다고 하고는, 그 결과 《Lincoln the Unknown》이라는 제목의 책을 쓰는데 3년을 고스란히 바쳤다고 한다. “나는 링컨의 성격과 가정생활을 가장 자세하고 철저하게 연구했다고 자부한다. 특히 사람을 대하는 링컨의 방식에 관심을 기울였다. 링컨은 남을 비난하기를 좋아했을까? 그렇다. 인디애나 피전 크릭 밸리에 살던 젊은 링컨은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물론, 그들을 조롱하는 시와 편지를 써서 반드시 그들 눈에 띄도록 길에 떨어트려 놓았다.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서 변호사 개업을 한 이후에도 신문에 편지를 실어 정적들을 공공연히 비난했다. 한 번은 정적인 쉴즈를 공격하는 글을 써 〈스프링필드 저널〉에 익명으로 투고했는데, 이것이 자신감이 넘치던 쉴즈의 분노를 사 말을 타고 달려온 쉴즈가 결투를 청했고, 링컨은 거부했으나 결국은 기병대 장갑을 끼고 결투에 응하기로 했다. 결전의 날 링컨과 쉴즈는 싸울 태세를 갖추고 미시시피강 모래톱에서 만났다. 그때 양측 입회인들이 결투를 가로막고 중단시켰다. 그 일은 링컨 생애 중에 가장 섬뜩한 순간이었다. 이 사건으로 링컨은 교훈을 얻었고, 다시는 모욕적인 글로 상대를 비난하는 글을 쓰지 않기로 했다. 사람을 비웃지도 않았다. 어떤 모욕을 받아도 상대를 비난하지 않았다.
남북전쟁 당시 그는 대통령으로서 여러 장군들을 임명했는데, 맥컬렐렌 포드, 번사이드, 후커, 미드 등 지휘관들이 차례대로 큰 실수를 저질러 링컨을 절망의 나락에 빠뜨렸다. 국민들은 무능한 장군들을 맹렬히 비난했으나, 링컨은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않았고 자선을 베풀면서 평온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심판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1863년 7월이 시작되고 사흘 동안 게티스버그에서 전투를 치렀다. 7월 4일 밤 폭풍 구름이 비를 몰고 와서 홍수를 일으켰다. 남군의 리 장군은 남쪽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패배한 군대를 이끌고 포토맥에 도착했을 때 그들 앞에는 물이 불어 건널 수 없었고, 뒤에는 북군이 다가오고 있었다. 리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도망칠 길이 없었다. 이런 상황을 링컨 대통령은 파악하고 있었다. 하늘이 내린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리 군대를 사로잡아 즉각 전쟁을 끝낼 기회였다. 희망에 부푼 링컨은 회의를 여는 대신 즉시 리를 공격하도록 명령하기로 마음먹었다. 타전과 더불어 전령까지 보내 북군 장군 ‘리드’에게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그러나 리드는 명령과 정반대의 행동을 했다. 그는 망설였고 꾸물거렸다.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할 때처럼 온갖 변명거리를 타전해 왔다. 물이 빠지자 리는 포토맥을 건너 도망쳤다. 링컨은 격노했다. “적이 우리 손안에 있었는데, 손만 뻗치면 잡을 수 있었는데 우리 군대가 전진하도록 손을 쓸 수 없었다니, 그 어떤 장군이라도 리를 패배시킬 수 있었는데…”링컨은 미드를 원망하며 편지를 썼다.
“친애하는 장군
나는 장군께서 리의 탈출로 발생한 이 불행한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아군의 수중에 들어와 있었고, 우리가 최근 거둔 승전을 고려할 때 그를 추격만 했다면,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었을 겁니다. (…) 장군은 절호의 기회를 놓쳤으며 나는 그로 말미암아 더할 나위 없이 괴롭습니다.”
미드가 이 편지를 보았을까? 이 편지는 결코 미드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링컨은 이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서류 속에서 이 편지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링컨은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 어쩌면 미드가 서두르지 말아야 했을지도 모른다. 여기 백악관에 앉아서 미드에게 공격하라고 명령하기는 쉽다. 하지만 그가 게티스버그에 있었다면, 그래서 지난주 미드만큼 많은 유혈사태를 목격했다면, 부상을 입고 죽어가는 병사들의 비명과 고함소리로 내 귀가 찢어졌다면, 나 역시 불안스러운 마음에 공격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미드처럼 소심하고 신중한 성격이었다면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신랄한 비난과 질책, 힐난은 언제나 쓸모가 없다는 것을 그는 쓰라린 경험을 통해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공자도 말했다. “네 집 앞이 깨끗하지 않다면, 이웃의 지붕에 눈이 쌓였다고 투덜거리지 마라.”
우리가 대하는 사람은 논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감정의 존재, 즉 편견으로 가득하고 자만심과 허영심에 사로잡힌 존재다. 아무리 바보라도 비판하고, 비난하고 불평할 수 있다. 바보들은 대부분 그렇게 한다. 그러나 이해하고 용서하려면 인격과 자제력이 필요하다. 사람을 비난하는 대신에 이해하려고 노력하자. 그들이 무엇을, 왜 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하자. 영국의 위대한 문호 존슨이 말했다.
“하나님도 죽기 전까지는 사람을 심판하시지 않는다.”이것이 사람을 대할 때의 원칙(1)이다.‘Don’t criticize, condemn and complain’- 비판이나 비난, 불평하지 마라.
아부는 가짜다. 아부하면 득이 아니라, 실이 더 많이 생긴다. 창찬과 아부의 차이는 무엇일까? 전자는 진실이지만 후자는 위선이다. 전자는 마음에서 우러난 말이지만, 후자는 입에 발린 말이다. 전자는 이타적이지만 후자는 이기적이다. 전자는 보편적으로 칭찬을 받지만 후자는 보편적으로 비난을 받는다. 사람은 보통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95%를 자신을 생각하며 보낸다. 잠시 자신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다른 사람의 장점을 생각해 보자. 그러면 값싸고 거짓된 아부에 매달리지 않을 수 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은 어떤 면에서 나보다 훌륭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들에게서 배운다”(에머슨)라고 생각하면 내가 행복할 수 있다. 이것이 사람을 대하는 원칙(2)이다.
제1장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테크닉(기술)」으로 원칙1 ‘비판이나 비난, 불평을 하지 마라’원칙2 ‘거짓 없이 진실하게 인정하라’원칙3 ‘상대방에게 간절한 욕구를 불러일으켜라’고 하고, 제2장은 「사람에게 호감을 얻는 방법」으로 호감을 얻는 6가지 방법을 제시하였는데, 원칙1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여라’원칙2 ‘미소를 지어라’원칙3 ‘상대방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가장 다정하고 중요한 말이라는 점을 명심하라’원칙4 ‘훌륭한 청자(聽者)가 되어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격려하라’원칙5 ‘상대방의 관심을 이야기 하라’원칙6 ‘상대방이 인정받는다고 느끼게 만들어라. 진심으로 칭찬하라’등이다.
여기에 내용을 다 옮겨올 수는 없을 것 같으므로, 일부만 살펴보기로 하자. ‘일하지 않고도 생계를 유지하는 동물이 개다. 암탉은 알을 낳고, 젖소는 우유를 제공하고, 카나리아는 노래를 한다. 그러나 개는 오직 주인에게 사랑만 주면서 생계를 유지한다. “매일 오후 4시 30분 내가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초롱초롱한 눈으로 거리를 응시하던 우리 집 ‘티피’는 내 목소리가 들리거나, 도시락을 흔들며 걸어오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쏜살같이 달려와 기쁨과 환희로 뛰어오르면서 짖어대고 나를 반겼다. 티피는 5년 동안이나 변함없이 나의 동반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무렵에 나와 불과 3m 떨어진 곳에서 번개를 맞고서 죽고 말았다. 티피의 죽음은 내 어린 시절의 비극이었다.”저자의 소회다.
다른 사람들과 여럿이 찍은 사진을 볼 때면 이 사람들이 정말로 내게 관심이 있을까 하는 의문은 가질 수 있다. 물론 그 사진에 내가 있으므로 나는 당연히 나를 먼저 보게 된다. 이것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묻는다. “만약 오늘 여러분이 죽는다면 장례식에 그중 몇 명이나 올 것 같은가?”라고. 그러면서 “여러분이 먼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왜 여러분에게 관심을 두겠는가?”라고 하고 이제 연필을 들고 여러분이 답변을 적어보라고 한다.
(내가 죽으면 과연, 누가… )
만일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궁리만 하고 있다면, 결코 진정한 친구를 얻지 못할 것이다. 친구, 특히 진정한 친구는 그런 식으로 얻을 수 없다고 한다.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행복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을까? 한 가지는 자신의 생각을 조절하는 것이다. 행복을 좌우하는 것은 외적 조건이 아니라, 내적 조건에 따라 좌우된다. 행복하거나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재산, 신분, 지위, 직업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다. 가령 두 사람이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치자. 아마 두 사람은 비슷한 재산과 명예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불행해도 다른 한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는 “본디 좋은 것이나 나쁜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라고 했고, 링컨은 “대부분 사람들은 행복해지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진다”고 했다. 꿈꾸고 유능하고 성실하며 쓸모 있는 사람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리면 그 사람을 따라서 변모시킬 수 있다. 생각이 중요하다. 용감하고 솔직하며 활기찬 마음가짐을 잃지 않도록 하는 올바른 생각이야말로 창조의 원동력이다. 진심 어린 기도는 언젠가 응답을 받는다. 자신이 동경하고 생각하는 대상과도 비슷해진다. 턱을 끌어당기고 고개를 꼿꼿이 들어라! 나는 준비되어 있다고 외쳐라! 중국 속담에 “웃지 못하는 사람은 장사를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있다. 준비된 처세술이라야 한다는 말이다. 미소는 행복처럼 돈으로 사거나 구걸하거나, 빌리거나 훔칠 수 없다. 호감을 사고 싶다면 먼저‘미소를 지어라!’
책의 저자 데일 카네기(1888.11.24.∼1955.11.1.)와 성이 같은 ‘앤드류 카네기(1835∼1919.8.11.)’라고 있다. 앤드류는 미국 ‘철강왕’으로 칭송받지만, 그는 철강 제조에 관한 지식은 없었다. 자신보다 철강에 대해 아는 직원이 수백 명이나 더 많았다. 하지만 그는 사람 다루는 법을 알았고 그 덕분에 부자가 되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천재적인 리더십과 조직 능력을 발휘했다. 열세 살 때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이름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 깨달음을 이용해 사람들의 협력을 얻어냈다.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스코틀랜드에서 자란 앤드류는 어느 날 어미 토끼 한 쌍을 얻어 키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토끼들이 우리에 가득 찰 만큼 늘어났다. 그는 처음에는 토끼 먹이 때문에 난감했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동네 아이들에게 토끼에게 먹일 풀이나 민들레 클로버를 뜯어오면 새끼 토끼에게 그들의 이름을 붙여주겠다고 한 것이다. 그것은 마법 같아서 앤드류는 그 일을 결코 잊지 못했다. 똑같은 심리를 이용해 미국에서 수백만 달러를 벌었고, 펜실베니아 철도회사에 철강을 팔았다.
앤드류 카네기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친구와 사업 동료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존중하는 것이었다. 그는 근로자 대부분의 이름을 외우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을 뿐 아니라, 그가 경영하고 있는 동안에 철강 공장에서 단 한 번도 파업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자랑하곤 했다. 앤드류의 그 같은 사례를 데일 카네기는 하나의 원칙으로 삼았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름이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가장 다정하고 중요한 말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훌륭한 대화 상대가 되어야 한다. 훌륭한 대화 상대가 되고 싶다면, 먼저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관심을 받고 싶을 때도 먼저 관심을 보여야 한다. 다른 사람이 신이 나서 대답할 질문을 던져라. 그들이 자신이나 자신이 이룬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어라. 상대방은 나의 문제보다는 자신과 자신의 욕구, 자신의 문제에 100배 더 관심이 많다. 기근으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거나, 지진으로 수십만 명이 죽었다는 뉴스보다 사람은 자기 목에 걸린 가시에 더 신경을 쓴다. 대화를 시작할 때는 이 사실을 잊지 마라. 훌륭한 청자가 되어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도록 격려하라.
대화를 하다 보면 논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논쟁에 대해서는 스피노자의 명언을 나는 기억한다.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면 각각의 의견이 서로 다르다. 비록 그대 의견이 옳다 하더라도 상대를 굴복시키려 하지 마라. 사람들은 남에게 굴복당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진리는 인내와 시간이 저절로 해결해 준다.”그래서 저자도 말한다. ‘논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논쟁을 피하는 것이다’라고.
만약 잘못을 저질렀다면 잘못을 인정하는 것만큼 이기는 방법은 없다. 앞서도 본 남북전쟁 당시 남군을 이끈 리 장군은 북군 피켓장군의 공격을 받아 패배했고, 북군을 돌파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남군의 운명은 이미 결정된 것이라고 본 리 장군은 절망적 충격을 받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남부 연합 대통령이던 제프슨 데이비스에게 ‘더 젊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라고 하고 물러났다. 그는 ‘보병대 공격을 지원해야 할 기병대가 늦게 도착했다’는 등으로 피켓에게 패한 이유를 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리는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내 탓, 패자는 오로지 나다’라고 인정했다. 패배를 인정한 용기와 성품을 갖춘 장군은 역사상 그리 흔치가 않다. 잘못했다면 재빨리 진심을 담아 인정하는 것이 승리하는 것이다.
기원전 6백 년 이솝은 그리스 크로이소스 대왕 궁전에서 일하며 불멸의 우화들을 남겼다. 비록 노예 신분이었지만, 아테네에 전해진 인간 본성에 대한 그의 진리는 오늘날 전세계에서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태양이 바람보다 더 빨리 신사의 외투를 벗길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세상의 모진 풍파가 아니라, 친절함과 우호적인 태도 그리고 인정스러움이다. 꿀 한 방울이 쓸개즙 한 통보다 더 많은 파리를 부른다고 한 링컨의 명언을 명심하고, 상대를 설득하고 싶다면 우호적인 태도로 시작하라.
‘너 자신을 알라’고 한 소크라테스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손꼽힌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틀렸다고 지적하고 고치려고 하지 않았다. 소크라테스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예, 그렇습니다’는 반응을 이끌어 내는 방식을 썼다. 상대방이 동의할만한 질문을 던지고 만족스러울 때까지 계속해서 상대방의 동의를 하나씩 얻어냈다. 상대방이 자기도 모르게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극단적으로 반대했던 결론을 수용할 때까지 질문을 계속했다. 누군가에게 틀렸다고 지적하고 싶은 충동이 생길 때는 소크라테스를 기억하라. 긍정적인 질문을 해라. ‘예, 그렇습니다’라는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을 말이다.
중국의 유서 깊은 속담 중에는 “사뿐사뿐 걷는 사람이 멀리 간다”는 것이 있다. 중국인들이 6천 년 동안 인간의 본성을 연구하고, 통찰한 놀라운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사뿐사뿐 걷는 사람이 멀리 간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상대의 이야기가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그러나 그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아니다. 상대를 나무라지 마라. ‘바보라도 이것쯤은 알 것이다’고 생각되더라도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이것은 오직 지혜롭고 관대하며 비범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상대방이 어떤 행동과 생각을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 이유를 찾아내라. 그의 행동, 그의 성격까지 이해하려고 애쓰라. 진정으로 상대방의 입장이 되려고 노력하라. 내가 그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느끼고 반응할까를 한 번쯤 생각해보면 시간을 낭비하거나 짜증부터 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원한에 관심을 기울이면 결과를 싫어할 가능성이 줄어들기’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기술도 크게 향상될 것이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고 항상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생각하고 그 사람의 시각으로 상황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커졌다면, 한 가지 성과라도 거둔다면, 그것은 분명히 여러분 경력을 뒷받침할 디딤돌이 될 것이다”고 저자는 말한다. 상대를 설득하고 싶다면 이런 원칙을 명심하라.
여기까지 3장까지의 대략적 내용을 보았다. 이들이 삶의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능력을 키우는 것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덤으로 4,5,6장을 보자. 요점만 정리해도 너무 많다. 제4장은 ‘리더가 사람의 태도와 행동을 바꾸는 9가지 방법’으로 원칙1. 칭찬과 진심 어린 인정으로 대화를 시작하라. 2. 다른 사람의 실수는 간접적으로 지적하라. 3. 상대방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의 실수를 이야기하라. 4. 직접적으로 명령하기보다 질문으로 하라. 5.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어라. 6. 조금 성장해도 칭찬하고, 성장할 때마다 칭찬하라 “진심으로 인정하고 아낌없이 칭찬하라” 7. 상대방에게 지키고 싶은 좋은 평판을 주어라. 8. 격려하라. 단점을 고치기 쉬운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라. 상대가 하기를 바라는 것은 하기 쉬운 것처럼 보이게 하라. 9. 상대방이 즐거운 마음으로 제시한 일을 하도록 만들어라.
제5장은 지금은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편지 이야기로 「기적을 일으킨 편지들」로 유명인들의 편지를 사례별로 들었다. 마지막 제6장은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방법」으로 이것은 마치 부록처럼 보인다. 처음 전제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그들이 행복을 추구하는 우리만의 방식에 난폭하게 간섭하지 않는 한, 우리도 행복을 추구하는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 예를 주로 결혼에서 찾는데, 남자와 여자가 만나 평생을 해로하겠다고 하는 약속이 결혼이다. ‘결혼의 무덤’에 빠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질투와 잔소리’다. 1853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조카 나폴레옹 3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외제니 드 몽티즈에게 반해 그녀와 결혼했다. 대신들은 그녀가 스페인 백작의 막내딸이라는 것을 트집 잡아 하찮은 여인이라며 비난했지만, 그는 “짐은 내가 모르는 여자보다는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여자를 선택했다.”고 했다. 그들의 결혼은 권력과 부, 명성, 아름다움과 사랑, 완벽한 로맨스 조건을 모두 갖추었다.
하지만 성스러운 불길은 이내 싸늘한 잿더미로 변했는데, 왕조의 권력과 프랑스의 그 어떤 것으로도 그녀의 잔소리를 막을 수 없었다. 질투에 사로잡혀 의심의 노예가 된 그녀는 황제의 명령을 무시했고, 어떤 사생활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국사를 돌보는 중에도 집무실에 쳐들어가 회의를 방해했고, 남편을 혼자 내버려 두지 않았다. 다른 여자들과 놀아날까 봐 항상 마음을 졸였다. 이에 나폴레옹은 밤에 중절모를 눌러쓰고 작은 쪽문으로 몰래 빠져나가 막역한 친구를 대동하고, 실제로 그를 기다리는 여인을 찾아가거나 고색창연한 거대 도시, 파리를 배회하면서 회한의 공기를 들어 마시곤 했다.
지옥의 악마가 사랑을 파괴하기 위해 만들어낸 실패를 모르는 끔찍한 도구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것은 잔소리다. 잔소리는 결코 실패하는 법이 없다. 킹코브라의 독처럼 그것은 언제나 파괴하고, 언제나 고통을 안긴다. 외제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지만, 황후의 자리와 아름다움조차도 잔소리라는 유독가스 속에서는 사랑을 지켜내지 못했다.
톨스토이 아내도 뒤늦게 이런 사실을 깨달았다. 톨스토이가 남긴 말들을 모아 러시아 정부는 집자해 문집들을 출간하고 있는데 그의 작품집은 1백여 권에 이른다. 하지만 그는 아내로 인해 행복하지 않았다. 아내는 사치를 좋아했으나 그는 사치를 경멸했다. 그녀는 명예와 사회의 인정을 갈구했으나 그는 이것들을 하찮게 보았다. 그녀는 돈과 부를 갈망했지만 그는 부와 사유재산은 죄악이라고 믿었다. 톨스토이는 인세를 받지 않고 자신의 작품에 대한 판권을 포기하겠다고 고집을 피우자 그의 아내는 몇 년 동안 잔소리를 퍼붓고 비난하고 소리를 질러 됐다. 톨스토이가 그녀와 맞대응하면서 그녀는 극도로 흥분해 아편 병을 입에 물고 마룻바닥을 뒹굴었으며 자살할 거라며 우물에 뛰어들겠다고 협박했다.
마침내 톨스토이는 여든두 살 되던 1910년 10월 어느 날 눈 내리던 밤, 비극적인 가정에서 더는 견딜 수 없어 행선지도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어두운 곳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11일 후 어느 기차역에서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아내가 임종을 지키지 못하게 유언을 남겼다. 톨스토이 백작 부인은 이 문제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진심으로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하지만 때늦은 후회였다.
링컨의 삶도 비슷했다. 그의 삶에서 가장 큰 비극은 부스에게 총 맞은 것이 아니었다. 총을 맞았을 때 그는 자신이 총에 맞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는 ‘가장 쓰라린 결혼의 불행이라는 수확’을 23년 동안 매일같이 거둬들였다. 링컨 부인은 거의 반세기 동안 링컨을 닦달했다. 한 가지 예로 링컨 부부는 결혼 직후 제이콥 얼리 부인과 함께 살았다. 얼리부인은 의사였던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어쩔 수 없이 스프링필드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미망인이었다.
어느 날 링컨이 아침 식사 중에 아내의 심기를 건드린 적이 있었는데, 무슨 일이었는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극도로 화가 난 링컨 부인이 뜨거운 커피잔을 남편의 얼굴에 내던졌다. 그것도 다른 하숙생들 앞에서. 링컨은 아무 말 하지 못한 채 모욕감을 느끼며 자리에 앉아 있었고, 얼리 부인이 젖은 수건을 가져와 링컨의 얼굴과 옷을 닦아 주었다. 그 일은 그들 부부가 앞으로 일어날 일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부인이 얼리 미망인을 질투한 것이었다. 링컨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그녀는 결국 정신이 이상해졌다. 그것은 초기 정신착란이었는지 모른다.
스프링필드에는 11명의 변호사가 있었는데, 작은 도시에서 그들 모두가 생계를 유지하기는 힘들었다. 그들은 판사를 따라 다른 군청 소재지로 말을 타고 옮겨 다니며 일을 했다. 다른 변호사들은 주말이면 스프링필드로 돌아오곤 했지만, 링컨은 그러지 않았다. 이런 상태는 몇 번씩 반복되었다. 링컨은 집에 들어가 끊임없이 화를 내고 잔소리하는 아내를 보는 것보다 차라리 열악한 환경이지만 호텔을 택하는 게 마음이 편했다. 링컨 부인, 외제니 왕후, 톨스토이 부인의 잔소리가 낳은 결과물 이야기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방법은 1. 절대로 잔소리 하지 마라. 2. 배우자를 바꾸려고 애쓰지 마라. 3. 비난하지 마라. 4. 진심으로 인정하라. 5. 사소한 것에 관심을 가져라. 6. 예의를 갖추어라. 7. 결혼 생활에 성에 관한 좋은 책을 선택해 읽어라는 것이다. 내 다름대로 귀담아들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실천이 문제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