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와일드카드 포함 8강 매치업
일본 - 퍼시픽리그 지난해 도입
한국 - 4개팀 진출 상위팀과 피말리는 대결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목적이 무얼까. 진정한 승자를 가리기 위함일까,팬들에게 정규시즌에 맛볼 수 없는 재미와 흥분을 안겨주기 위함일까. 물론 정답은 ‘둘 다’이다.
진정한 승자를 가리려면 정규시즌 상위팀에게 강한 어드밴티지를 줘야 한다. 그러나 그러면 포스트시즌의 재미가 떨어진다. 포스트시즌을 흥미 넘치게 하려면 모든 팀이 같은 입장에서 싸우게 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면 곧바로 정규시즌이 무의미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다. 각국 포스트시즌 제도는 이 두 가지 사이의 줄타기다. 미국은 재미,일본은 정당함에 더 무게를 두고,우리 나라는 정당함에 중심을 둔 채 재미 쪽을 가미하고 있다 할 수 있다,
▲ 미국
미국은 야구의 발상지일 뿐 아니라 포스트시즌을 처음 만든 곳이다. 미국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시즌 상위팀에 실질적인 어드밴티지를 준 적이 없다. 지금도 리그 승률 1위팀과 와일드 카드팀이 동등한 자격에서 5전3선승제 디비전시리즈를 치른다. 승률이 높은 팀에 홈경기를 먼저 치를 권리를 줄 뿐이다. 2002∼2004년 3년 연속으로 와일드카드팀이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했지만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호들갑은 나오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는 포스트시즌을 한 시즌 전체의 꽃으로 보고 있다. 정규시즌 최고승률팀이 이점을 누릴 수 없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시즌의 흥미를 위해 가을에 평등한 8강 매치업을 만든다. 8개팀 중 어디가 우승할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포스트시즌이 ‘두산이 한화를 이길 게 확실하다’는 식의 시리즈보다 훨씬 재미있는 건 분명하다.
▲ 일본
일본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양대 리그 우승팀이 붙는 일본시리즈 밖에 없었다. 일본시리즈도 월드시리즈나 한국시리즈만한 권위를 인정받지 못했다. 정규시즌 1위팀이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지난해 센트럴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퍼시픽리그는 흥행을 위해 포스트시즌을 만들었다. 그러나 상위팀에 엄청난 어드밴티지를 준다. 우선 전경기가 상위팀 홈구장에서 열린다. 하위팀 팬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직접 볼 기회도 없다. 그리고 1위팀이 정규시즌에서 2위팀에 5경기차만 앞서도 5전3선승제 리그챔피언십에서 1승을 갖고 시작하게 된다. 사실상 챔피언십시리즈를 ‘하나마나’로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상당히 재미없는 포스트시즌이다. 그러나 진정한 챔피언을 가린다는 취지에는 최대한 부합한다 하겠다. 그런 불리한 여건을 딛고도 상위팀을 꺾는 하위팀은 얼마든지 인정해줄 수 있으리라.
▲ 한국우리 나라는 상위팀에게 아주 큰 어드밴티지를 주고 있다. 하위팀이 격전을 치른 뒤 올라와 상위팀과 대결해야 하는 식이다. 최고승률팀은 최종 결승전(한국시리즈)에 선착한다. 올해 메이저리그 유일의 100승팀인 세인트루이스가 82승팀인 샌디에이고와 동등하게 디비전시리즈를 치른 것과 비교해 보라. 우리 나라에서 정규시즌 1위팀이 우승한 확률은 80%에 육박한다.
하지만 3∼4위 간에는 사실상 별 차별이 없다. 그리고 하위팀이 정규시즌에서 상위팀에 아무리 큰 승차로 뒤졌더라도 별도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승률 5할 이하의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일본보다는 좀더 ‘재미’에 관심 두는 제도라 하겠다.
백호 / whitetiger@stoo.com
첫댓글 잘봤습니다~! ㅎ 엘지가 4위해서 우승하는 쏠쏠한 재미 내년에는 느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