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개봉한 영화 중에 보고 싶은 것이 몇 편 있었다.
그 중 먼저 선택한 영화가 After life 였다.
조조이지만 10시 10분 이라는 여유로운 시간이 선택의 조건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조조영화가 주는 공간적 여유로움 (관객이 이십명도 채 되지 않을 듯)
오천원이라는 경제적 여유로움까지...
물론 조조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줌마라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할 수 있겠다.
서스펜스 , 스릴러, 추리물 류의 영화를 즐겨 보는데 애프터 라이프도 그런 류이다.
무의미한 일상을 사는 젊은 여자가 남자와 다툰 후 비오는 거리를 자동차로 달리다 사고가 난다.
알수 없는 공간의 침대에서 눈을 여자는 한 남자를 본다. 그는 장의사다.
그는 말한다. 네가 죽었다고, 하지만 여자는 믿을 수 없다.
"나는 이렇게 말을 하고 숨을 쉬는데.. 그럴리 없어요"
다른 이들도 모두 그랬다고, 왜 다들 자신이 죽을 걸 인정하지 않느냐고..그 남자는 말한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여자는 그곳을 나가려고 하지만 그럴 수 없다.
그 여자는 그곳에 갇혀버린 것이다.
여자는 그곳(시체보관소)에 있는 다른 시체들을 보면서도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장의사는 말한다. 너는 너의 삶이 좋았냐고, 삶의 의미도 없으면서 왜 굳이 살려고 하느냐고,
여자가 돌아보니 자신의 삶은 그랬다.
굳이 삶의 큰 의미도 없었고 행복하게 살려는 의지도 없었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한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한마디 못했다.
여자에게 삶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죽음보다 두려운 것이었고 그녀는 죽음을 받아들인다.
여자를 그리던 약혼자는 그녀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으로 인해 여자의 장례식을 치룬 후
술을 마신 채 여자의 무덤으로 차를 몰고 가다 사고로 죽는다.
그는 여자가 살아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그 여자를 무덤에서 꺼내주려고 했다.
여자와 같은 장소의 침대에서 눈을 뜬 남자의 귀에 가위질 소리가 들리고,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당신은 죽은 것이고 지금 장의사가 네 옷을 가위로 자르고 있다고...
거의 마지막까지 여자가 살아있다고, 그런데 괴상한 인물인 장의사에게 잡혀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여자가 죽은 것이란 결말이 혼란스러웠다.
아니면 살아있었는데 마지막에 관에 묻히면서 진짜 죽은건지,
여자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고 느낄 수 있도록 가끔 보이던 장면들도 이해할 수 없어
영화가 끝났지만 머리속이 개운치 않았다.
아니면 죽음에 대한 준비 없이 갑자기 사고로 죽게 되어
정말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여자의 영혼이 계속 지상에 머물렀던 것인지...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미스터리한 장의사의 농간에 놀아난 것인지...
미스터리한 내용 전체를 다 이해하진 못해도 어느정도 내나름의 정리를 즐기는 편인데
이 영화는 뭔가 개운치 못한 찜찜함이 남는다.
첫댓글 뒷 맛이 개운치 않다면 ..초인 대사들이 답해주는 삶의 의문에 관한 100문 100답 로빈 애버츠.토니 애버트 지음, 목현 옮김 / 은하문명...책을 읽어 보세요...님의 직관과 영감을 사용하세요...님이 읽혀야 할 인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