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27. 월요일. 충남 천안 광덕산 699m
수원으로 이사해서 새로 등록한 교회에 산악선교회가 있는 것이 반가웠다. 한 달에 한 번씩 월요일에 정기 산행을 한다고 했다.
처음으로 그 산행에 참가 했다. 다행이 가 본적이 없는 광덕산 산행이어서 기대를 가지고 갔다.
수원에서 천안은 1시간 거리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고속도로 남천안 톨게이트를 통과한 자동차가 산행기점인 광덕사
주차장을 찾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아침 8시가 약간 지나 출발했는데 산행기점에 도착했을 때는 10시 30분경이었다.
태화산광덕사라는 현판이 붙은 일주문을 지나 절 입구에서 좌측 등산로를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 계단 길이 나타났다. 등산로 정비에 많은 노력을 기우렸음을 알 수 있는 계단 길이었다. 계단 길 맨 위에 계단 수가 570이라는 표시가 있었다. 정상까지의 절반 쯤은 계단 길로 오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 길 이후에도 경사가 상당히 급한 등산로가 계속
되었다.
잠간 쉬는 동안에 천안에서 왔다는 건장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매우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우리가 걷고 있는 등산로는 한번 오르고 숨 한번 쉬고, 또 한번 오르고 숨 쉬고, 그리고 또 오르면 정상에 도달한다고 표현 했다. 제법 급경사 길을 세 번 정도 올라야 한다는 표현이었다. 우리가 수원에서 온 것을 알고 등산로의 여기저기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정상에는 넓은 헬기장이 있고 정상석이 한 쪽에 바람에 날려 처 박힌 듯 조그맣게 꽂혀 있었고, 막걸리 등 음료를 팔고 있는 가게가 헬기장 주변 그늘에 여럿이 진치고 있으면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기도 했다.
정상에서 하산 길이 나뉘었다. 우리는 장군바위가 있는 쪽으로 하산 길을 택했다. 조금 내려오다가 좋은 자리를 잡아 점심을 먹었다. 여러 사람과 함께 할 때 다양한 반찬을 맛 볼 수 있는 즐거운 식사 자리이다. 혼자 먹으려고 준비한 것이 아니고 나누어 먹기 위해서 성의껏 마련해온 반찬들로 풍성한 잔치자리가 된다. 모두가 나만을 위해 주는 것 같은 착각을 하기도 하면서 음식과 함께 사랑을 함께 먹기도 한다.
점심 식사 후 함께 찬송을 부르고, 말씀을 합독하고, 통성 기도를 하고.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며 평안한 마음으로 다시 우거진 숲속 오솔길을 걸었다.
장군바위는 기대와는 달리 이름에 비해 초라한 느낌을 주었다. 장군바위에서 바로 하산할 수 있는 계곡길이 있었으나 우리는 약간 우회하기로 하고 부용묘가 있는 쪽 능선 길을 택했다. 능선 길은 흙길로 걷기에 아주 좋았다. 산 전체가 거의 육산으로 흙길이었으나 능선 길이 더욱 좋았다. 소나무가 많은 것도 좋았다. 천천히 걸어서 4시간 정도의 산행이었다.
주차장 옆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서 시원한 물에 잠시 발을 담구며 휴식을 한 후 출발 했다.
자동차의 운전 솜씨가 능숙한 것도 여행을 평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부레이크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운전이 잘 하는 운전으로 여겨진다. 빨리 갈 수 있는 곳에서는 빨리 가기도 하면서 적당하게 속도를 유지 하면 부레이크 사용을 많이 하지 않는 부드러운 운전이 된다. 평안함을 주는 운전 솜씨가 고맙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 도로변에 가을정취를 물씬 풍기는 코스모스 길에서 기어히 차를 세우고 소녀의 감정에 젖은 회원들이 저마다 코스모스와 함께 폼을 잡으며 즐거움에 젖은 사진을 찍는 시간도 꽤 길었다.
유관순과 관련이 있는 아우내 장터의 순대식당가에서 순대국밥으로 저녁식사까지 해결 하게 해주는 고마움도 있었다.
좋은날에 좋은사람들과 좋은 산에 가고 좋은 것을 많이 먹은, 행복한 하루의 삶이 주어진 것을 감사하며 잠자리에 들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