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계사가 신도회에 불전함 키를 넘기던 날, 법당을 가득 메운 신도들 중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이 신도들에게 “불전함 키를 모두 넘기겠다”며 신도회에 열쇠를 건네자〈사진〉 스님의 결정을 반겼다.
삼각산 화계사(주지 수경)가 지난 2월 16일 대적광전에서 열린 정초 7일기도 입재법회에서 불전함 열쇠를 신도회(회장 차춘자)에 넘기며 관리를 일임했다. 이 같은 화계사의 결정은 주지 수경 스님의 취임 때부터 예고됐다. 주지로 부임한 수경 스님은 사찰 재정 투명화를 위해 사보 ‘화계법보’에 재정을 공개해왔다. 특히 스님의 역할이 기도와 법문 그리고 포교이며, 신도들은 보시금으로 들어온 사찰 재정을 투명하게 알고 바르게 쓰는 것이 그 역할이라는 것이 수경 스님의 지론이었던 터다.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은 “그동안 스님들은 사찰 재정을 담당하며 돈을 세는 등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다”며 “스님들은 절에서 법문하고 기도하며 포교에만 힘쓰면 되고, 재가자들은 이를 외호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화계사의 주인은 신도이기에 주인 의식을 갖고 불전함을 책임지고 관리해 보시금은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데 회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신도회를 포함해 화계사 신도들은 주지 스님의 결단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신도회 차춘자 회장은 “수경 스님이 주지로 부임하면서부터 화계사의 재정 투명화는 시작됐다”며 “스님은 스님 본분을, 신도는 신도 본분을 지키자는 뜻을 잘 받들어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데 불전함 보시금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첫댓글 투명하지 못한 보시금 한국 불교계의 가장 큰 병폐겠지요????
정말 대단한 결단이십니다 수경스님
절로 머리가 숙여지네요
보시하는 기분 나겠습니다 신도님들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