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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욕망은 스크린 설치와 서재, 아내의 욕망은 모던한 주방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송준희 씨는 회사 일하랴 아이 돌보랴 바빠 인테리어에는 전혀 신경 못 쓰고 살던 주부였다. 그러나 분양 받은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둔 어느 날, 아무래도 육아 문제가 마음에 걸려 결국 눈물을 머금고 아기를 봐줄 시댁 근처의 아파트로 이사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사할 아파트는 전 주인이 집을 워낙 험하게 써서 벽지와 바닥이 다 벗겨진 상태였다. 그래서 분양받은 아파트를 팔고 이사하면서 남은 차액으로 평소 부부가 그리던 집으로 개조공사하기로 결정했다. 송주희 씨는 모던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레드 컬러의 주방을 원했고, 남편은 몇 년 동안 별러왔던 영화 스크린 설치와 서재를 원했다. 대신 돈이 많이 드는 베란다 확장 공사나 욕실 공사는 배제하고 가구도 꼭 필요한 소파와 서재 쪽 가구만 새로 장만하기로 했다. 마침 잠시 회사를 쉬게 되었던 송준희 씨는 이 큰 레이아웃을 축으로 개조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잡지와 인테리어 전시회에서 안목 넓히고, 시장에서 살아 있는 정보를 얻다 인테리어 공사 가격을 전혀 모르던 송준희 씨는 예산 1천만원이면 원하는 대로 충분히 고칠 수 있는 줄만 알았다. 그러나 이들 부부의 꿈은 1차 견적을 내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마루와 벽지, 페인트칠은 필수적으로 다시 해야 했고, 모 브랜드에서 낸 주방 견적만 8백만원이 나왔던 것! 화들짝 놀란 그녀는 동네 인테리어 개조 업자에게 다시 견적을 받았는데, 관행대로 공사를 진행하려는 업자와 견적 단계부터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 부부의 취향이 반영되지 않자 ‘이럴 바엔 내가 직접 고치고 말지’ 싶어서 이들 부부는 각종 인테리어 전시장과 건축 박람회, 주택 박람회 등의 행사를 돌며 기본 지식을 쌓기 시작했다. 또 과월호 잡지를 구입해 필요한 칼럼만 오려 따로 스크랩북을 만들었고, 그것을 들고 다니며 시장 사람들에게 “이 물건 여기 팔아요?”라든가 “이것과 똑같이 공사하려면 어디에 의뢰해야 돼요?”라고 물어봤다. 그러면 사람들은 잡지에 실린 기사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술술 풀어냈고, 원하는 물건이 없어도 자신이 아는 다른 숍으로 연결해주곤 했던 것. 이런 과정을 통해 그녀는 생전 처음으로 을지로 방산시장을 드나들게 되었고, 여기서 강화마루와 벽지를 구입해 인부까지 연결해 공사했다. 가격은 동네 개조 업자가 불렀던 가격의 반값인 3백60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주방, 조명, 목공, 아트월… 욕망을 채울 최저가 업체를 찾다 개조 업자를 끼지 않고 공사를 하다 보니 주방 공사나 조명 공사, 목공 공사하는 집을 찾아 사방팔방 뛰어다녀야 했다. 그러나 송준희 씨는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전혀 몰랐던 정보를 알아가는 과정을 즐겼다. 나름대로의 요령도 생겼다. 첫 번째 집에 들어가서는 원하는 자재에 관한 기본적인 설명을 듣고 특정한 전문 용어라든가 모델 번호 등을 외우거나 적어둔다. 그리고 두세 번째 집부터는 처음부터 “00번 모델 있어요?”라든가 전문 용어를 약간 섞어 말하며 ‘업자’의 냄새를 풍긴다. 그러면 백발백중 샘플을 무료로 주고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등 대하는 태도가 확실히 달라진다. 때로는 일반 주부들이 찾아오지 않는 공장까지 찾아갔는데, 오히려 업체 관계자들이 놀라서 “여기까지 온 노력이 대단하다”며 가격을 많이 깎아주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을지로에서 조명을, 잡지를 보고 찾아간 퍼스탑 본사 공장에서 주방의 메탈 벽면(원래의 욕망은 스틸 벽면이었으나 가격 때문에 잡지에서 본 ‘퍼스탑’ 소재로 대체)을, 물어물어 찾아간 동네 근처의 사제 싱크대 공장에서 송준희 씨가 직접 디자인한 빨간 싱크대와 수납장을 주문, 공사했는데 이렇게 꾸민 주방 개조의 총가격은 4백만원대였다. 스크린 쪽 거실 벽과 방과 방 사이의 벽, 거실과 현관을 연결하는 벽면의 아트월 공사도 을지로 간판 업체 사람에게 소개 받은 이에게서 1백80만원에 해결했다.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공사, 스케줄 조율이 관건 각 자재 공사를 도매시장이나 공장 본사를 찾아가 개별적으로 맡기다 보니 공사할 순서를 정해 인부 부르는 날짜를 짜는 것도 송준희 씨의 몫이었다. 개조 공사는 싱크대 철거→조명선 공사→아트월→주방벽→스크린&빔 설치→페인트→벽지→바닥과 욕실 세면대 설치→싱크대 설치→조명달기 순으로 스케줄을 잡았다. 그리고 요즘 천장은 대부분 석고 보드이기 때문에 무거운 전동 스크린을 그냥 달면 혹시 그냥 떨어지지나 않을까 싶어 목공 공사와 스크린 설치 공사를 일부러 같은 날로 잡았다. 아니나 다를까, 천장을 뜯어 스크린을 장착하기 전 얇고 긴 나무 벽을 덧대어야 한다는 직원의 말에, 옆에 있던 목공 인부가 공짜로 간단히 공사해주었다. 이처럼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했기 때문에 트러블 없이 일사천리로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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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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