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기운생동氣韻生動을 알어!!
없던 무엇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몹시 어렵지. 그것 뿐인가 세상을 움직이는 어떤 미지의 힘을 드러낸다는 것은 천재적 기질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야. 그런데 말이야, 니들 시대 사람들은 참으로 이상해. 세부 내용도 모르면서 그냥 먼저 쓰기부터 한다니까. 그러니까 朴兄이 맨날 주장하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 찾기가 잘 먹히는 것인지 몰라. 평상시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말들도 의미를 살펴보면 그것이 아닌 새로운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 많지.
나는 먹고 살만해. 왕이 월급 주거든. 내 자랑 같지만 나보다 인물 잘그리는 화가는 없다고 봐. 전 세계를 통 털어서 말이지. 자네 시대에도 인물 한번 쳐다보고 그대로 그려내는 이 있어? 난 인물을 그릴 때 사생을 하지 않아. 바로 그려버리지. 그러니까 인물을 묘사하는데 그 사람에 대한 기분이나 상태를 즉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야. ㅎㅎㅎㅎ
氣韻生動이란 말 알지? 기운과 생동으로 나뉠 수도 있고 하나로 읽을 수도 있어. 근데 보통은 한글에 나오는 “기운”이라고 ‘생물이 살아 움직이는 동력’과 혼동해서 쓰기도 해. 바보같이. 내가 말하는 기운(氣韻)이란 글이나 글씨, 그림에 표현되는 품격을 말하쥐. 다르지 그지! 그러나보 니네들은 꼭 기운생동하라 하면 생동감 있고 살아있는 듯한 모습으로 이해하더라?
氣韻이라는 것에서 氣는 숨결 혹은 호흡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아. 세상은 들숨과 날숨이 있어. 들숨에 氣가 채워지고 날숨에 韻이 형성되지. 소리도 날숨에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야. 숨을 들이 쉬면서 말하기는 어렵거든. 그러니까 숨을 머금고 있다가 뱉어내면서 소리가 만들어지듯 氣에 대한 표현방식이 韻이라 할 수 있는 것이야.
정신을 표현할 때, 참! 정신이라는 것은 ‘사물에 대한 판단의식’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겠지?. 그러리라 믿고, 정신을 드러낼 때 어떤 사물을 통하는 것이 쉽지. 그러니까 인물화를 그릴 때 외형을 그리면서 그 사람의 정신을 드러내야만 氣韻이라는 것이 형성돼! 알겠어? 여기서 정신이라는 것은 理와 관련되어 있음도 잘 알고 있겠지만 말이야. 그러니까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만들 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제작을 하는 것이야. 이것을 심적근원이라고 한다네. 예술가의 작품은 사물의 외관만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예술가의 심적근원만을 말하는 것도 아니란 말이지. 예술작품은 예술가의 마음이 어떤 사물을 통해 드러내는 것인데, 여기에는 氣韻과 사물의 理와 예술가의 심적근원이 적절하게 조화가 이루어 져야하는 법이야. 서로 상생하지 않으면 좋은 작품을 못 만들어.
다시 설명하지만 기운생동에서 氣韻은 자네들이 쓰는 한글의 기운과는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해. 어렵지 않지. 아~ 내소개가 늦었군. 나는 사혁(謝赫)이라고 해. 개지(고개지顧愷之 371∼440)형님보다는 조금 늦게 태어났지만 내가 더 똑똑해..우씨~~~
사혁謝赫(479-502, 중국 육조시대 남제南齊)의 화가
첫댓글 감사함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