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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하는 경제 책
경제학자, 고려대학교 강수돌 교수가 들려주는 ‘살림살이’ 경제 이야기!
어른들은 왜 아이들에게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할까? 우리는 왜 어려서부터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며 살아왔을까? 혹시 남을 이기고 성공하려면, 그래서 남보다 부자가 되어 살려면 무엇보다 공부를 잘해야 된다고 철썩 같이 믿기 때문이 아닐까?
도대체 ‘경제’란 무엇이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경제는 단지 ‘돈벌이’만을 뜻하는 것이고, 무조건 발전해야 된다고 이야기해야 할까? 그래서 경제가 발전하고 돈이 많아지면, 우리는 더 건강하고 행복해질 거라고 말해 줘야 할까? 그렇다면 예전보다 경제도 발전하고 돈도 많아진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학원 다니느라 방학에도 놀 틈이 없는 아이들, 시험 때문에 얼굴이 노래진 중․고등학생들,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힘든 대학생들, 직장에서 언제 쫓겨날지 몰라 불안해하는 어른들을 과연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언제부터인지 우리에게 경제는 ‘돈벌이’가 되었다. 수십 년 동안 오직 돈 버는 경제 이야기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눈길을 주었다. 개인이든, 회사든, 나라든 돈벌이가 잘 돼야 경제가 잘 돌아간다, 경기가 좋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돈벌이를 중심에 놓고 경제를 보면 정말 중요한 사실이 보이지 않는다. 경제는 날이 갈수록 발전한다는데 물과 공기, 그리고 흙은 점점 더러워지기만 했다. 논밭은 공장으로 바뀌었고, 사람들은 우르르 도시로 몰려들었다. 자동차가 온 길을 뒤덮은 도시에서 사람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리 없다. 어떻게든 좋은 대학을 나와야만 좋은 데 취직하고, 돈도 잘 벌 수 있다니까 아이들이건 학부모건 죄다 점수 경쟁에 눈이 빨개져 버렸다. 기업과 대학이 아이들을 점수대로 줄 세우고, 너나없이 남보다 앞에 서려다 보니 사람과 사람 사이는 갈수록 멀어지기만 했다. 돈이 모이는 도시에서, 월급 많이 주는 큰 회사에서, 어떻게든 많이 만들고 많이 팔아 돈만 벌면 행복해질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다가 우리 사회는 갈수록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늘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조차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어떻게든 부자가 되어 살라고 부추기는 건 아닐까?
이 책에서 강수돌 교수는 경제를 ‘돈벌이’로만 보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눈, ‘살림살이’로 보면 새롭게 보이는 무엇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더군다나 요즘 어린이가 읽는 경제 책을 봐도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모으는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버는지만 주로 나온다며 꼬집고 있다. 그가 바라는 것처럼 우리 어린이들에게 그런 ‘생각 바꾸기’는 이미 절실해지고 있다.
■ 머리글
경제를 ‘돈벌이’로만 보면 정말 중요한 것이 보이지 않아요!
여러분도 ‘경제’가 어렵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 말 자주 듣지요? 도대체 경제란 뭘까요?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경제나 경기는 따지고 보면 ‘돈벌이’를 뜻하는 건 아닐까요? 돈벌이가 잘 되면 경제가 잘 돌아간다, 경기가 좋다고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돈벌이가 안 되면 경제가 어렵다, 경기가 나쁘다고 말하고요.
이렇게 돈벌이를 중심에 놓고 경제를 보면, 개인은 소득이 높아지는 것, 기업은 이익을 많이 남기는 것, 나라는 수출을 해서 외화를 많이 버는 것을 두고 경제가 잘 돌아간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면 모두가 행복해질 거라는 믿음이 짙게 깔려 있어요. 사람도, 기업도,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물건이든 많이 만들어서 많이 팔고, 또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것이 요즘 우리 경제를 이루는 밑바탕처럼 되었거든요.
그런데 여러분, 어떤 물건이든 많이 만들어서 많이 판다고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까요?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아니 세계의 모든 사람이 무조건 많이 만들어서 쓰고 살면, 과연 이 지구가 견딜 수 있을까요? 그리고 돈이 많아서 물건을 많이 살 수 있으면 정말 행복해질까요? 우리 사회는 예전보다 돈이 엄청 많아졌는데, 만약 돈이 많은 만큼 행복해진다면 지금이 훨씬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학교에 다니고 학원에 다니는 게 마냥 즐거운가요? 여러분 형이나 누나, 언니들은 얼마나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나요? 여러분 엄마 아빠는 지금 행복하게 일하며 살고 계신가요?
이런 질문을 던지다 보면 좋지 않은 답들만 자꾸 나오게 됩니다. 경제는 날이 갈수록 발전한다는데 물과 공기, 흙은 점점 더러워지고 있어요. 여러분은 방학에도 학원에 다니느라 별로 놀 틈이 없지요. 시험을 앞둔 학생들은 너나없이 마음에 병이 들었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처럼 힘들어졌어요. 또 회사에서 일하는 어른들은 언제 쫓겨날지 몰라서 불안해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시간만 나면 비행기를 타고 나가 여행을 즐기는데, 또 어떤 사람은 노숙자가 되어서 거리를 떠돌고 있어요.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휴일에도 제대로 못 쉬면서 공부하고 일했는데, 왜 점점 살기가 힘들어지기만 할까요?
잘 생각해 보면 답은 어렵지 않게 나온답니다. 이렇게 된 까닭은, 우리 경제가 ‘돈벌이’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많이 만들고, 많이 팔아서 돈만 많이 벌면 그만큼 행복해질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던 거지요. 많이 벌어서 큰 부자가 된 사람들 말고는 대부분이 먹고살기조차 힘들어졌으니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부터라도 ‘돈벌이 경제’가 아니라, ‘살림살이 경제’를 새로 배우고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요? 살림살이 경제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버는지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람과 자연이 건강하게 살지 생각하는 경제를 말한답니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이나 오직 돈을 버는 경제 이야기에만 관심을 갖고 눈길을 주었어요. 그러다 보니 사람도 병들고, 자연도 병들고, 사람과 사람 사이는 점점 멀어지기만 했습니다.
여러분, 이 책을 펴내게 된 까닭도 이런 ‘생각 바꾸기’가 꼭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랍니다. 더구나 요즘 나오는 어린이 경제 책에도 돈 버는 이야기만 가득 한 걸 보았거든요.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모으는지,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되는지, 이런 이야기만 주로 하고 있더군요. 혼자만 잘사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이 아니라, 모두가 더불어 건강하게 사는 경제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돈벌이 경제보다 살림살이 경제가 왜 더 중요한지,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이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책을 펴내는 데도 자연이 도움을 주었고, 많은 분들이 땀을 흘렸답니다. 나무는 종이 재료가 돼 주었고, 종이 만드는 분들도 애를 썼어요. 책 만드는 데도 출판사와 인쇄소, 제본소에서 일하는 분들이 열심히 일했습니다. 게다가 먼 길을 달려 책을 실어다 주신 분도 마찬가지지요. 그리고 여러분, 이 책을 살 때 낸 돈은 여러분 부모님이 땀 흘려 일해서 번 돈이랍니다. 아무쪼록 열심히 일한 분들과 자연한테 고마운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이 책에서 인세가 나오거든, 모두 살림살이 경제를 위해 애쓰시는 분들에게 맡겨서 좋은 데 쓰이도록 할 것을 여러분한테 약속할게요. 고맙습니다.
- 2005년 2월, 고려대학교 서창캠퍼스 뒷산 서당골에서 강수돌
■ 차례
1. 왜 자꾸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할까? 2. 공부를 잘하면 돈을 많이 벌까? 3.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까? 4. 공주는 어떻게 해서 부자가 되었을까? 5. 왜 사람마다 월급이 다를까? 6. 엄마는 왜 월급이 없을까? 7. 왜 집값은 자꾸 오르기만 할까? 8. 쌀을 수입하면 왜 안 된다고 할까? 9. 그럼 어떤 채소를 먹어야 할까? 10. 고기를 먹으면 정말 힘이 세질까? 11. 시골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밖에 없을까? 12. 왜 자전거보다 자동차가 더 많아질까? 13. 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14. 저축은 많이 할수록 좋은 걸까? 15. 왜 신용불량자가 점점 많아질까? 16. 세금을 안 내면 어떻게 될까? 17. 수출을 해서 달러를 벌면 좋은 걸까? 18. 미국은 왜 일자리까지 수출하고 있을까? 19. 왜 중국이 무서운 나라일까? 20. 왜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 부자가 될까?
* 지은이 ․ 강수돌
이 책을 쓴 강수돌 교수는 1961년 가을, 경남 마산에 있는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마산에서 다녔고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들어가 공부하면서 일과 사람, 그리고 경제에 대해 눈뜨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돈을 벌기 위한 공부만 하게 될 것 같아 고민에 빠졌다. 돈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고,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학원에 들어가서 ‘노사관계학’을 공부했지만, 별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마침내 1989년, 가족과 함께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경제와 노사관계에 대해 폭넓게 공부해 보기 위해서였다. 1994년 여름, 강수돌 교수는 독일 브레멘 대학에서 노사관계 분야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부터 지금까지 고려대학교 서창캠퍼스 경영학과에 근무하면서 ‘돈벌이’ 경제가 아닌 ‘살림살이’ 경제를 전하고 일구는데 힘쓰고 있다.
* 그린이 ․ 최영순
이 책에 그림을 그린 최영순은 1964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서 소설을 공부했다. 1986년 단편소설 <자물쇠들>로 제2회 오월문학상을 받았고, 방송, 신문, 잡지에 따뜻하고 새로운 형식의 만화를 선보이고 있다. 감동과 깨달음이 있는 명상만화집, 《네 칸 정원》 《마음 밭에 무얼 심지?》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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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봄나무 화이팅!!!!
강수돌 교수님 손이 봄나무에 닿았군요.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