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날의 추억
[지리산 종주등반]
요즘 제주 4.3사건, 여순 반란사건, 6.25와 관련한 빨찌산 활동 동영상을 보니 내가 다녔던 지리산이 생각났다. 피아골, 뱀사골, 달궁, 그리고 이현상의 마지막 숨결이 느껴지는 대성동과 빗점골...
그런데 그 이픈 사연과 우리들의 산악활동의 무대였던 어머니의 품같다는 높고 깊은 지리산, 살인적 더위와 가뭄으로 그 계곡물마져 말라가고 있다는데...
매년 7월말 방학과 휴가철이 다가오면 우리들은 지리산 종주등반 준비에 분주했다. 내가 계획표를 그려내면 산행대장과 총무가 실행준비에 나섰다.
(준비물)
〇 공동장비 :코펠 3셋, 버너 3개,부탄가스 6개,칼 2개, 자바라(또는 프라스틱 물병) 2개, 종이쟁반, 화장지(롤) 2개, 소화제, 대일밴드, 구급약품. 기타
〇개인장비: 배낭, 속옷(알아서), 비옷(또는 방수용 옷), 양말, 수건, 세면도구, 손전등(있으면), 생수병(2개), 수저, 휴대전화, 카메라, 기타 개인별 소요물품
〇 식료품(공동) : 쌀,라면, 국거리(고등어통조림, 북어), 오이, 김치(국거리 포함), 마른반찬(김, 기타), 돼지고기, 상추, 소주(생맥주), 고추장, 된장, 커피믹스, 사과(과일), 충무김밥
산장의 숙박시설이 갖추어지기 전엔 무거운 텐트땜에 짐이 많았고, 이후엔 산장예약이라는 불꽃튀는 경쟁에 몰두했다.
사이트 예약 문이 열리자마자 3초만에 끝나는 예약전쟁은 전국에서 쇄도했다. 잔꾀가 생기자 손빠른 전산실 젊은 직원들에 도움을 청했고, 실패땐 공단 직원들의 눈을 피해 깊은 숲속에 몰래 톈트를 쳐야했다.
이 무더위에 생각 나는건 임걸령 부근에서 취사를 마치고, 반야봉을 향해 노루목을 오르는 순간이다. 30kg은 됨직한 배낭의 중압감, 숨가빠 식사 후에는 오르막 산길을 오르지 않는다는 상식을 깨고 가야만 하는 길이다.
7월말의 한더위 땀은 비오듯 흐르고, 등짝이 묵직해 온다. 뭐하려 이짓을 할까? 배낭을 벗어 던지고 싶었다. 그렇게 오르막길 1km쯤, 멀리 지리산 두번째 대빵인 반야봉의 위상을 보며 우리는 마음의 평화(본전 생각)를 찾는다.
[시]
여름밤/ 최홍윤
마당에서 저녁을 먹고
멍석에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
별을 덮고 스르르 잠이 들면
쑥부쟁이 밀짚 타는 냄새
모닷불에 모기는 베고파서
죽겠다고 앵앵 거리고
옥수수 대궁 낱알에 붙은 파리란 놈은
배 터져 죽겠다고 야단 난다.
아! 그런 밤이 지금 그리워라
열대야, 이 밤을 이겨야 한다.
지금은 오르지
견뎌야 한다.
[사자성어]
> 성하염열 (盛夏炎熱) : 한여름의 매우 심한 더위를 뜻한다.
> 한래서왕 (寒來暑往) : 추위가 오면 더위가 가고 더위가 오면 추위가 온다는 뜻으로, 계절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 하충어빙 (夏蟲語氷) : 여름철에만 사는 벌레는 얼음을 모른다는 뜻으로, 견문이나 지식이 좁은 사람을 비유한다.
> 하선동력 (夏扇冬曆) : 여름의 부채와 겨울의 달력이라는 뜻으로, 철에 맞게 꼭 필요한 유용한 물건이나 선물을 이른다.
> 장장하일 (長長夏日): 길고도 긴 여름날을 뜻한다.
[속담]
> 삼복지간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 삼복더위에는 너무 덥고 지쳐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힘들 정도로 기운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 더위 먹은 소 달만 보아도 헐떡인다. 더위를 먹어 지친 소가 밤에 뜬 달만 보고도 놀라 헐떡인다는 뜻으로, 몹시 겁을 먹거나 더위에 지쳐 무엇이든 보면 무서워하거나 힘들어함을 이르는 말이다.
> 더위를 피하려다 불에 덤빈다. 더운 날씨를 피해 시원한 곳을 찾으려다가 도리어 더 위험하거나 힘든 일에 빠지게 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