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개봉된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감독 이재용, 제작 영화사봄)의 인기가 표절시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개봉 첫 주말 4일간 무려 1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무서운 속도로 입소문을 타면서
일부 영화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표절한 작품이다"라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것.
하지만 일부 네티즌이 제기하는 '표절시비'는 오해에 불과하다. 실제 '스캔들'은 '위험한 관계'가
원작임을 공표한 채 제작에 들어간 작품(심지어 홈페이지에도 원작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나온다)이기 때문.
1782년 발간된 쇼데르로 드 라클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는 '스캔들' 이전에도 수차례 영화화된 바 있다.
로제 바딤의 '위험한 관계'(1959), 스티븐 프리어즈의 '위험한 관계'(1988),
밀로스 포먼의 '발몽'(1989), 로저 컴블의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1999) 등이 그것.
이 중 스티븐 프리어즈의 영화 '위험한 관계'는 현재 할리우드를 주름잡는 빅스타들을 포진시킨 것이
배용준, 전도연, 이미숙, 조현재 등 톱스타를 줄줄이 기용한 '스캔들'과 유사하다.
겉으로만 고상한척 하는 프랑스 귀족들의 위선과 부패상이 조선시대 양반사회의 그것과 적절히 매치된다.
배용준이 맡은 조원은 발몽의 존 말코비치, 이미숙의 조씨부인 역은 메르떼이유 부인을 열연한 글렌 클로즈,
전도연의 숙부인은 트루벨 후작부인을 연기한 미셀 파이퍼와 대칭된다.
권도령을 맡은 조현재는 당스니 역의 키아누 리브스, 이소옥 역의 이소연은 세실 역의 우마 서먼과 꼭 맞아 떨어진다.
영화 '발몽'에서는 콜린 퍼스(배용준), 아네트 베닝(이미숙), 멕 틸리(전도연)가 나왔다.
외국 소설을 차용했지만 저작권료로 외화를 지불해야하는 건 아니다.
지적재산권은 저자 사후 50년이 지나면 자동소멸하기 때문.
'위험한 관계'의 저자 라클로는 사망한지 무려 200년이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