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카페 회원이 질문한 것에 답한 것이다.)
안녕하세요..
집에서 기도할때 몇가지 주의 할점과 순서를 알고 싶습니다.
천수경 읽고 108배, 법신진언, 정근후 발원, 축원( 영가축원 포함)하는데요.
이 순서가 맞는지요.
그리고 부모은중경이나, 능엄주(때에 따라 다른 경전도 독송함,이를테면 금강경 아미타경
지장경) 무상계를 읽고 영가축원을 하는데 잘못된 것인지요.
향은 기도 시작 전에 피우고 다기물 촛불은 안올리고 안켭니다.
또 사경에 대해서 묻고 싶습니다.
반야심경 금강경 법화경 이런 경전들은 한번씩 사경을 하셨을 겁니다.
요즘 우리 절엔 지장경 약찬게 사경하신 분들이 많으십니다.
어떤 분은 좋다고 하고 어떤 분은 그렇다고들 하는데 사경은 아무 경 이나 해도 상관은
없는지요. 또 천지팔양경도 괜찬은지요.
자기 소신것 해야 하는데 옆에서들 말이 많아서 몇가지 여쭈어 보았습니다.
좋은 말씀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기도는 공부이고 수행입니다.
이 말은 어떤 영험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닦아가는 공부로써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자기 자신을 닦아가는 수행이기에 기도를 하여도 자신의 의식(意識)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것은 기도하는 행위를 다시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닦는 수행이 아닌 바라는 행위였다면 자신이 변할 수는 없겠지요.
그렇다면 왜 내가 바뀌어야 할까요?
이 세상은 내가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잘 알지 못하니 내가 내 자신을 컨트롤 할 수도 없습니다.
내 의식(정신)을 내 의지대로, 내 맘대로 통제하고 조절하지 못합니다.
모든 문제는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내가 바뀌어야 하는데, 그런 기도가 되려면 집중(集中)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하는 기도 행위에 내 의식을 집중시켜 나의 정신세계로 몰입(沒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집중할 수 있는 기도가 되려면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해서는 어렵습니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본 카페 ‘정림공부방’ 코너의 글 118번 ‘갖가지 법문’을 참조하기 바랍니다.
질문의 글을 보니 하시는 것이 너무 많아서 잡다(雜多)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 그렇게 많은 것을 하려 하지요?
경전을 보면서는 그 경전의 내용을 대략이라도 이해하고 넘어갑니까?
경전의 포인트는 ‘내용’에 있는데,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고 배우려 하지 않고
그저 읽고 사경하는 것이라면 그건 초점이 잘못 맞춰진 셈입니다.
그것도 이 경전, 저 경전 여러 경전을...
정근을 하시려면 한 정근을 진득하게 하십시오.
물론 그 하는 정근에 내 정신을 온전히 쏟아 부어야 할 것입니다.
단지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닌, 내 정신이 해야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게 쉽게 되지 않습니다.
내 의식이 산만해져 있기 때문이죠.
이런 산만한 내 의식을 기도 행위를 통해서 하나로 모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저것 끄적이며 하는 것이 아닌 어느 하나를 계속 반복하면서 말입니다.
주력(呪力)을 하시려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기도를 하려는가에 대해서 스스로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도를 하려는 이유가 분명하게 서 있지 않다면 그건 아직 공부할 마음 상태가 되어 있지
않은 것입니다.
단지, ‘하면 좋을 테니까’라는 생각으로 하는 것이라면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
적어도 불보살님들이 시설(施設)해 놓은 경전(經典)과 진언(眞言), 명호(名號)들이라면
한꺼번에 여러 개 한다고 해서 잘못될 것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천지팔양신주경’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추가)
기도 순서와 주의할 점을 물으셨죠?
나의 산만한 의식(정신)을 모아서 내 자신을 제어할 수 있기 위한 기도 수행법을 단순하게
정리하시길 바랍니다.
주(主) 수행법을 선택하라는 겁니다.
이 점은 바른 안목을 가지고 수행하시는 스님에게 직접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경전의 내용을 배워서 무엇때문에 공부해야하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데 도움을 받으세요.
경전의 일차적인 역할은 이것이지, 무조건 사경(寫經)하는데 있지 않습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불교의 요지(要旨)는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바르게 배우고 익힐 수 있는지에
대한 안목을 키워가야 합니다.
이러한 안목은 머리로만 헤아리고 이해해서 되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질적인 기도 수행이 함께 병행해야 합니다.
선택한 주 수행법으로 기도를 해 나가면서 교리적(敎理的)인 도움도 받으라는 겁니다.
먼저 기본적으로 매일 108배 이상 절을 하면서 자신이 살아온 지난 삶을 돌아보고
반성을 하면서 자신을 낮추어 가세요.
그리고 능엄주를 하신다니 능엄주를 주 수행법으로 삼아 계속 반복해서 하세요.
108배는 반드시 '예불대참회문'을 보면서 하세요. 이왕이면 한글 본으로 뜻을 새기면서 하면
좋겠죠.
예불대참회문과 능엄주 만으로도 삼보(三寶)에 대한 훌륭한 예경(禮敬)이 됩니다.
즉 기도가 된다는 말입니다.
여기에 신심을 붇돋아 줄 수 있는 경전과 큰스님들의 글을 자주 접하게 되면 불교에 대한
이해가 점점 깊어지겠죠?
일단, 바른 수행법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자 하는 본인의 '마음가짐'입니다.
'무엇때문에 하려는가?'라는 점은 공부의 방향을 결정지어 줍니다.
그 방향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공부의 내용과 의미는
확연히 달라질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수행법이라도 하는 사람에 의해서 그 가치는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가지를 하려고 하지 말고, 다만 한 두가지라도 깊이 있게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가시는 절의 스님에게 자주 상담을 하세요.
공부에 관해서는 스님에게 직접 묻고 설명을 듣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 日行千里 -
첫댓글 제가 알기로.., 천지팔양신주경은 대표적인 위경(僞經)으로 알고 있는데요..
좋은 말씀 답변 잘 읽었습니다.기도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것 같습니다..감사합니다_()()()_그리고 평상시엔 간단히 기도하고 요즘 백중기도 중이라서(49) 부모은중경 무상계 읽고 있습니다.
정림공부방의 다른 글들도 찬찬히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되실것 같네요^^*
...()...
스님 가르침이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