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치다보면 어떤 분들은 '왜, 글자들이 순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배열되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키보드에 있는 자판 배열순서는, 나름대로 고도의 연구를 통해
가장 적합한 상태로 배열되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얘기는
한글의 경우에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영문의 경우에는 오히려 더 불합리하게 배열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요즘 우리가 가장 많이 쓰고 있는 키보드 배열방식을
'쿼티'자판이라고 하는데요, QWERTY라는 스펠링을 갖는 단어를 쓰구요, 무슨 뜻이냐구요?
여러분들의 키보드를 한번 슬쩍보세요. 맨 윗줄에 F1부터 F12까지 기능키의 배열이
있구, 그 다음줄엔 숫자들이, 세 번째 줄에 비로소 영문자 배열이 있는데, 그 줄을
보면 그 배열이 Q, W, E, R, T, Y 순서로 되어있지요? 그래서 붙은 이름입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할 때, 미국사람들은 매우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키보드 자판배열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구나'하는 것을 느끼실거예요.
여긴엔 한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원래 키보드의 자판배열은 옛날부터 사용되던
수동타자기의 배열과 꼭 같답니다. 기억이 나실는지 모르지만, 수동타자기의 원리는
키를 누르면 그에 해당하는 활자가 움직여서, 리본을 때려주고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쟎아요? 그런데, 아주 능숙하게 타자를 치는 사람이 굉장히 빠르게 자판을
두드리면, 먼처 쳤던 글자의 활자가 미처 되돌아오기도 전에 다음 활자가 도착해서,
몇 개의 활자들이 서로 엉켜 꼼짝달싹 할 수 없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곤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생각 끝에, 사용빈도가 높은 문자들을 오히려 손가락이 닿기 어려운 쪽에
뒤죽박죽 섞어 놓아서, 타자를 빨리칠 수 없도록 개악을 했다는 것이랍니다.
그런데 그게 이젠 습관이 돼서 활자의 움직임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컴퓨터 자판배열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한편 한글자판은 두벌식으로서 한글을 단순히 자음과 모음으로 분리해 자판을 배열한
것이고, 자음을 왼쪽에 모음을 오른쪽에 배열해서 그런데로 치기 쉽게 해놓았답니다.
하지만 앞으로 통일시대를 맞아 남한과 북한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판을 개발
시행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남한과 북한의 컴퓨터 언어학자들은 중국의 연길에 모여서 컴퓨터 자판의 차이가
우리글을 국제적으로 처리하는데 커다란 장애가 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통일
시키기로 협의했답니다.
원칙적으로 26개의 자모를 왼쪽에 자음을 오른쪽에 모음을 배치하기로 의견을 모았
습니다. 또한 우리 글자의 배열 순서도 남북한이 똑같이 하기로 합의를 했답니다.
남북한은 특히 그동안 각각 다르게 써온 컴퓨터 용어도 통일하기로 하고 2,100개
용어를 통일 대상 언어로 일단 선정했답니다. 합의된 컴퓨터 용어는 표준사전을 만들어
보급하기로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