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가 임기 말을 틈타 ‘몸집 불리기’에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 조직을 관장하는 행정자치부 간부들이 ‘시대에 뒤떨어진 비판’이라며 옹호론을 펴 논란이 일고 있다.
서필언 행자부 조직혁신단장은 한국정부학회와 한국거버넌스학회가 지난 17~18일 경북 구미 자연환경연수원에서 ‘행정관리와 성과평가’를 주제로 공동주최한 하계학술대회의 ‘정부 규모와 미래 방향’ 세션에서 “참여정부 들어 (철도청의 공사화로 공무원 3만명이 줄었지만 전체 정원은 6만5,000명이 늘어) 공무원이 9만5,000명 증가했지만 경찰ㆍ교정직과 복지ㆍ우정 분야가 80%를 차지하는 등 대국민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불가피론을 폈다.
김상인 행자부 조직진단정책관도 “최근 (언론 등에서) 공무원 증원 관련 논쟁을 벌이고 있는데 선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는 지난 2002년부터 공무원 숫자와 관련된 비교보고서를 작성하지 않고 있으며, 서비스의 질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엄호했다.
이에 대해 유홍림 단국대 법정학부 교수는 “정부가 공무원 숫자를 대폭 늘린 것이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변하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부담만 늘고 효율성은 의문이며,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도 적어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김선명 순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첨단장비ㆍ시스템에 의한 효율성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정부 조직은 줄지 않는 게 문제”라며 “(성과평가 등을 통해) 정부 조직과 공무원 사회의 내부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삼걸 경북도 기획조정본부장도 “단순히 공무원 몇 명이 늘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대 변화에 따라 조정되고 있는 지를 따져야 한다”며 “누에를 많이 키우던 수십년 전 생긴 잠업직 공무원 직제가 뽕밭이 없어진 지금도 그대로 있는 것 등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경남 진해시 대흥동 복개천 불법 집단포장마차 철거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일간지 기자의 공무원 폭행사건과 관련(뉴시스 8월13, 15, 16일자 보도) 지난 16일 A 기자의 해명성 기자회견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20일 가졌다.
지난 16일 A기자는 기자회견에서 “진해시는 서민포장마차를 사전 선동적.조직적 계획으로 강제철거했음을 인정하고, 시민에게 공개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난 9일 업주대표와 시장과의 면담에서 진해시는 세대당 무이자로 3년만기 상환조건으로 200만원의 전세자금을 지급하고, 신용불량자 등 조건 없이 무담보.무보증으로 연 7.5% 이율로 세대당 300만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알선하겠다는 최후 조건을 제시해 총 32명의 업주 중 26명이 수용했다고 밝혔다.
시는 적법한 법절차를 준수하고 실질적으로 업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생계지원을 위해 최대한 노력했으나 시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업주들을 선동해 협상에 의한 자진철거가 이뤄지지 않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A 기자는 또 시장 측근인 깡패가 소개한 HID(복파공작원) 등이 섞인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 진압하면서 포장마차를 강제철거 했다고 주장했다.
시는 철거 용역업체 선정에 있어서는 최근 행정대집행 사례가 있는 부산시 해운대구청과 경상남도 사천시에서 행정대집행을 시행한 사례가 있어 이들에게 용역업체를 소개받아 부산 용역업체인 (주)성수휴맨과 용역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용역업체는 포장마차 업주들이 여자인 점을 감안, 총 42명 중 여직원 16명이 포함된 직원들로 구성됐으며 용역업체 윤재혁 실장에게 확인한 결과 당시 포장마차 철거시 HID(복파공작원) 출신은 단 1명도 없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경남경찰청에 복개천 포장마차 전 회장과 시 공무원간에 포장마차 조직 와해를 위해 현금(수표 4장)으로 매수한 검은 돈의 실체를 밝혀 달라는 진성서를 제출했다는 주장에 대해 시는 경남도경찰청에 명확하게 수사해 줄 것을 요구할 것이며, 만약 허위일 경우 무고죄는 물론 명예훼손으로 인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와 같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양 호도해 정당한 절차를 거친 적법한 공무집행을 마치 폭력배를 동원해 선량한 시민을 핍박하고, 금전적으로 시민을 매수하는 파렴치한 행위인 양 악의에 찬 허위사실을 유포, 진해시 전공무원들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사실여부가 밝혀지는 데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번 행정대집행으로 철거당한 포장마차 영업주들로부터 협조 요청이 있을 때는 시에서 제시한 대로 협조해 업주들의 생계에 타격을 받지 않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가정을 송두리째 불행에 몰아넣은 사람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잘 지내고 있는데, 저는 누구한테 피해를 호소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경찰의 막무가내식 수사가 한 공무원에게 피 맺힌 누명을 씌우고 가족에게도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긴 사실이 20일 뒤늦게 밝혀졌다. 이 공무원은 수개월째 명예회복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찰은 철저히 나몰라라로 일관하고 있어 경찰의 '인권 불감증'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농림부 사무관 이모(50)씨는 지난해 9월 서울경찰청 수사과에 입건됐다. 이씨가 우수농산물 선발대회를 주관하면서 참가업체 대표 등에게 상을 받도록 해주는 대가로 2억 17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 등)였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충격을 받은 이씨는 당시 "참가업체 대표가 땅을 산 대가로 친구에게 지불해야 할 돈을, 친구의 채권양도각서를 가지고 있던 나에게 지불한 것"이라며 "친구가 나에게 돈을 빌려갔다는 공증자료와 온라인 송금자료도 갖고 있어 뇌물이 아니란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가 받은 돈이 뇌물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언론에 발표했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3개월간의 추가 수사 끝에 이씨가 받은 돈은 뇌물이 아니라면서 지난 2월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억울함을 풀 길 없었던 이씨는 수사 초기부터 "표적수사이자 강압수사"라며 서울청에 진정서를 냈다. 서울청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이 나오고도 석달이 지난 5월에야 이씨에게 "수사를 맡았던 사람 중 일부가 경찰청으로 자리를 옮겼다"면서 "사건을 경찰청으로 이송하겠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줬다.
그 뒤 다시 석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씨는 자신의 진정과 관련된 어떠한 조사내용도 경찰로부터 연락받지 못했다. 이씨의 진정이 묵살되는 사이 수사를 맡았던 경찰들은 모두 1계급씩 승진해 경찰청 등으로 영전했다.
그 사이 이씨의 가족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이씨는 승진에서 탈락해 지방으로 좌천됐으며 대학생 자녀 2명은 충격으로 다니던 학교를 한 학기씩 휴학했다. 아내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수개월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씨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은 "이씨와 업체 관련자 사이의 돈 거래 등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었으며 다시 수사해도 유죄를 입증할 자신이 있다"며 검찰의 무혐의 처분 결과를 철저히 무시했다.
선진 도시의 환경·복지 정책을 시찰한다며 지난 5월 서울시내 7개 구청장들이 떠났던 남미 외유에 대해 서울시가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서울시는 구청장들의 총 외유 경비 중 고작 1.4% 정도만 구청 예산으로 환수하게 하고, 대부분 ‘주의’ ‘훈계’ ‘시정’ 등 가벼운 조치들만 내렸다. 주민감사를 청구했던 이들은 ‘봐주기’라며 비난하고 있다.
서울시는 20일 인터넷에 올린 구청장들의 남미 외유에 대한 주민 감사 결과에서 “연수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계획을 세웠고, 방문지와 방문기관에 대한 사전준비가 미흡했으며, 문화 탐방일정이 비교적 많았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외유성 해외 연수로 단정할 수는 없다”며 ‘면죄부’를 줬다. “생태·도시시설과 문화관광시설 등을 견학한 것은 구정업무 수행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구청장 입장에서 교통·도시계획·쓰레기재활용·문화관광진흥 등과 관련된 연수는 구정을 펴나가는데 유익할 것으로 인정된다”며 편을 들었다.
이호조 성동구청장, 홍사립 동대문구청장, 최선길 도봉구청장, 노재동 은평구청장, 신영섭 마포구청장, 김효겸 관악구청장, 김영순 송파구청장 등 7명은 지난 5월 11일부터 23일까지 브라질·칠레·페루·아르헨티나 등 4개국을 다녀왔다.〈본지 5월 17·22일 A14면〉 이들의 일정 중 상당 부분은 이과수 폭포와 잉카 유적지 쿠스코·마추픽추 등을 둘러보는 관광일정이었다. 이에 민주노동당과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5월 말 “무분별하게 쓰여진 혈세를 예산으로 환수하겠다”며 서울시에 주민감사를 청구했었다.
그러나 시가 전체 여비 1억3345만2940원 중 적절치 않게 쓰여졌다고 판단해 구 예산으로 환수하도록 한 돈은 고작 1.4%인 198만1470원. 서울시는 “나머지 경비는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된 경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은평구청장의 여비 41만원과 수행원 여비 30만원, 성동·동대문구청장 여비 28만원씩, 마포·도봉구청장 여비 34만원씩이 환수됐다.
여행 준비를 총괄했던 은평구는 여행계획서 등 감사를 위한 자료제출을 거부해 서울시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았으며, 구별로는 시정·주의·훈계 등 솜방망이 조치만 취해졌다.
정부의 브리핑룸 통폐합 및 기자들의 공무원 접촉 제한 조치와 관련, 건설교통부 기자단은 20일 항의 성명서를 통해 “기자들의 건교부 청사 출입을 제한하고 전화 취재마저 막으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기자단은 “건교부가 국가청렴위원회가 발표한 중앙행정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취재 제한 조치로 정책 집행 상황을 제대로 감시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한 건교부 출입기자는 “건교부 관료들의 펜 끝에 수십억, 수백억 원의 이권이 걸린 정책들이 수두룩하다”며 “취재제한 조치로 공무원들의 부패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자단은 실효성 없는 전자 브리핑 제도와 건교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기사 엠바고(보도유예)를 거부하기로 했다. 정부는 당초 건교부가 교통·주택 등 각종 국민 실생활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과천 건교부청사 1층에 건교부 브리핑룸을 설치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수억 원을 들여 만든 건교부 브리핑룸은 내부 구조 변경작업을 거쳐 과천청사 관리사무소로 사용된다.
청주시 공무원 절반이 지난 2년간 부당하게 초과근무 수당을 받아왔던 것으로 감사결과 밝혀진 가운데, 충북도가 소속 공무원들의 변칙적인 초과근무 수당 수령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는 20일 “실·과·팀장들이 매달 한 차례 직원들의 초과근무 실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초과근무가 갑작스럽게 증가했거나 다른 직원들에 비해 많을 경우 사유를 면밀히 확인키로 했다”고 밝혔다.
도는 이와 함께 정상적인 이유로 초과근무가 증가한 직원에 대해서는 업무 분장을 조정해 특정 직원에게 초과근무가 쏠리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또 매주 한 차례씩 실·국별 초과근무 실태를 점검키로 했으며, 당직자들이 보안점검 때 실제 초과근무 인원을 파악하도록 했다.
특히 초과근무를 하지 않고도 한 것처럼 속여 수당을 받아내다 적발될 경우 근무성적 평가에 반영해 인사 때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도는 일선 시·군도 초과근무 수당 점검 강화 지침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추진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우택 지사는 20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시간외 근무수당 부정수급으로 물의를 빚은 것은 공직자 스스로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주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행위”라며 “도와 시·군별로 자정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시간외 근무실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