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빈님이 얼마전 올리신 영문서비스매뉴얼을 보니 크루즈2 엔진의 특징들이 잘 서술되어 있군요, 서술된 특징들이 경험과 일치합니다.
취미가 주말에 온갖 오도바이 시승이기도 하고 소유해본 바이크도 제법되서, 꽤 많은 오도바이를 타 봤지만, 크루즈125 II 엔진의 독특성과 신뢰성에 좋은 인상을 받아왔고 지금도 받고 있습니다.
크루즈2의 엔진은 지금 새로 조립한 엔진을 포함해서 모두 네번째 입니다.
첫번째:
2002년 9월, 동네센터에서 25만원에 구입한 차였는데, 엔진이 그렇게 지저분하거나 겉으로 많이 비치거나 하진 않았지만 ... 대략 계기판은 두번은 돌고도 남은직한(20만키로 이상) 흔적이 역력한 차 였습니다 ... 아마도 중간에 보링도 했음직한데 ...
5천 rpm 까지는 진동이 무척 심했습니다, 82년도에 탓던 cl90 의 진동과 거의 맞먹을 정도였는데, 퀵서비스로 마구잡이로 뛴 엔진이 분명한데 ... 나름 길이나서 힘도 좋고 5천을 지나면 진동도 사라지고 고속빨도 좋았습니다 ... 다만 오일이 지저분하게 비치거나 하진 않았지만 주행하고 나면 딱 한방울만 자리에 떨어져 있더군요
두번째:
25만원의 차값치곤 가성비가 어마어마해서 이놈에게 욕심이 납니다, 2004년 4월에 25만원의 비용을 다시 투자해서 센터에 의뢰해 중고 엔진을 얹습니다 ... 기대대로 진동도 많이 줄고, 오일은 비치거나 세거나 하는 흔적이 전혀없이 깨끗한 엔진 이었습니다
다만, 오히려 힘은 이전의 진동심한 놈이 더 좋았습니다 ... 예를들어 달동네 고바우가 있는데 집사람, 애기 다 태우고 올라가던 놈이 새로 교체한 엔진으론 못 넘어 가더군요~ ㅋㅋ ... 고속빨은 여전하고
외관상 깨끗했던 이 엔진은, 그러나 외부만 깨끗하지 내부에서 오일을 좀 먹던 놈 이었습니다 ... 그래서, 걍 타면서 어무때나 생각나는 대로 조금식 보충하곤 해서 그다지 신경은 안 썻는데 ... 문제는, 2011년 5월, 조나단님과 강원도 강릉까지 찍고 연속 고속주행중에 엔진이 붙고 말았습니다, 근처 센터왈 ... '오일 부족으로 붙었다~' ...
장거리주행 와중에 조금이라도 보충을 했어야 하는데, 이놈이 오일을 먹는 엔진 이란걸 간과 한거죠~, 중고엔진 이란걸~
세번째:
하는수 없이 타던 크루즈는 통채로 센터에 3만원에 넘기고, 바로 상태가 깨끗해 보이는 크루즈를 구입합니다 ... 지금 생각해보면 ... 당시 운송비용을 들여서라도 타던 놈을 가져오는게 더 좋았을뻔 합니다 ... 20만 키로 이상 뛴 놈이라서 그런지 ... 엔진이 아니라 차량 전체적으로 길들이기가 너무 잘 된 차량이었기 때문이죠 ... 그만큼 크루즈가 얼마나 튼튼한 차량인지를 잘 알수있는 대목입니다
세번째 이놈은 ... 우와 진동없고 힘도 어마하게 쎄서 이전 타던놈이랑 비교가 안될 정도 였는데, 알고보니 크루즈1의 차대에 크루즈2의 엔진을 얹었더군요
그런데 모든게 제치가 아니라서 그런건지, 엔진조립이 정확하지 않아서 그런건지 ... 점차적으로 오일이 비치더니, 금년 1월에 강원도 장거리를 한후엔 누유가 더 심해집니다 ... 그래서 바로 동판개스킷 교체작업을 합니다
열받는게 ... 바로 이대목 입니다 ... 어제 엔진교체작업을 보니 동판 교환하고 헤드유격도 같이 조절해 주거나 해야하는데, 1월에 동판작업할 때 믿고 맡겨만 놨더니 ... 누유는 잡았지만, 잡소리가 더 커진겁니다, 별거 아닌듯이 얘기를 하길래, 저도 크루즈의 신뢰성엔 엔간해선 넘어가는지라 별 게의친 않았는데 ...
이게 점점 헤드 때리는 소리가 커집니다, 헤드부 누유도 점차 생기고 ... 열 받죠! ...
아 ㅅㅂ ... 심리학자도 아닌데, 이것들이 심리학자로 만드네~ ... 정황을 미루어 봐서 ... 비지니스의 오랜 악덕관행이 반복되는 군요 ... "눈탱이는 가까운 곳(단골) 에서!!!" ... 정말 믿었던 곳에서, 완전 호구 됐습니다~
후한 비용은 비용대로 받아먹고 ... 동판작업도 대충, 헤드마무리도 생략한건데 ... 로커암부가 먹었더군요(손상) ... 씁쓸했습니다~
네번째:
어제, 아예 실린더 헤드, 실린더 하부 등등 핵심부속 일체를 구입해 다른센터에 의뢰를 했습니다 ... 뭐 어쩌겠습니까? ... 믿고 맡기는 수 밖에 ... 코멧과 달리 이놈은 새 엔진이지만, 사르릉 하진 않습니다, 따르르르르 따각따각 밸브음도 있는데 ... 매뉴얼에도 최초 1천키로후 간극점검이라고 나와있는걸 보니, 센터에서 조언한대로 500km 탄후 밸브간극 다시 맞춰야 겠군요~
일단, 필링은 압이 빵빵하고 소리 전반이 사외머플러(태화)덕에 약간 크긴하지만 맑은편 이고, 스로틀감각이 절도가 있군요 ... 길들이기는 그렇게 섬세하게 할 생각은 없습니다 ... 125로는 break-in(길들이기) 내공이 너무 지루하기도 하고, 너무 애지중지 해봐야 오히려 더 잘 안타게 되는 역효과(?)도 있기에~
이상과 같이, 네번의 크루즈2 엔진을 겪어보면서 골고루 특성을 잘 알게되었지만 ... 실제로 네번의 엔진을 경험해본 총적산이 코멧과 비슷한 6만대 이지만, 66000을 뛴 완벽한 엔진의 코멧250 보다 더 재미가 있습니다
그 이유가 여기 있더군요~
특징
GA 125는 2밸브 엔진에서 4밸브로 개선되면서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갖고 있습니다
1. 저중속역의 출력 증대
편하고 경쾌한 장거리주행을 위해 4밸브의 점화시기를 최적화시킨 협각 밸브포트는 연속고속주행 에서도 토크가 저하되지 않습니다. ... (실제로 한여름 시속 100으로 한시간 내내 주행시켜도 엔진이 힘들어 하는 기색은 없습니다)
2. 적은 진동 및 소음
저진동 실현을 위해 엔진강성을 증가시키고 고유주파수를 높게 설정해서 진동의 전달이 상쇄되어 차대에 흡수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 (아하! 이래서 크루즈2가 고속으로 갈수록 진동이 사라지는 특성을 갖고 있었군요)
소음저감을 위해서, 엄격하기로 유명한 1996년 한국소음규제 71db를 통과하도록 흡배기시스템과 밸브트레인을 재설계 했습니다.
기술적 특징
1. 실린더 헤드
최적의 연소효율은 저압주조방식의 펜트루프(Pentroof)형 연소실의 Two-in-One 홀타입 흡배기를 점화플러그로 연결하는 4밸브의 밸브시트시스템 덕분 입니다.
사일런트체인이 밀착 결합되고 실린더헤드 벽은 체인의 소음저감을 위해 두껍게 제작되었습니다.
알루미늄 단조로 제작된 홀더는 가벼우면서 강합니다. ... (실린더를 들어보니 매우 가벼웠습니다)
2. 피스톤, 커넥팅로드, 캠체인
고강도 하이실리콘계열 플랫타입 AC8A(알루미늄합금 주물)로 제작된 피스톤은 T형 Φ57의 숏스커트로서 고회전에 적합하고 매우 가벼워 저진동을 실현합니다 ... (실린더 자체뿐 아니라 피스톤도 들어보니 무지 가볍습니다)
커넥팅로드의 구경은 작은쪽이 Φ15 이고 큰쪽이 Φ28로 고출력에 견딜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캠체인은 LINK PITCH 의 엔드리스타입이고 보그워너(Borg Warner: 미국의 유명한 구동계부품 전문업체)제 92RH 이며 소음저감에 기여합니다.
3. 밸브트레인
최대출력은 8500rpm에서 나오며 시내 및 장거리주행에 충분한 토크가 발생됩니다.
밸브앵글은 안쪽이 25도 바깥쪽이 28도로 4밸브형식의 로커암을 고려해 최대한 협각으로 설계하여 볼륨효율이 증가하므로서 상대적으로 높은 1.02㎏∙m 토크를 달성합니다. ... (굳이 단기통이라서가 아니라, 타다보면 저속뿐 아니라 고속역에서도 토크가 아주 싱싱합니다~)
설계는 효성의 자랑인 디자인 소프트웨어의 풍부한 시뮬레이션으로 실시되어 점핑이나 서징같은 트러블을 배제시켰습니다.
5. 캠샤프트, 로커암, 밸브
캠의 소재는 특수주철인 냉경주철(CHILLED FC)로서 내구성 및 안전성에서는 최고수준 입니다. ... (부품수배중 가장 구입이 어려웠으며 가격도 상당합니다)
가속력 향상을 위해 캠축의 내부는 중공식으로 설계했습니다.
내구성향상을 위해 로커암은 HARD CROME COATING 및 LUBRITE로 표면처리 되었습니다.
밸브는 TUFTLITE로 표면처리 되었습니다.
밸브 좌측면과 태핏은 STELLITE로 표면처리 되었으며, 특히 표면경도가 STELLITE NO 1 적용으로 HRC50 이상의 경도를 확보하므로서 태핏의 내마모성이 우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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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크루즈 서비스매뉴얼에 서술된 엔진의 특성인데, 정비매뉴얼답게 과장않고 성능과 내구성이 매우 우수한 엔진입니다.
서술내용대로 좋은자재가 아주 듬뿍 들어가서 그런지 ... 사실상 주행하게 되면 엄청난 가혹주행을 합니다 ... 싼맛에 마구마구 돌린거죠 ... 그런데, 12년 사용하다보니 ... 이놈이 결코 싼놈이 아니었습니다
중고가 싫으신 분들은, 일전에 게시한 엔진교체부분을 참고 하시어, 본인의 관리와 길들이기가 성공적이면 ... 장담컨데, 전세계 125중에선 단연 최고임을 장담합니다!
<좋은 사진이 없어, 편의상 크루즈1의 사진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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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모래알속 진주를 찾았네요. 역시 감각이 있는 분들은 한번 경험해보면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느낌을 알게되죠.
훗날을 위해서 완벽한 엔진과 부가장치들을 서서히 모아 두어야 하겠습니다.
기름 칠해서 부품창고에 보관하고 두고 두고 즐겨야죠. ㅎㅎㅎ 영문 번역과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ㅎㅎ 네, 부속이 점점 없어지기전에 모아두는게 좋겠습니다 ... 어제 저도 프런트쇼바 롯드가 상처가 생겨 리데나작업 해봤자라서 아예 통채로 교환했습니다, 물론 중고죠 ... 새거가 없으니~
여느 센터에서도 하는말이 오히려 옛날 오토바이가 품질이 좋다고 합니다, 워낙 중국자재가 판을치고 있어서
매뉴얼에도 언급돼있고, 저도 직접 주요부속 실물을 접해보니 무지하게 가볍고 컴팩트하게 만들어졌더군요 ... 매뉴얼대로 좋은소재 듬뿍 적용되서 크루즈가 좋은 특성을 갖게 된거 같습니다
매뉴얼 내용으로볼때도, 역시 스즈키의 자문을 톡톡히 받은게 역력한데, 아뭏든 효성 최전성기때 나온차량에 사활을걸고 투자를한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