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지손 쥐기
조영석(광주 무등정)
우리 활쏘기를 구성하는 동작들 중 깍지손 동작은 활쏘기를 하는 평생 동안 공부해야 할 주제이며 활을 펼칠 때 깍지손과 뒷팔은 시위 당기는 힘을 운용하고 다루는 주체가 되어 발시와 마무리를 한다. 그러기 위해 깍지손과 뒷팔은 일률적인 동작과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활쏠 사람이 지닌 힘과 깍지손 동작은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어서 한결같은 동작을 유지한다는 것은 평생 관심을 갖고 관찰하며 관리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평생 공부의 주제가 된다.
활쏘기에 동원된 활 쏠 사람이 지닌 모든 힘(근력, 기력, 궁력)은 바쁘게 활용하거나 무리하게 사용하면 매시 일정한 힘으로 활을 다루기 어렵게 된다. 또한 힘은 활쏠 기분 상태에 의해서도 강약의 변화가 나타나며 세기가 변하며 노약하거나 병약해도 힘의 세기ㅐ는 변하는 것이어서 일정한 힘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매시 똑같은 힘의 양으로 활쏘기를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이다. 이와 같은 힘 세기의 변화는 줌손과 깍지손에 곧 영향을 주어 호살의 비상속도와 거리에서 아주 섬세하게 작용한 반응의 결과가 나타난다.
화살의 비상속도와 거리는 깍지손 동작의 완급에 따라 달라지며 깍지동작의 완급은 활쏘기에 앎자은 깍지와 깍지 걸 위치의 적절한 설정 그리고 깍지손을 쥐는 방법의 영향을 받아 조절된다. 그러므로 내가 지닌 힘의 세기와 상태, 그리고 기분상태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며 깍지손의 일률적이고 일정한 동작으 하도록 이끌어내는 공부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밑받침할 깍지 다루는 요령은 깍지 끼우기, 시위 위의 깍지 걸 위치 설정과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수용하는 깍지손 쥐는 법으로 분류된다.
1)깍지 끼우기
가)활쏘기 할 때 불편하지 않도록 다듬어진 깍지를 엄지손가락 둘째 매듭에 걸리도록 끼워 시위를 걸어쥔 깍지손은 유연한 손놀림으로 발시 동작을 하게 될 여러 요건 들 중 한가지를 실천하는 것이다.
나)깍지를 둘째 매듭에 걸었다 해도 깍지의 혀가 짧으면 발시 순간 엄지손가락을 스치고 깍지의 혀가 길며 검지나 중지 손가락 끝을 때린다. 그리고 발시 때 손가락 움직임을 게을리 해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다)엄지의 둘째 매듭 위보다 아귀 쪽으로 가깝게 깍지를 높이 올려 시위를 걸고 당기면 깍지손은 경직되기 쉽고 발시 때 손놀림을 조금만 게으르게 해도 검지 뿌리 부분을 스치건나 때리는데, 자신도 모르게 깍지 끼운 위치가 아귀 쪽으로 서서히 올라가 이런 현상이 갑자기 유발될 수도 있다.
2)시위 위의 깍지 걸 위치
가)절피에 박힌 오늬 아래 깍지 걸 지점은 오늬 바로 밑 부분에 걸지 않고 오늬 하나 폭 만큼 사이를 남겨놓고 깍지 거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그 이유는 시위를 당기는 과정에 깍지와 오늬가 가까워지면서 깍지가 오늬를 건드리거나 밀어내지 못하도록 미리 사이를 벌려서 예방하는 것이다.
나)오늬 바로 밑 부분에 바짝 붙여 깍지를 걸고 시위를 당기면 시위가 기울면서 오늬와 깍지가 부딛쳐 오늬가 밀려나게 된다. 이런 상태로 발시하게 되면 오늬가 움직였기 때문에 살걸음은 영축이 생기게 되므로 깍지 걸 위치를 예정할 때 오늬를 건드리지 않을 정도만 사이를 벌려야지 너무 멀리 깍지를 걸이도 안 된다.
3)깍지손 쥐는 법
시위를 당길 뒷손의 다섯손가락 가운데 깍지를 끼고 시위를 당길 주체는 엄지손가락이다. 하지만 엄지를 다른 손가락으로 걸고 당기지 않으면 시위에서 벗겨져 엄지만으로 당기기 어렵다. 그래서 시위를 건 엄지를 검지와 중지 손가락으로 감아쥐고 시위를 당길 수 있도록 한틀로 구성하고 남은 약지와 소지 두 손가락은 상삼지와 함께 한 주먹 형태가 되게 감아쥐면 시위는 엄지가 걸고 나머지 네 손가락들은 직간접적으로 엄지를 보조하게 되는 것이다.
나)깍지손 쥐기 첫 동작은 시위 위에 엄지를 십자(╋) 모양으로 걸치는 것이다. 그리고 검지와 중지로 걷어 잡을 수 있도록 구부려 엄지손톱 부분을 먼저 검지로 덮고 조금 남은 손톱 끝부분은 중지 둘째 마디로 걸친 후 감아쥔다. 시위를 끌 수 있도록 엄지를 감아쥔 검지와 중지는 엄지와 직접 접촉해서 보조 역할을 하며 약지와 소지는 그냥 감아쥐기만 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깍지손 쥐기의 시작은 시위 위에 엄지를 십자를 그리며 걸치는 것이고 나머지 네 손가락을 주먹 쥐듯이 함께 쥐는 것이 깍지손 쥐기의 마무리가 된다.
다)시위위에 십자를 만들며 걸친 엄지의 골격과 팔뼈를 일직선으로 유지하면서 시위를 당기면 깍지손 주먹과 팔은 일체감을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시위를 당기는 힘은 깍지손에만 머물지 않고 팔의 중구미까지 분배되어 결국 중구미로 시위를 당기는 결과를 가져온다.
라)깍지를 끼고 시위를 걸어쥔 상삼지와 약지 소지도 함께 주먹처럼 쥐는데 약지와 소지는 손가락 끝이 손바닥을 찍도록 구부려쥔다. 이는 앞 줌손이 줌을 하삼지로 잡고 남은 엄지와 검지를 하삼지와 함께 줌을 쥐는 모양만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즉 줌손쪽은 잡는 모양만 하고 깍지손 쪽에서는 쥐는 모양만 한 손가락들도 발시할 때는 각자 주먹의 역할을 분담하거나 보조하게 된다. 따라서 만작한 긴장 상태는 발시를 통해 이완으로 전환하는 과정 중에 긴장한 힘은 다섯 손가락 전체로 분산과 동시에 소진되어 이완된다.
마)오늬 박힌 시위 부분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 넣고 깍지를 쥘 때 엄지와 검지 사이에 구멍을 남겨놓는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구멍 같은 공간을 남기면서 깍지를 쥐면 시위를 끌 때 주먹이 경직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유연한 손놀림으로 전체적인 발시동작을 가볍게 이끈다.
바)깍지 끼울 엄지가 선천적으로 짧거나 손톱 마디가 뭉툭하여 검지 밖에 걸리지 않는다면 검지만으로 엄지를 걸고 당기는 외가락 쥐기를 하든지 숫깍지를 사용한다. 깍지손 쥐는 법은 엄지를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으로 걸고 나머지 손가락들은 쥐는 모양만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외가락으로 걸 수밖에 없다면 나머지 중지 약지 소지 세 손가락을 엄지 검지와 함께 장심을 찍도록 감아쥐고 시위를 당긴다.
사)깍지를 시위에 걸고 당길 때 그림과 같이 깍지를 걸고 당기면 엄지의 골격과 팔뼈가 일직선을 유지하지 못한 경우가 된다. 그림<1>은 지나치게 시위를 많이 당겨 손등과 팔등 사이 팔 회목이 굽어 엄지의 골격과 팔뼈가 일직선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이며 그림<2>는 오늬를 호구 위로 올려놓고 당겨서 팔회목이 꺾이고 일직선을 유지하지 못한다. 그림<3>은 오늬를 호구 깊숙이 넣고 당기는 경우인데 손등과 팔등은 수평이 되고 엄지의 골격과 팔뼈는 일직선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된다.
4)요점 정리
가)깍지 끼우기: 잘 다듬어진 깍지를 엄지손가락 둘째 매듭과 가깝게 낀다. 그리고 활쏘기를 하다 보면 깍지의 위치가 서서히 아귀 쪽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틈틈이 관찰한다.
나)시위 위의 깍지 걸 위치: 깍지 낀 엄지를 오늬가 닿도록 바로 밑에 걸지 않고 보편적으로 오늬 하나 넓이가 될 만큼 사이를 남겨놓고 걸지만 지나치게 띄워서 설면 시위를 당길 때 오늬 조이기가 불편할 수도 있다.
다)깍지손 쥐기
㉠깍지를 끼고 지위를 걸어당길 손가락은 엄지다. 하지만 검지와 중지로 엄지를 감아쥐고 시위에서 벗겨지지 않도록 보조하면서 시위 당기기가 가능하도록 한다.
㉡깍지 낀 엄지를 시위 위에 십자를 그리며 올려놓고 엄지와 검지 사이(호구)에 구멍을 만들면서 검지와 중지로 엄지를 걸고 쥔다. 그리고 남은 약지와 소지는 손가락을 구부려서 손바닥을 찍으면 깍지손은 외형으로 주먹 쥐듯 보인다.
㉢엄지의 골격과 팔뼈를 일직선으로 유지학 위해 팔꿈치의 높이를 적절히 조정하면서 손등과 팔등 사이 팔회목이 꺾여 굽어보인다.
㉣선천적으로 엄지가 짧아 외가락(검지만 거는 경우)으로 쥘 수밖에 없다면 상삼지로 쥐는 것과 같이 남은 손가락들은 손바닥을 찍도록 구부려 쥐거나 숫깍지로 바꿔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