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팀 세계최초 개복제 성공
사진출처 : 조선일보
▲ 세계 최초로 복제 개를 탄생시킨 황우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연구팀과 복제 개의 모습.
뒷줄 왼쪽부터 이병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와 황우석 교수, 오연주 연구원,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 의대 교수.
앞줄 왼쪽부터 복제 체세포를 제공한 타이와 똑같이 복제된 스너피, 대리모인 심바.
자세한 내용은 뉴스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시한반 쾌거를 축하드립니다
아래는 책의 일부를 정리한것입니다 보세요
2편. 또 다른 하늘을 열기 위하여
아무도 믿지 않았던 기적
- 세상의 모든 위대한 발견은 뜻하지 않게 우연히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세상에 우연한 발견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역시 운 좋게 단 몇 번의 실험만에 성공한 것이 아니다. 똑같은 실험을 하루에 몇 번씩, 몇 년에 걸쳐 수 백, 수 천번 반복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발견할 확률과 끊임없이 싸워왔던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의 실험은 바닷가 넓은 백사장의 모래를 한 번에 한 줌씩 집어내는, 그리하여 그 속에 묻힌 반지를 찾겠다는 참으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전 팀원이 슬럼프에 빠진 채 혹은 몇 달이 흘러간다. 그러다 또 뭔가 될 듯한 조짐이 보이면 팀원들 모두 눈이 반짝이기 시작하고 말 못할 기대감에 부푼다. 그러나 실패는 순식간에 또다시 찾아온다. 반복되는 절망과 계속되는 실험... 이런 과정이 되풀이 되면서 여러 연구원들이 우리팀을 떠났다. 우리팀은 마침내 누구나 만류했던 실험에 뛰어들어 세계 최초로 인간 복제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했다. 팀원들의 가슴속에는 가장 큰 선물인 자신감이 자리 잡았으리라. 실패를 딛고 기적을 이뤄본 우리들은 이제 더 힘차게 불가능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실험실의 젊은이들
- 우리 실험실 사람들은 동이 트기도 전에 도축장에 난소 채취를 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붉은 피가 흥건한 도축장 안에서 소나 돼지의 난소를 잘라오는 것이다. 몸에 피가 튀고 얼굴에 피를 뒤집어쓰기 일쑤다. 도축된 소, 돼지의 난소에서 추출한 난자는 미성숙한 상태라서 하루나 이틀 동안 인큐베이터에서 체외성숙 단계를 거쳐 복제실험에 사용한다. 성숙된 난자는 미세 유리바늘과 정밀현미경을 이용해서 고유의 핵이 제거되고 새로운 체세포가 이식되어 완전히 다른 유전 정보를 가진 수정란으로 발달을 시작한다. 사람 난자의 경우 구하기도 쉽지 않고 동물 난자가 축구공 같다면 사람난자는 물이 가득 찬 고무풍선 같아서 끈적끈적하고 찢어지기 쉽기 때문에 여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난자의 복제를 위한 미세조작을 담당하는 연구원들은 대개 수십만 개 이상의 동물 난자를 다뤄본 복제 실험 숙련자들이다. 사람의 난자 지름은 약 0.08센티미터로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미세한 난자를 잡고 찌르고 누르는 이들의 손놀림은 거의 마법에 가깝다. 그래서 외국 학자들은 이들을 ‘마법의 손’ 이라고 부른다.
- 우리 실험실 연구원들이 다루는 난자수는 대략 하루에 1천개 정도다. 하루종일 현미경을 들여다보면서 난자 하나하나 신중을 기해 실험을 하고나면 눈, 허리, 어깨, 팔,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게다가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작업이라 그 피로도는 보통의 직장인에 비할 바가 아니다. 실험과정 중 단 하나의 오차나 실수가 있어도 안 된다. 이런 일이 1년 365일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계속 반복될 뿐 아니라 실험의 특성상 휴일도 없고 명절에도 쉬기 어렵다. 그것도 몇 달 안에 끝나는 일이 아니다. 우리 일에는 인내가 필요하다. 지루한 일상을 견뎌내는 인내심이야말로 연구자로서 필수요건이다. 현미경을 들여다보고 똑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것도 지루하지만 핵을 제거한 난자에 복제하고 싶은 동물의 세포를 주입하고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킨 뒤 기다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실패를 견디어내는 인내도 필요하다. 착상 자체가 성공하기 쉽지 않고, 착상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유산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대리모의 뱃속에서 몇 달 동안 잘 자라던 송아지가 이유도 알 수 없이 유산되었을 때, 온갖 정성을 들여 마침내 세상에 나온 송아지가 태어나자마자 숨을 거둘 때, 그 허탈함과 안타까움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탄생과 죽음을 번번이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보는 우리들은 생명에 대한 경외심에 대해 어떤 관념론자보다도 더 깊게, 더 절실하게, 구체적인 현실로 가슴에 담고 있다.
미래는 밝다
- 제자들이 결혼하겠다고 배우자와 인사를 하러 올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 남편은 토요일도 없고, 일요일도 없다. 당신 아이가 아빠 얼굴을 모를 수도 있다. 그래도 좋으면 결혼해라.” 우리 실험실에 들어온 순간부터 일반적인 문화생활, 최소한의 인간관계 유지를 위한 만남들, 여가활동 같은 것들은 다른 세상 이야기가 된다.
- 때로는 서울에서 밤 11시쯤 출발하여 농장에 도착하고 분만수술을 끝내면 서너시, 다시 서울로 돌아와 실험에 복귀한다. 이런 일정을 사나흘쯤 강행하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도 있을 법한데 모두들 이를 악물고 버틴다. 코피를 쏟는 것쯤이야 모든 연구원에게 통과의례다. 무박 3일간의 강행군은 여성연구원들도 어김없이 겪어야한다.
- 연구원들은 꽃다운 젊은 나이에 연애도 제대로 못하고 실험실에서 재미도 없는 일에 청춘을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생활보조금 말고는 월급도 없고 재미도 없고 몸만 죽어나게 고생하는 우리 실험실에 들어오는 연구원들은 앞으로도 십수년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그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실험실에 청춘을 묻었다. 그들에게는 숭고한 이상이 있기 때문이다. 인류의 행복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이 소박한 생각에 나는 더 이상 멋진 미사여구를 붙이고 싶지 않다.
- 사람들은 너무나 숭고한 것은 이룰 수 없는 이상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대로 되기만 하면 좋겠지만 세상일이 어디 그러냐는 식이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소리없이 자신의 확고한 신념과 이상에 몸 바친 사람들이 많다.
일에 미쳐야 얻는다
- 성실은 우리가 믿는 최고의 능력이며 가치다. 우리 실험실의 모토는 ‘하늘을 감동시키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에 미쳐야 한다. 일에 미칠 정도가 아니면 하늘에 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연구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던 것도 하늘을 감동시킬 만큼 노력했기 때문이다. 실험실 생활이 힘겨운 나머지 나를 찾아와 우는 학생들도 간혹 있다. 한참 울다가 하는 말은 듣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어디 한두 번 들었겠는가. “교수님 그만두겠습니다. 능력의 한계를 느낍니다.” 그러면 위로하는 대신 이렇게 소리를 버럭 지른다. “이 사람아, 웃기지 마시게. 차라리 자네 성실함에 한계가 있다고 말해! 그럼 내가 받아들이지.” 내 말에 아무도 토를 달지 못한다. 나도 누구 못지않게 노력했다고 자부하지만 누군가가 네가 죽을 지경으로 성실했느냐고 묻는다면 어찌 감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겠는가? 하늘을 감동시킬 만큼 성실하다면 바보라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나는 매일매일 학생들을 보면서 불광불급(不狂不及) 이라는 삶의 원리를 체험하고 있다.
농부의 마음으로
- 땅은 받은 만큼 그대로 돌려준다. 농부가 땀 흘려 일하고 추수를 기다리듯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생명 사랑은 내 곁의 사람으로부터
- 함께 일하는 사람, 함께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애정에서 생명에 대한 사랑과 경외가 싹트는 것이 아닐까? 자기 곁에서 함께 숨쉬며 살아가는 인간을 사랑할 줄 아는 과학자는 절대 인간 생명을 도외시하는 차가운 과학자가 될 수 없다고 믿는다. 만물에 대한 사랑도 경외도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절망을 두려워하지 말기를
- 절망은 새로운 희망과 의지를 꽃 피운다. 그러니 부디, 절망을 두려워말고 맞서 싸우기를.
망중한을 꿈꾸며
- 세포란 녀석들은 주5일제도 명절도 아랑 곳 없다. 연중무휴 살아 숨쉬는 녀석들 때문에 우리 또한 연중무휴 실험실에 나와 있어야 한다. 제발 뒷산 관악산에 발도장이라도 찍자는 의견에 40분 정도 산책을 했다. 연구원들은 참으로 오랜만에 실험실을 벗어난 것만으로도 신이 난 듯 했다. 자연, 자연 늘 입으로 떠들면서도 내게 자연은 저 아득한 기억속의 자연일 뿐이다. 연구원들에게 대자연을 닮아 순박하고 성실한 시골 아이들이면 좋겠다고 염불을 외면서도 정작 자연을 느낄 기회조차 주지 못한다. 인간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제 청춘을 스스로 유폐시킨, 꽃보다 더 어여쁜 내 제자들의 웃음도 즐겼으면 소원이 없겠다. 내년 봄쯤에는 그런 망중한을 단 한나절이라도 즐길 수 있을까?
황우석의 생명이야기 책 정리 : 윤형수 (한민족의 뿌리와 미래 카페 회원)
황우석 박사 이야기 3. 바이오 코리아 그날까지 [1]
황우석 박사 1. 내 친구 소 이야기 [2] b
첫댓글 좋은마음님^^ 휴가는 다녀 오셨는지요? 더운 여름철에는 그저 건강이 최고입니다..
부라보 황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