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확 바뀐 연말정산…지금부터 챙기세요

[수산야(水山野)]

확 바뀐 연말정산…지금부터 챙기세요

내년 1월 서류 제출ㆍ2월 환급
카드ㆍ의료비등 13개월분 반영
과표구간 변경 환급혜택 늘어
학교 급식비ㆍ교과서비도 공제

연소득 5000만원인 직장인 김 모씨. 배우자와 자녀 2명(초등학생 1명, 올해 출생 1명)과 함께 살고 있다.

매달 월급에서 원천징수된 소득세(기납부세액)는 200만원이다.

올해 쓴 비용에서 소득공제받을 수 있는 항목을 살펴보니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액(2007년 12월~2008년 12월)이 모두 2000만원이다. 의료비로는 300만원을 썼다. 김씨는 또 본인 대학원 등록금으로 300만원을, 초등학생 학교 자녀 급식비로 50만원을 각각 냈다. 저축도 틈틈이 했다. 장기주택마련저축에 750만원을 넣었고 연금저축에 300만원을 납입했다.

김씨가 올해분 소득세 연말정산으로 내년 2월 환급받을 금액은 얼마일까.

2007년과 2008년 달라진 세법 기준으로 연말정산 금액을 계산한 결과 김씨는 작년보다 68만7000원 많은 140만6192원을 돌려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근로소득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개정된 세법조항 가운데 △과표구간 조정 △올해 출생한 자녀 추가 공제 △교육비 추가 공제 △신용카드 공제혜택 증가 등 혜택을 받은 덕분이다. 이처럼 소득세 연말정산으로 내년 초 지갑이 두둑해지는 직장인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달라진 세법…두둑해지는 지갑

= 소득세 과표구간이 조정되면서 직장인들의 소득공제 혜택이 부쩍 늘어났다.

예를 들어 그동안 8% 세율은 '1000만원 이하' 과표구간에만 적용됐지만 '1200만원 이하'로 확대됐다. 17% 세율은 기존 '1000만~4000만원'에서 '1200만원~4600만원'으로 변경됐다. 26% 세율은 '4000만원~8000만원'에서 '4600만원~8800만원'으로 늘어났다. 작년과 같은 과세구간일지라도 낮은 세율이 적용돼 내야 할 세금이 줄어든 셈이다. 그만큼 연말정산으로 돌려받는 금액은 많아졌다.

지정기부금 공제 한도와 대상도 확대됐다.

사회복지문화, 예술, 교육 등에 공익성 기부금을 내면 소득금액의 10%에서 15%로 소득공제가 확대됐다. 또 기본공제 대상인 배우자나 자녀가 낸 기부금도 본인(거주자)이 낸 것으로 인정돼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종교단체 기부금은 종전과 같은 소득금액의 10% 한도가 적용된다.

초ㆍ중ㆍ고등학생 자녀 교육비 공제 범위도 늘어났다. 교육비 공제 항목에 학교급식비, 방과후 학교수업료, 교과서 구입비(학교 구입) 등이 추가됐다.

신설된 소득공제 조항도 더러 있다.

당해 연도 출생하거나 입양했다면 자녀 1인당 200만원을 추가 공제하는 항목이 새로 만들어졌다. 장기주식형 펀드에 대해서는 연간 1200만원 한도(분기별 300만원)에서 불입액의 20%(1년차)만큼 소득공제를 새롭게 해준다. 소득공제 비율은 2년차에는 10%, 3년차에는 5%로 낮아진다. 다만 국내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이면서 3년 이상 가입해야만 이 같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연말정산금 내년 2월 환급

= 연말정산 시기가 바뀌었다. 직장인들은 내년 2월 급여 때 연말정산 환급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세법개정에 따라 전년도 12월 1일부터 당해 연도 11월 30일이던 연말정산 시기가 올해부터 당해연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연말정산 일정이 한 달씩 늦춰진 셈이다. 다만 올해는 과도기이기에 작년 12월분 현금영수증과 신용카드, 의료비 사용액에 대해서는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다. 1년이 아닌 13개월치를 올해분으로 소득공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작년에는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가 총급여의 15%를 넘는 금액에 대해 15%를 공제했지만 올해는 모두 20%로 높아졌다.

강형원 국세청 전자세원과장은 "세법 개정으로 현금영수증 소득공제기간이 일시적으로 13개월로 늘어난 데다 소득공제 비율도 높아진 만큼 본인과 부양가족의 휴대폰번호와 카드번호를 반드시 국세청 현금영수증 홈페이지(www.taxsave.go.kr)에 등록해야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올해 연말정산 전략은

= 맞벌이 부부라면 소득공제 항목을 나눠서 과세표준 소득금액을 비슷하게 맞추는 게 절세에 유리하다. 과표구간을 낮춰 세율을 낮게 적용받기 위한 전략이다. 흔히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 자녀공제 등을 몰아주는 방식 역시 과표구간을 비슷하게 맞추기 위한 것이다.

이신규 하나은행 세무사는 "일반적으로는 소득이 더 많은 사람에게 공제를 몰아줘야 하지만 부부 간 소득 차이가 크지 않으면 과세표준이 같아지도록 배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미용ㆍ성형수술이나 한약처방을 이왕 받을 예정이라면 연내 지출해야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항목들은 올해 말까지만 의료비 공제 대상에 한시적으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장기주택마련저축 등 불입액을 미리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득공제 최고 한도까지 불입하지 않았다면 연말 보너스 등으로 추가 납입하면 절세할 수 있다.

출처 매일경제 08.11.28.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