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례 발표
평촌성당 갈뫼 5지역 대원 6구역
+찬미 예수님!
먼저 이렇듯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지나온 3년을 돌아보니 미약한 저를 통하여 베풀어주신 주님의 은총에 더욱 감사할 뿐입니다.
처음 구역장을 맡고 어떻게 우리 구역을 이끌어야 하나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나머지는 주님께서 채워주시리라 믿었습니다.
저희 구역은 신규 아파트 단지 특성상 상호간에 서먹서먹하고,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거리감을 없애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교우가정을 알기 위해 직접 방문을 하기로 했습니다.
한집 한집 전화를 하고 방문했을 때 반응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기쁘게 맞이하는 교우도 있었지만, 귀찮아하고 잡상인이라도 대하는 듯 할 땐 내가 왜 이런 일을 맡았나하고 애꿎은 주님을 원망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아 좌절만하고 있을 순 없었습니다. 다시 용기를 내서 찾아가고, 반모임과 형제회의 모임이 있으면 꾸준히 전화하며, 참석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하도 여러 차례 전화를 했더니, 어떤 자매님은 반모임에 참석하셔서 나눔 시간에,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사람인지 얼굴이나 한 번 보고 싶어서 나왔다고 하여 웃음바다가 된 적도 있었습니다. 꾸준한 권유로 반모임에 참석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저희 구역의 특성은 젊은 형제, 자매가 많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 많아 활동하기에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구역이 지금처럼 재미있고 눈물도 많고 정도 많으며 화목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작은 희생을 감내한 겸손과 사랑의 힘, 그리고 형제님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봉사였습니다.
본당 족구대회를 위해 만들어진 모임에서 형제님들은 냉담자, 외교인, 외짝교우의 남편 등을 불러내어 자연스럽게 친목을 다져주었고, 자매님들은 음식을 준비하여 아이들과 함께 응원하고, 식사도 함께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한 가족처럼 되었습니다. 그리고 서로가 한데 어우러져, 감격적인 첫 회 우승을 이끌어냈습니다.
저희들은 운동만하고 친교만을 나누었다고 생각했지만 주님께서는 참으로 오묘하셨습니다. 그 후 함께 했던 형제, 자매님들은 자연스럽게 냉담을 해소하고, 외교인과 외짝교우들은 세례를 받아 성가정으로 변화하였습니다. 또한 각종 봉사단체에 그야말로 무더기로 가입해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구역에서 있었던 감동 사례를 하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금은 미국에 가있는 릿따 자매님의 시아버님이 간암에 걸리셨습니다. 빨리 간 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시면, 생명이 위험한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릿따 자매님은 수술후유증으로 생명마저 위험할 수 있어 모두들 만류하는데도 자신의 간을 3분의 2나 시아버님을 위해 이식해주는 희생과 사랑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를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시는 주님의 희생과 사랑을 저희에게 일깨워 주었습니다. 저희구역 모든 식구들은 두 분의 수술이 성공하기를 다함께 기도하였습니다. 릿따 자매님의 착한 마음씨에 하느님도 감동하셨는가요? 두 분 모두 수술이 성공하여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 구역은 가족 동반으로 성지순례와 여행을 매년 두 세 차례 다녀오고 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강원도에 있는 겟세마니 피정의 집을 1박 2일 일정으로 35명이 다녀왔습니다. 대식구가 1박을 하며 다녀온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노 자매님들 까지도 모시고 구역이 하나 되는 기쁨을 맞보았습니다. 평화를 구하는 기도와 십자가의 길을 함께 하였고, 특히 저희 구역 식구들만이 모여서 드린 미사시간에는 그 은혜로움이 너무도 커 목이 메어 와 그저 감사와 찬미뿐이었습니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밤늦게 까지 함께 노래하고, 이야기하고, 불꽃놀이를 하였습니다. 끝으로 모닥불을 가운데로 하고, 준비한 촛불을 봉헌하는 예식을 피정의 집 원장 신부님이 이끌어 주실 때 우리는 서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지난달에는 성가대원이 부족하니 많이 입단하라는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 자매회에서 공지사항으로 전한 뒤 무조건 입단하라고 강압적으로 권유(?)하였더니 4명이나 성가대에 입단하였고, 현재는 열심히 성탄성가를 연습하며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신앙생활이란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맡길 때 거부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순명하는 자세야말로 신앙인의 기본자세가 아닌가 합니다.
저는 전교란 구호만으로 또는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처럼 율법에 얽매여서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우들과 이웃들이 서로 모여 밥도 해먹고, 기분나면 맥주라도 한잔하고, 이렇게 마음을 열고 모이다보면 어느새 서로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이럴 때 자연스럽게 성당에 가자고 하면 외교인도 냉담자도 쉽게 받아들이는 것을 저희구역의 사례에서 많이 보았습니다. 겉으로 보면 세속에 물들어 있다고 하실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서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다보면 마침표는 항상 주님과 교회로 돌아옴을 발견하곤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지난 3년여를 돌아보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저희 구역 자매들이 저를 가끔 조폭 구역장이라고 놀려댑니다. 하지만 그들이 있기에 저는 너무나 행복하고 가슴 뿌듯하게 오지랖을 넓히며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좌절도 하고, 때로는 주님을 원망한 적도 있었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때, 주님은 저희의 이런 마음을 다 헤아리시고, 곧 더 큰 기쁨으로 채워주시곤 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미 천국의 자리를 예약한 사람들이니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입니까? 그러니 더 신나게 아버지 말씀대로 살며,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며, 항상 주님을 닮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며 살아갑시다. 아멘.
부족한 글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