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두 주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날씨가 많이 선선해져서 오늘은 공간초록에서 모여봤어요. 김현아, 이수빈님과 저가 먼저 모였고 그 뒤에 강동수님, 더 뒤에 김승홍님까지 자리해 주셨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책을 읽기에 앞서 제가 준비한 읽을거리를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바로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전력난' 문제에 대한 기사와 논평인데요,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하승수님의 <진짜 전력난의 주범은 누구인가> 그리고 역시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이유진님의 <폭염과 원자력 그리고 전력난>이라는 글이었어요. 전력난의 진짜 주범은 과연 누구인지, 폭염 속 전력난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어느 쪽이어야 할 지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글이라 제가 직접 링크까지 걸어 뒀으니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네요.
책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깐 밀양 얘기를 나눠 봤어요. 밀양 주민들은 송전탑 건설 문제로 수 년간 지난한 싸움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최근 한전 측에서 다시 공사를 시작하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며칠 전 경찰 십여명이 송전탑 대책위원장으로 활발히 움직이시던 주민 한 분을 꼭두새벽부터 체포하는 일이 일어났어요. 현재는 여러 주민분들이 경찰서 앞에 진을 치고 그 분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김현아님과 저는 이번주 토요일 저녁에 밀양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하려고 해요. "덜덜덜"에서도 여건이 되는 분들이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몇 번 가 보면서 느꼈지만 부산에서 밀양까지는 굉장히 가까운 편이에요. 부산역에서 밀양역까지 한시간도 채 걸리지 않더라구요. 많은 분들이 또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오늘은 처음으로 단체샷을 찍어봤습니다 ^^)
이래저래 수다를 떨다 보니 강동수님이 합류하셨어요. 그리고 오늘은 책의 "4장 : 독일은 어떻게 탈핵과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가" 의 앞 부분을 함께 읽었습니다. 지금 제 책의 행방을 찾을 수가 없어서 자세히 옮기기가 어렵습니다만 (혹시 제 책을 소지하고 계신 분은 연락주세요. 집에 와 보니 책이 없어 ㅜ.ㅜ) 이미 30여 년 전인 70년대부터 독일 사회에서는 반핵 의제가 시민사회 내에서 본격화되었더군요. 핵발전소 건설 반대 투쟁을 거듭되면서 녹색당 창당을 통해 탈핵 시민의 정치세력화가 이루어지고 결국 의회에까지 진출하는 과정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반핵 운동이 나아갈 이정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근데 저희가 항상 그렇듯이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어요 ^^;
이번 챕터에 조금 어려운 용어들이 나와서 조금이나마 아는 사람이 설명해 주기도 하고 하면서 수다는 다시 방사능과 관련한 먹거리 안전, 그리고 후쿠시마로 향했습니다. 사고 발생 후 2년이 더 지났는데 지금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는 더 커지고만 있습니다. 공기 중으로는 방사능 수증기가, 바다로는 계속해서 오염수가 누출되고 있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수산물 전반에 대한 불안은 높아져만 가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수치를 비롯하여 구체적인 정보들이 공개되지 않고 있으니 어찌 불안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런데도 많은 경우 이런 불안이 지나친 기우로 혹은 제 건강만 챙기는 과민반응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들 사이에서도 이런 불안이 묵살되기도 하니까요.
바로 옆 나라에서 이토록 큰 핵 사고가 일어났는데도 왜 우리는 방사능 위험에 대한 인식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걸까요. 왜 탈핵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쉬 높아지지 않는 걸까요. 굉장히 궁금한 대목입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눠 봤지요. 여기서부터는 김승홍님도 합류를 하셨습니다. 후쿠시마 사고의 상황과 그 영향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알려지는 것을 차단하고 있는 언론과 정부가 우선 지적됐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어리석은 시도가 일본 사회 내에서, 그리고 한국 정부와 언론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또한 많은 사람들이 자기 눈 앞에서 직접 피해를 겪거나 보지 않으면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방사능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데다가, 후쿠시마 핵 사고와 관련해서 방송 뉴스로 접하게 되는 화면은 그것이 곧 우리의 문제이기보다는 그냥 딴 나라 일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날 그날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옆 나라의 발전소 사고 따위는 더 그렇겠지요. 하루하루 일상에 치이는 와중에 다른 문제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관심을 갖든 안 갖든 핵 사고의 피해는 바로 우리 삶을 뒤바꿔놓는다는 점이겠지요. 자기 삶을 살아내기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우리의 가족, 친구들을 비롯한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에너지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는 어려운 일일 겁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편견없이 대화할 수 있는 관계를 이리저리 만들어가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에너지 문제이기 이전에 우리 행복과 관련된 문제니까요 ^^
(한컷 더!)
항상 그렇듯 많은 수다를 떨지만 그 전부를 옮기지 못하는 점이 아주 쬐끔 아쉽습니다. 이번 모임은 두 주 만이라 그런지 유난히 풍성하게 수다를 떤 느낌이 듭니다. 다음 주에는 <탈핵 : 포스트 후쿠시마와 에너지 전환 시대의 논리> 4장의 뒷부분을 마저 읽을 예정입니다. (참, 오늘은 이 책이 끝난 다음에 "덜덜덜"에서 하려고 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재밌는 것들이 계획되어 있으니 앞으로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이 수다판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실 분들을 항상 기다립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연락 주세요. ^^
<대망의 열한번째 모임!>
일시: 9월 3일 화요일 저녁 7시
장소: 부산교대 앞 "공간초록" (네이버검색하면 나와요^^)
내용: <탈핵 : 포스트 후쿠시마와 에너지 전환 시대의 논리> 라는 책을 가져와서 읽거나 말거나 수다 떨기!
연락처: 010.3139.8883 (허주영)
첫댓글 언제나 덜덜덜 홧팅.^^ 다들 보고싶네요. 사진보니^^
고맙습네다 ㅎ 덜덜덜 한번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