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5월 5일이면 아내와 결혼한지 48주년이 됩니다. 그런데 미국 코미디쇼에 나온 이야기가 내 이야기 같아서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한 남자가 아버지에게 어머니와 48년간 결혼생활을 잘 유지한 비결을 물었습니다. 아버지는 “네 머리에 떠오른 첫 번째와 두 번째 말을 절대 하지 마. 오직 세 번째만 말하면 돼” 라고 답했습니다. 나는 이 대답에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오래 살아오면서 부부간에 있었던 수많은 다툼의 원인을 분석해 보고서야 다 늙어 비로소 깨닫게 된 아쉬움이 많이 남은 부부간의 관계에 대한 지혜입니다.
아버지에게 질문을 던졌던 아들이 얼마 후 가족 여행을 떠났습니다. 2살 된 아이에게 먹일 음식을 아이스박스에 담았는데, 도착해보니 모두 녹아 있었습니다.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넣지 않은 겁니다. “아이스박스니까 얼음을 넣을 필요가 없잖아.” 라고 말하는 아내에게 남편은 화가 났습니다. 그때 아버지의 충고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와 두 번째 떠오른 말을 버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스박스가 고장 났나 봐.”
너무 쉽게 판단하고 떠오른 말, 한순간을 참지 못하고 내뱉은 그 말 때문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다툴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내 곁을 떠나고 맙니다. 그러므로 부부 사이는 물론 목회자와 성도 사이에도, 성도와 성도 사이에도, 부모 형제자매 사이에, 아니 모든 인간관계에서 이제는 한 번, 두 번 숨을 고르고 세 번째 떠오르는 말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그러면 가시 돋친 듯한 우리 사회가 조금은 여유로워지고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 아멘! 아멘입니다.(벧전 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