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소변이 마려워 일어서게 되었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났는지 핑 돌면서 어지러웠다 흔치 않은일이라서 어두운데 갑자기 앞으로 쓰러지게 되었다 순간적으로 손을 이마에 대고서 쓰러졌다 쿵하고 쓰러지는 소리를 귀로 들으면서 얼굴이 방 바닥에 부딪히는 충격을 느꼈다 순간 손가락이 많이 아파왔다
감기기운이 있어서 약을 먹었기 때문인지 그런 일이 일어났다 얼굴은 상처가 나질 않았지만 왼손 4번째 근위부가 부어올라 왔다
손등이 아니었으면 얼굴이 큰 충격을 받을 순간이었다 순간적으로 손을 어찌 가져다 대었는지 다행으로 큰 부상을 입지않아 불행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큰 소리에 충격을 받았는지 놀래서 일어났다
외래에서 혈압환자들이 전립선약을 동시에 먹다보면 기립성 저혈압이 밤중에 소변을 보러가다가 당하는 일이 흔히 있어서 알고있었지만 내가 그 일을 직접당하다 보니 남의 일이 아니다 싶었다 '삶과 죽음이 종이 한장 차이'라는 말이 실감이 간다 만일 내가 손을 받치지 않고 또 화장실에서 미끄러지는 사건이 있었다면 뒤로 넘어져 뇌진탕에 재수가 없으면 모난데 머리충격을 받으면 뇌실질 손상에 출혈까지 안오라는 보장이 없지않은가 ! 생각하니 그만한게 다행이다 생각했다 실지로 그런 경우가 다반사로 생기지 않은가!
의사는 환경이 아픈사람과 함께 하기에 자신은 그런 상태와 무관하리라 방심한다
그러기에 검진도 받지않고 시기를 넘게 늦게 발견해 치료도 못하고 돌아가시는 경우가 흔하다 방심도 그렇지만 혹시나 병이 있으면 어쩔까 하는 두려움도 검사를 받지 않는데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의사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다
보통 사람처럼 생각하고 보통 사람처럼 증상이 있을때는 진료를 받아야 된다 젊어서는 그런대로 지냈는데 내가 처방한 약으로 내가 새벽에 기립성 저혈압으로 쓰러지고 보니 생각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젊을때 처럼 몸이 딸자주질 않으니 마음은 급하고 몸은 뒤에 온다
일도 마찬가지다 최선을 다하는 것 보다 내 능력의 70프로 만 쓴다고 생각하고 환자를 보는것이 좋을듯하다
과로도 하지 않고 내 능력의 범위안에서 조금 적게 진료하는 것이 좋겠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그래서 생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