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에는 온 국민이 잠깐 경악하는 시간을 보냈다. 나도 TV를 보던 중 갑자기 프로그램이 중단되고 나오는 대통령 특별 담화 방송을 보았는데, 정말 당황스러운 단어가 들려왔다.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발표였다. 이미 여러 차례 비상계엄령을 경험했던 나에게는 매우 당황스럽고 충격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왜?’라는 의문이 생기면서 내가 모르는 매우 시급한 상황이 발생했는지 뉴스들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매우 혼란스러운 짧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어지는 뉴스들을 지켜보며 대략의 상황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중무장한 특전사 군인들이 국회에 난입(亂入)하는 상황을 보면서 과거의 끔찍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제발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다행히 길지 않은 시간 안에 국회에서 계엄령 해제안이 가결되었고, 군인들이 철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잠자리에도 들지 못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시간이었다.
나는 정치적으로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는 편에 속한다.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확증 편향(確證偏向, Confirmation bias)을 가지지 않았다. 성경적 진리에 대해서는 타협할 수 없지만, 불변하는 진리가 아닌, 해석에 따라 그 적용이 조금 다를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열려져 있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나의 선택은 그때마다 후보의 인물됨과 좀 더 낫다고 여겨지는 사람, 때로는 차악(次惡)의 선택을 하였지, 특정 당(黨)의 사람에게 표를 주지는 않았다. 그리고 교회에서도 어떤 당이나 사람을 선택하라는 말도 한 적이 없다. 그저 진심으로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에 따라 선택하라고 말할 뿐이었다. 물론 누가 봐도 절대악(絶對惡)이라면 그것은 결사적으로 말려야 하겠지만, 이 절대악이란 것은 그 기준에 따라 매우 다른 해석을 가질 수 있기에 사실 모호하기도 하여 또 다른 분쟁을 야기(惹起)하기도 쉽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너무 극단적인 정치 편향을 지닌 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 쪽에 편향된 자들은 상대방은 무조건 악하고, 우리는 무조건 옳다고 주장한다. 어떠한 타협점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균형감 있는 지도자가 등장하면 그러한 자가 정치적 지도자로 선택되기가 참 어려워진다. 이번 사태로 인해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여론이 극대화되고 있다. 그런데 탄핵된 후에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일까 생각해 보면 딱히 명쾌한 답이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기에 참으로 답답하다. 나는 때로 특정 진영의 사람이 당선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제3의 인물에 관심을 가질 때도 많다. 누군가는 그렇게 하면 엉뚱한 사람이 이득을 얻어 당선된다고들 말한다. 사실 정치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 관록자 그룹의 적극적 지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누군가의 당선 여부를 떠나 균형감 있는 사람을 택하고 싶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이 시대에 균형감 있으면서도 분별력을 가지고 강력하게 이끌 수 있는 지도자를 세울 수 있는 성숙함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걸까?
(안창국 목사)
#라이트하우스고양
#균형감있는지도자가필요하다
#확증편향을버려야한다
#극단적인정치적편향성을버려야할때
#정치적인성숙함을기대한다
#비상계엄령발령사건을바라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