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매너지먼트 ?
‘짜식! 왠 일이야! 부킹 해 놓고 날 초대를 다 하다니.
혹시 스승인 날 잡아 먹을려고 하는거 아냐? 요즘 잘 맞는다더니.’
훈제넘하고는 사실 라운딩 할 기회가 너무 없었다.
녀석은 맨날 접대상 골프를 쳐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한 라운딩이 대부분이었구.
사실 머리 얹어 주고는 처음인 제자와의 라운딩.
“민아! 여기!”
‘짜식! 비즈니스 골푸가 몸에 밴 넘이라 다르긴 다르네.
난 일부러 몸 좀 풀려고 1시간 전에 왔는데. 벌써 와 있다니.
기본은 되어 있구만!’
“몸 좀 풀었냐?
너 혹시 스승인 날 칠려고 오늘 부른거 아니냐? 칼 많이 갈았겠구만.”
“야! 무슨 소리야! 이래봬도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라고 믿는 나야!
네가 머리 얹어 준 덕에 내가 누구랑 라운딩을 해도 매너 하나는 똑 부러 진다고들 하잖냐.
다 네 덕으로 항상 감사한다. 근데, 우리 팀장님 알지? 저기!”
“김민씨! 오랜만이야.
오늘 싱글한테 한수 좀 배우자구. 좀 잘 알려 줘.
그리고 오늘 게임은 스트로크 게임으로 하지 뭐!
훈제대리한테는 내가 2개 주고, 우리 싱글님한테서는 내가 6개 받을께.”
전반 나인홀 성적.
팀장님 : 6 오버 파.
김훈제 : 13 오버 파.
김 민 : 5 오버 파.
“야! 훈제! 나 좀 봐!” 한껏 풀이 죽은 훈제넘을 슬쩍 불렀다.
너! 팀장님이나 나한테 이길려고, 잔뜩 힘이 들어 가 있는 게 너무 표시 나 임마!
너! 살려면 죽고, 죽기로 하면 산다는 얘기도 모르냐?
이길려고 하지말구 그냥 비슷하게만 친다고 맘 먹어.
그리고 아까. 너 4번 홀에서 더블파+1 5오버파 한 데 말야!
네놈은 그러니까 아직 하수야!
그 전까지 파,보기,보기 잘 하고 있었잖냐?
근데, 4번홀에서 그게 뭐냐?
드라이브 쪼루나서 홀까지 260야드 정도 남았구.
세컷샷 : 우드로 뒷땅 처리. 30야드 전진.
서드샷 : ‘어쭈구리!’ 하면서, 그 우드 그대로 쥐고 또 뒷땅질.
40야드 전진.
네번째샷 : 그제야 사태를 짐작하고는, 아이언 6번으로 잘 쳐서.
홀 앞 40야드까지 잘 보냈구.
다섯번째 샷 : 40야드짜리 쿼트 스윙. 또 뒷땅. 온그린 실패
여섯번째 샷 : 홀 앞 20야드에서 어프로치 샷. 겨우 온 그린.
몇번째로 온 시켰는지 생각 하느라 퍼팅라인 읽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고.
결국에는 3퍼팅으로 홀 아웃.
네 매너지먼트에 뭐가 문제가 있었는지 함 알아 볼래?
첫째, 홀까지 260야드나 남았는데, 갑자기 우드는 쥐고 난리냐?
우드 갖구 내가 제일로 잘 쳐본들 얼마나 가냐? 한 200야드 가?
그래 잘 맞춰서 200야드 갔다구 치자.
그럼 홀까지는 아직도 60야드 남았지?
그럼 너 60야드미터에서 원 퍼팅 거리에 갖다 놓을 자신 있어?
뒷 땅 안 친다는 보장 있어? 아니지?
근데, 왜 거기서 암 생각없이 우드를 잡구 난리를 치냐?
너! 거기서 만약 7번 아이언 잡구 쳤다고 해 봐.
그래서 140야드 남겨두고 다시 네가 제일로 자신 있을 8번으로 또 쳐서 온 그린 했다면 보기로 막았던 거야!
둘째, 네번째 샷에서도 그래!
거기서 홀까지 남은 거리가 190야드니까 설사 우드를 한번 더 쥐고 쪼루가 나더라도
150야드이내의 아이언 거리로 들어 가잖냐.
근데 왜 거기서 애매한 6번 아이언을 쥐고 홀까지 40야드라는 부담되는 거리에 갖다 놓고는,
스스로 40야드 쿼터 스윙 뒷땅이라는 실수를 유발 하냔 말야!
스스로 함정에 빠진 꼴이잖냐!
매너지먼트라는게 별 것 아냐!
결국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냉철한 판단을 한다는 거지.
실수를 했을 땐 거기에 상응하는 점수로 낮춰 잡아!
그게 매너지먼트야!
그리고, 잘 치는 사람하고 할땐 이길려고 하지말고 그냥 비슷하게 친다고만 생각하고 쳐!
하수니까 지는 게 당연하다고 맘 편하게 먹고 게임을 해 봐!
한결 맘이 편해 질꺼야!
게임에는 비록 졌지만, 한수 배울 수 있는 기회잖아.
“김민씨!
아니! 아까 김대리한테 뭐라고 했길래 후반에 갑자기 김대리가 저렇게 날았어?
훈제넘! 결국 후반에는 5 오버 파 쳤구, 해서 합이 18 오버 파로 팀장님과 동타를 했다.
“근데! 김민씨! 나 오늘 김민씨 다시 봤어!
아니! 이렇게 더운 데도 어떻게 그렇게 동반자들 볼을 다 찾아 주러 다녀?
나 같으면 힘 들어서라도 못 그러겠던데.
그리고 동반자들 퍼팅 라인에 있는 작은 모래도 왜 그리 정성스레 다 치워 줘! 참! 대단해!”
“팀장님! 근데요! 아까 그 13번 홀에서 제가 파 퍼팅 할려고 할 때
저 친구가 제 퍼팅 라인에 있는 모래알갱이를 치워 줬잖아요.
사실 전 퍼팅 거리가 좀 멀어서 집어 넣겠다는 맘이 없었거든요.
근데 저 친구가 하도 정성스레이 모래알갱이를 치워 주니까 미안해서 더 신중히 쳐 지더라구요.
사실 저 친구 덕에 파 잡은 거죠 뭐!”
그날의 19홀 분위기는 아주 화기애매(?) 했었다!
첫댓글 좋은 지적 입니다.
본인은 우드를 거의 치지 않으며 아이언5번으로 정확도를 높입니다.
6개월 후 목표로 우드를 차분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골프는 욕심을 내는 순간 끝난거죠...
힘이들어가기 때문에 미스샷할 확율이 대단히 높아지니까요...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