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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영재 기출해설 최초 공개.. 2014학년 문제와 해설 | ||||||||||||||||||
'선행학습 통한 문제해결은 부정적 평가'..교과과정내 접근 필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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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김경숙 기자] 그간 베일에 싸였던 과학영재학교 기출문제가 학교 당국의 해설과 함께 최초로 공개됐다. 대표적 과학영재학교인 한국과학영재학교와 서울과고는 이례적으로 기출문제 공개와 함께 풀이를 베리타스알파에 15일 공개했다. 사교육시장으로 중심으로 기출문제에 대한 정보가 왜곡, 공교육현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두 영재학교가 공개한 문제들은 모두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지 않는다. 중학교과정을 기반으로 영재성을 측정하는 창의적 문제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매우 힘겹지만, 그만큼 자부심도 느낀다는 학교측 전언이다. 사교육시장에서 일부 응시학생들을 통해 기출문제를 얻곤 하지만, 대부분 왜곡된 문제형태라는 것. 풀이과정 역시 선행을 통한 풀이로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고, 중학교과정으로 힘들게 풀어낸 것에 의미를 둔다고 학교들은 전한다. 기출문제가 공개될 경우, 유형학습으로 현장이 왜곡될 것에 조심스러운 측면은 있지만, 사교육기관에 기댄 준비로 힘겨울 수험생들에게 학교가 나서서 문제를 공개하고 해설까지 붙였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학교들의 기출문제는 매번 유형을 달리 해 출제된다는 사실을 부연한다.
한국영재 원서접수 21일까지 KAIST 주설 한국과학영재학교(한국영재)의 2015학년 전형은 14일부터 21일까지의 원서접수와 5월14일부터 16일까지 치러지는 2단계전형, 6월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는 3단계전형을 남겨두고 있다. 이미 대전과고와 광주과고 서울과고 순으로 원서접수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15일 경기과고, 16일 대구과고 접수마감 이후인 21일 접수마감으로 일정은 가장 늦은 축에 속한다. 지난해의 경우 144명 모집에 2295명이 지원, 15.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부산지역임에도 경기에서 666명이 지원해 최다를 기록했다. 서울은 588명, 인천은 155명으로 수도권 지원자는 61.4%였다. 부산 271명, 경남 118명 등 부산·경남권에서 17.0%가 지원했다. 학년별로는 중3이 1799명, 중2 383명, 중1 95명, 고1 3명, 검정고시 합격자 6명 등이 지원했다. 국제학생 1명과 외국유학생 8명도 있었다. 한국영재에도 남학생이 1864명으로 431명이 지원한 여학생보다 훨씬 많았다. 한국영재의 2015학년 전형의 가장 큰 변화는 우선선발 비중을 늘렸다는 사실. 입학정원은 올해 120명으로 지난해 대비 24명 감소한 반면, 우선선발인원은 지난해 30명에서 10명 늘어난 40명 이내로 책정됐다. 한국영재는 영재학교 중 가장 빠른 2013학년에 우선선발을 도입한 바 있다. 한국영재의 전형은 ▲1단계 학생기록물 평가(1000명 이내 선발) ▲2단계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200명 이내 선발/우선선발 40명 이내 포함) ▲3단계 영재성 다면 평가(120명 내외, 우선선발 40명 이내 포함)로 진행된다. 1단계의 경우 중학교생활기록부(II)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서류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학교측은 "서류를 통해 지원자의 ▲수학능력(수과학성취도/학업 수행력) ▲탐구능력(교내 수상실적/다양한 수과학적 경험/창의적 사고력) ▲학문적 열정(지적관심과 집중/자기관리능력/특정분야 영재성 및 창의성) ▲개인적 열정(지원동기/성장환경/관심분야/예술적 재능/환경극복) 등을 두루 살핀다"고 밝혔다. 자기소개서는 평소 수/과학 능력을 가지고 균형 잡힌 역량을 길러온 과정을 솔직하게 담는 게 관건이고, 한국영재의 경우 추천서를 담임교원과 수/과학교원으로부터 총 2부를 받아 제출하는 특징이 있다. 2단계 창의적 문제해결력평가, "과학 140분, 수학 180분 동안" 2단계가 지필고사 형태다. '창의적 문제해결력평가'라는 이름으로 과학 140분, 수학 180분 동안 푼다. 한국영재 2단계전형은 기출문제 일부가 이미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다. 하지만 학교측이 문제해설까지 언론에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 김동훈 한국영재 입학팀장은 한국영재의 2단계 창의적 문제해결력평가의 전반적 평가요소에 대해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분석, 종합, 평가 등의 고차적 사고를 평가한다"며 "하나의 풀이 방법이 아닌 다양한 방법의 접근이 가능한 문제로 평가하고, 훈련에 의한 성적우수자가 아닌 과학 분야의 창의성이 탁월한 자를 선발하며, 수학/과학영역의 개념을 분석/종합/평가하는 고급사고력과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평가에 초점을 둔다"고 말했다. 한국영재가 베리타스알파에 공개한 기출 및 해설은 2단계 창의적 문제해결력평가의 수학 한 문항, 과학 한 문항으로 총 두 문항이다. 수학문항의 경우 중1 과정의 '8. 입체도형'에서 출제됐다. 김동훈 한국영재 입학팀장은 "상상력과 독창성, 분석적 사고력이 필요했으며, 공간지각력과, 예측, 실험설계, 결론도출에 의미를 뒀다"며 "학생들은 입체도형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성질을 알고, 입체도형의 겉넓이를 계산할 수 있으며 실생활 문제에 적용할 수 있어야 했다"고 밝혔다.
과학문항은 중3 과정의 'Ⅳ. 대기의 성질과 일기변화, Ⅱ. 물질의 특성'에서 출제됐다. 김동훈 한국영재 입학팀장은 "자료해석, 가설설정, 실험설계, 예측과 추론, 결론도출에 초점을 두고 평가했다"며 "주어진 자료를 읽고 해석 가능하며, 경험적인 판단으로 가설을 설정할 수 있어야 했고, 자신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를 설계할 수 있으며 주어진 자료를 이용하고 예측과 추론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필요한 정보를 파악해 내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종합적 사고력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험생들이 해당 문제에 대해 어려워했던 지점에 대해 김 팀장은 "동일한 조건에서 하나의 개념을 얼마나 심화된 정도까지 끌고 나갈 수 있는지가 어려운 점"이라며 "수학의 경우, 입체 도형을 있는 그대로 분석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자르거나 붙이는 조작을 통하여 조건에 합당한 새로운 입체도형을 만드는 창의적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입시를 치를 수험생들에게 김 팀장은 "2단계 평가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문제를 정확하게 풀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행지식을 활용하는 것보다는 자기 생각으로 해결하는 과정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선행학습 지식을 활용한 문제해결은 평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혹은 경시대회 수준으로 준비하지 않아도 중학교 수준의 내용을 철저히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거듭 강조했다. 한국영재 3단계(최종)평가인 '영재성 다면 평가'는 2박3일 일정으로 실시된다. 김 팀장은 "개인, 집단, 인성면접으로 진행되며, 글로벌 과학자로서의 자질 및 잠재성을 평가하기 위한 창의/인성캠프 형태로 진행된다"며 수험생들이 상황을 예상할 수 있도록 조언했다. 한편 한국영재를 최종합격 학생들은 '입학 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교육으로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합격자는 입학 전 교육 참가 시 학교생활기록부(II)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한국영재측은 "우선 선발 합격새 중 우수학생을 선정해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라며 "본교의 설립 목적이 이공계열 수/과학 인재 양성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의/약학 계열의 진로 희망자는 본교 진학에 부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영재는 어떤 학교? 과학영재학교의 전범(典範).. 최근 3년 이공계 진학률 98% 무학년 졸업학점제를 도입해 전공과 진로를 고려한 대학수준의 심화과목을 수강하는 한편, 창의연구활동으로 연구자의 자질과 태도를 함양한다. 속진수업 이후 올림피아드 대비에 주력하는 과고 시스템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배경은 영재학교 설립근거를 마련한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초중등교육법에 놓인 과고보다 학사운영 교원임용 교육활동 전반에 자율성을 가졌다는 데 있다. 서울과고(2009학년) 경기과고(2010학년) 대구과고(2011학년) 광주/대전과고(2014학년) 등 실력 있는 과고들이 영재학교로 전환하는 데 열심이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영재는 과학영재학교 중 유일하게 유일하게 국립지위를 갖는다. KAIST 부설이기 때문이다. 다른 영재학교들은 모두 시도교육청 소속 공립인 반면, 한국영재만이 유일하게 미래부 소속으로 국립지위를 가지며 미래부의 대규모 과학기술진흥기금을 받아 운영한다. 지난해 받은 과학기술진흥기금은 무려 138억원이나 됐다. 서울대보다 KAIST 진학 선호 한국영재는 ‘영재학교 가운데 가장 과학영재교육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서울대 진학실적을 들어 경쟁력을 폄하하는 시각이 있어 답답하다는 입장. 서울과고나 경기과고에 비해 ‘서울대 못 가는 학교’로 평가절하되는 탓이다. 2014 서울대 합격실적에선 서울과고 92명, 경기과고 74명에 이은 40명으로 밀리는 편이지만, '카포' 지수에선 절대강자로 군림한다. 베리타스알파가 KAIST와 포스텍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2014학년 고교별 과고/영재학교 최종등록자수’를 분석한 결과 전국 24개 과고/영재학교 중 KAIST와 포스텍에 가장 많이 진학시킨 학교는 한국영재였다. 한국영재가 KAIST 93명, 포스텍 3명 등 총 96명을 진학시키며 1위를 차지한 것. 2위는 한성과고(52명)이었으며, 이어 경기북과고(40명) 세종과고(37명) 광주과고(35명) 부산과고(33명) 경남과고(29명) 부산일과고(29명) 대전과고(28명) 대구과고(27명) 창원과고(27명) 순이었다. 서울과고는 KAIST 2명, 포스텍 4명 등 총 6명의 진학실적을 내는 데 그쳤다. 한국영재측이 "이공계에선 이공계특성화대학 진학결과를 잣대로 삼아야 한다"고 속사정을 토로하는 배경이다.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하고 KAIST에 진학하는 한국영재 학생도 여럿. 2013학년 서울대 합격자는 총 37명이지만 26명만이 진학했고, 2012학년에도 33명이 합격했지만 24명만 최종등록을 했다. 2014 수시모집 당시 서울대에 1차 합격한 10명의 학생은 2차 면접을 포기했다. 서울대와 KAIST의 면접 전형일이 겹쳐서다. 여느 학교에서 보기 힘든, 한국영재만의 이례적인 모습이다. 과고/영재학교의 이공계 특성화 대학 진학자 수는 과고/영재학교가 설립취지대로 이공계특성화 대학 진학 지도에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과고/영재학교들의 R&E연구, AP과정 등을 통해 ‘합격자’를 많이 배출할 수 있지만 '등록자'로 만드는 데는 교사들의 성실한 진학지도가 필요하기 때문. 특히 일부 우수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이공계 처우를 보고 이공계열이 아닌 의/치/한으로 진학하는 풍토가 있었던 만큼 이공계열 특성화 대학으로 학생들을 진학시키키 위해서는 진학교사들의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한국영재 학생들이 서울대보다 KAIST를 선호하는 배경에는 KAIST 부설로서의 의미도 작용한다. 한국영재 학생들은 한 해 100명 가량이 큰 문제 없으면 KAIST에 진학할 수 있다. KAIST 진학 후 AP(Advanced Placement: 대학과목선이수제)교과에 대한 학점(최대 59학점)도 인정받을 수 있다. 학교가 제시한 자격을 갖춘 우수학생의 경우 KAIST Honor’s Program로 졸업 직전 학기에 KAIST에서 전공과목을 수강하며 미리 학점 취득이 가능하다. KAIST 졸업에 필요한 학점의 일부를 입학 전에 미리 취득해놓을 경우 졸업시기를 앞당겨 자신이 뜻을 둔 분야에 또래보다 먼저 진입하기 쉬운 이점이 있는 셈이다. 한편 과고 영재학교 학생들의 이공계대학 진학 선호도는 서울대 KAIST 포스텍 순서라는 게 정설이다. 고교과정에서 심화학습의 연장선에서 AP과목을 인정해 주는 등 KAIST 포스텍 진학이 자연스럽지만 여전히 연구분야 네트워크에서 여전히 서울대 동문파워를 무시할 수 없는데다 오랫동안 쌓인 지명도 때문으로 보인다. 지역적 특성이나 학교의 배경에 따라 선호도가 차이날 수도 있다. 수도권지역은 서울대의 선호도가 높은 편인 반면 KAIST 부설 한국영재를 비롯해 대부분 과고 영재학교는 KASIT 선호도가 높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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