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달력(月曆) 이야기
음력(太陰曆)은 동양에서 일찍 발달했던 천문학(天文學)이라고 보아야 하는데 약술(略述)해 보면,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는데 지구 둘레를 다시 달(月)이 돌고 있으니 지구는 달을 데리고 태양을 도는 것이다.
지구는 달(Moon)이 하나지만 목성(木星)은 워낙 크고 인력(引力)이 강하다 보니 메티스(Metis), 이오(Io), 유로파(Europa), 가니메데(Ganymede) 등 79개나 되는 위성(衛星)이 돌고 있다고 한다.
양력(陽曆)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것을 1년(年)으로 하는데, 음력(陰曆)은 달(月)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것을 1달(月)로 잡는다. 음력(陰曆)은 12달(月)을 모아서 1년으로 잡는데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음력(陰曆)으로는 매월 15일이면 보름달(滿月)이 솟아오르는데 양력은 달(Moon)과 전혀 관계가 없다.
달의 모양에 따라 부르는 명칭을 보면 다음과 같다.
초승달 ⇨ 상현달 ⇨ 보름달 ⇨ 하현달 ⇨ 그믐달
합삭(완전월식) ⇨ 부분월식 ⇨ 부분일식 ⇨ 개기일식 ⇨ 금환식
하늘에 뜨는 달을 보면 음력 매월 2~3일이면 초승달, 8~9일이면 상현달, 14~15일이면 보름달, 20~21일이면 그믐달이고 25일 경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해⇨달⇨지구가 일직선에 있어 달이 해를 가리는 것이 일식(日蝕)인데 조금 가리면 부분일식, 완전히 가리면 개기일식, 한가운데 들어가서 둥그렇게 고리(環)처럼 빛이 나면 금환식(반지 모양)이라 한다.
또, 해⇨지구⇨달이 일직선에 있어 지구의 그림자로 달을 가리는 것이 월식(月蝕)인데 완전히 가리면 완전월식(合朔)이라 하고 부분만 가리면 부분월식이 된다. 그러나 일직선이 매우 드물다.
음력 명절 중에 설날 다음으로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과 8월 한가위(음력 8월 15일)가 우리나라의 가장 큰 명절이다. 음력 1월 15일이면 달이 뜨기 바로 전에 횃불을 돌리고 횃불 싸움도 있었다. 깡통에 구멍을 뚫고 숯불과 고무신 떨어진 것을 넣은 후 철사줄로 끈을 달아 돌리면 불이 잘 붙었다. 또 이웃 마을끼리 두 마을을 잇는 다리를 놓고 횃불 싸움을 벌이기도 했었다.
그 밖에도 달집태우기, 연날리기, 약밥 얻으러 다니기 등... 우리나라의 옛날 풍습이다.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기간은 달의 위상(位相)으로 보면 약 29.5일이고 별자리를 기준으로 공전(空轉)주기를 보면 약 27.3일인데, 이것을 한 달로 잡았으니 1년을 꼽으려면 얼마나 헷갈렸을까.... 양력(陽曆)으로는 365일이 조금 넘으나 음력(陰曆)으로 보면 거의 10일이나 모자라는 셈이다. 따라서 양력은 4년에 하루를 보태 윤년(閏年)을 만들지만, 음력은 3년에 1달을 더해(閏月) 1년을 채워야 한다.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한 바퀴 돌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春夏秋冬)이 생기는데 달을 기준으로 하면 전혀 맞아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일례로, 고대 로마의 율리우스력(Julius曆)에서는 4년에 윤일(閏日)을 두는 방법이 채택되었고, 현행력(現行曆)인 그레고리오(Gregorio曆)에서는 400분의 97, 즉 400년에 97일의 윤일을 두도록 정해져 있다. 율리우스력은 시저(Julius Caesar)가 이집트로 원정 갔을 때, 그곳의 역법(이집트력)이 계절에 잘 맞는 것에 놀라 그 뒤 알렉산드리아의 천문학자 소시게네스(Sosigenes)의 충고에 따라 로마력을 개정하였다고 한다.
그는 평년을 365일로 하고 4년마다 1회의 윤년(閏年)을 두어서 366일로 하였다.
이로써 윤년은 400년 동안 97회로 하였으므로 역년은 365.2425일로 되어 3,300년에 1일의 차이가 생긴다. 이 역(曆)은 유럽의 여러 나라에 퍼져 현재는 세계 공용의 역(歷)이 되었다.
이집트력(Egypt曆)은 기원전 4,200년경에 이미 순태양력법(純太陽曆法)으로서 확립되었는데 1년의 길이를 측정할 때 별 시리우스(Sirius)가 태양과 동시에 뜨는 시각을 기준으로 하여 그 주기 365.25일을 얻었으며, 30일을 한 달로 보고 12개의 달에 5일을 덧붙여서 1년으로 하였다고 하니 현행 태양력과 거의 유사하다.
마야력(Maya曆)은 중앙아메리카의 마야족(Maya族)이 쓴 독특한 태양력인데, 한 달을 20일, 1년 18개월과 덧붙인 날 5일을 합하여 365일로 하였다. 마야력에서 역(曆)은 움직이지 않으며, 축제일, 농사 및 그 밖의 계절에 관계되는 중요한 행사의 날짜를 옮겨 썼다고 한다.
내가 멕시코를 여행할 때, 멕시코의 유카탄반도에 있는 이첸이트사(Chichen-Itza)의 피라미드를 보았는데 4면을 오르는 계단이 각각 91계단으로 합치면 364계단, 맨 위 신전을 들어가는 1계단을 합쳐 365계단이 되는데, 1년(365일)을 나타낸다고 해서 혀를 차며 놀랐던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는 1896년 1월 1일 조선(朝鮮)말, 고종(高宗)의 명에 의하여 태양력을 쓰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월초(月初)는 합삭(合朔:달이 지구와 해 사이에 들어가 일직선이 되는 때)이고 연초(年初)는 동지(冬至) 이후 두 달부터이다. 평년은 12개월로 하고 동지를 기점으로 황도(黃道)를 24등분하여 각 등분점에 태양이 통과할 때를 절기(節氣) 또는 중기(中氣)로 한다. 예컨대, 동지(冬至)는 11월 중기(中氣), 소한(小寒)은 12월 절기(節氣), 대한(大寒)은 12월 중기(中氣), 입춘(立春)은 정월 절기(節氣) 등이다. 이처럼 절기(節氣)와 중기(中氣)를 번갈아 정해 나가는데, 어느 달에는 중기가 배당되지 않는 달도 있다. 이러한 달을 윤달(閏月)이라고 하는데 윤달에는 절기(節氣)만 있고 중기(中氣)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