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IFA(독립투자자문업자)제도 도입
3~4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입법예고.
은행, 증권, 보험, 투자자문사 등과 치열한 경쟁.
영국, 펀드 60%, 연금•보험 판매 80% IFA 통해 판매.
(관련내용)(머니투데이 2016.02.08)올 하반기 국내에 특정 금융사에 소속되지 않고 투자자문을 제공하는 독립투자자문업자(IFA)가 본격 도입될 전망이다. IFA 취급 상품에 펀드와 파생상품, 예금, 연금 외에 보험이 포함될지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IFA 제도를 시행키로 했다. 이와 관련, 근거 규정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3~4월 중 입법예고 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입법예고 후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차관, 국무회의 등을 거쳐 5~6월 시행령이 발효될 것"이라며 "법인 등록 등 실무 작업을 거쳐 빠르면 7월부터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가 지난 2013년부터 도입을 추진한 IFA는 그 동안 국내에서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저금리 등의 여파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자산관리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IFA가 금융상품 판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의 경우 펀드는 60%, 생명보험과 연금상품은 80% 가까이가 IFA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IFA 대상상품은 펀드와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상품, 예금, 연금 등이 유력하다. 다만 보험의 경우 아직 포함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IFA 상품에 보험이 포함되면 대규모 보험설계사와 업무영역이 충돌한다는 지적과 IFA 도입 취지를 극대화하려면 보험 상품이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서다.
금융위는 대상상품을 최대한 넓힌다는 계획이지만 보험 등 민감한 금융업권 상품의 경우 의견을 수렴해 포함 여부를 결정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대상상품 범위 확대 문제로 ISA 도입을 연기한 바 있다. 금융상품 범위를 당초 펀드 등에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업계에선 IFA 도입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투자자문 접근성이 제고돼 자산관리는 물론 금융상품 판매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판도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한다. 특정 금융사에 소속되지 않은 IFA와 기존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금융사들이 투자자문과 판매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오는 3월 ISA(종합자산관리계좌)가 본격 시행되면 자산관리 수요가 늘면서 IFA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만능 재테크통장으로 불리는 ISA는 하나의 통장으로 예금과 적금은 물론 펀드,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계좌로 오는 3월 1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기존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IFA 설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상반기 근거법이 마련되면 상당수 법인들이 등록 등 설립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길영의 분석코멘트)
대한민국 금융 역사상 이처럼 금융산업 전제의 큰 틀을 바꾸는 제도 도입은 없었습니다. 가히 '금융혁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금융회사와의 이해관계를 떠나 객관적인 입장에서 고객에게 금융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IFA(독립투자자문업자)제도가 도입되면 은행, 증권, 보험, 투자자문사 등 기존 금융회사들은 큰 도전에 직면할 전망입니다.
지난 1987년 IFA(독립투자자문업자)제도를 도입한 영국은 현재 2만9천여개의 IFA가 활동하고 있으며, 펀드 판매의 약 60%, 연금•보험 판매의 약 80%를 IFA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IFA(독립투자자문업자)의 능력이 기존 금융권의 PB(프라이빗뱅커)보다 우수해서 경쟁을 통해 IFA가 금융상품 판매의 중심 채널로 부상한 것은 아닙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금융컨설팅을 행하는 차별성이 상당부분 영향은 미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보다는 '금융수수료 자유화'와 '금융의 온라인화'가 기존 금융권(은행, 증권사, 보험사)의 비즈니스 환경을 급속히 파괴하면서 생존기반을 무너뜨린 측면이 큽니다. 그 빈틈을 전문성과 몸집을 가볍게 한 IFA들이 파고 들었으며, 자연스레 시간이 지나면서 핵심 판매채널로 자리잡은 것입니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은행(상업은행(CB-커머셜뱅커)은 초저금리 환경에서 고정비 중심의 '예대마진' 영업이 한계에 봉착하게 되었으며,
제조업의 구조조정과 함께 대출부실이 쓰나미 처럼 덮쳐 오면서 영업토대를 파괴했습니다.
증권사의 경우도 '매매수수료 자유화'와 함께 주식매매의 온라인화(HTS-홈트레이딩시스템)가 대중화 되면서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됩니다.
여기에 펀드 판매의 온라인화도 급격히 진행되면서 결국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몇 개의 대형사와 온라인 중심의 특화된 증권사(챨스스왑 등) 만 살아 남았습니다.
보험사의 경우도 오프라인 시장이 한계성장에 봉착한 상황에서 판매 채널의 급격한 온라인화가 경쟁력의 약화를 불러 왔습니다.
종합해보면 영국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우주가 탄생하는 혼란기의 변화만큼 큰 변화라는 의미로 '금융빅뱅'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후 영국은 금융시장을 혁신하고 현재는 금융 선진국으로 변모해 자본수입이 국가의 주요 재정수입이 될 정도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도 마찮가지 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도 기존 금융권의 영업환경이 최악의 상태에 노출되어 있으며, 아울러 금융개혁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IFA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있으며, 준비된 금융전문가들에게는 '평생직장'으로 큰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
2016.2.9 글. 이길영/전 한국경제TV 앵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