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孟嘗高潔 맹상은 고결하여 맹상(孟嘗): 자가 백주(伯周)이다. 한나라 순제(順帝) 때 합포(合浦) 태수가 되었으며 성품이 고결하였다. 空懷報國之心 부질없이 나라에 보답하려는 마음 품었고, 阮籍猖狂 완적은 미친 척하였는데 豈效窮途之哭 어찌 길이 끝났다는 통곡하였으리! 완적(阮籍): 자는 사종(嗣宗)이다. 삼국 위나라 울지 사람으로 사람됨이 대범하고 빼어나 세속에 얽매이지 않았으며 술을 좋아하고 호방하였다. 남조 송나라 유의경(劉義慶)의 《세설신어․은거함(世說新語․棲逸)》 편의 주석에 인용되어 있는 《위씨춘추(魏氏春秋)》에 의하면 「완적은 늘 마음 내키는 대로 홀로 수레를 타고 다녔는데, 작은 길로는 가지 않았으며, 수레바퀴 자국이 다한 곳에 이르면 번번이 통곡을 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勃三尺微命 나는 띠가 삼척인 미관말직이요 삼척미명(三尺微命): 미관말직을 말한다. 삼척(三尺)은 관복의 띠의 길이를 가리킨다. 《예기·옥조(玉藻)》편에 의하면 「신(紳)의 제도에 사(士)는 길이가 세 척[三尺]이다.」라 하였다. 신(紳)은 큰 띠이다. 왕발이 일찍이 괵주참군(虢州參軍)이 된 적이 있으므로 스스로 옛날의 관질(官秩)이 제일 낮은 사(士)에 비유한 것이다. 一介書生 일개 서생이라 無路請纓 말고삐 청하여 等終軍之弱冠 종군의 약관 기다릴 길 없고, 청영∼약관(請纓∼弱冠): 청영(請纓)은 적을 포박할 말고삐를 청하는 것을 말한다. 종군(終軍)은 한나라 제남(濟南) 사람으로 20살 때 남월이 한나라와 화친을 하는 것을 보고 「긴 말고삐를 주면 반드시 남월왕을 (재갈을 물리듯) 묶어서 대궐로 끌고 오겠다.」고 청하였다. 《한서‧종군전(終軍傳)》에 보인다. 나중에 청영(請纓)은 스스로 용맹하게 적을 잡아올 것을 청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약관(弱冠)은 남자의 나이 20세를 말한다. 《예기·곡례(曲禮) 상》에 「(남자의) 나리 20세를 약(弱)이라 하는데 관례를 치른다」라는 말이 있다. 有懷投筆 붓 던지고, 투필(投筆): 곧 투필종융(投筆從戎) 곧 붓을 던지고 종군(從軍)하는 것을 말한다. 후한 반초(班超)의 고사를 썼다. 《후한서‧반초전》에 「반초는 집이 가난하여 늘 관가의 글을 써주면서 날품을 팔아 공양하였다. 오래도록 고생을 하다가 일찍이 일을 그만두고 붓을 내던지며 말하기를 『대장부가 별다른 지략이 없다하더라도 오히려 부개자(傅介子)나 장건(張騫) 등을 본받아 이역에서 공을 세워 제후에 봉해져야지 어찌 오래도록 붓만 놀릴 수가 있겠는가?』라 하였다.」라는 말이 있다. 반초는 결국 나중에 서역에서 공을 세워 정원후(定遠侯)에 봉하여졌다. 문을 버리고 무로 나아는 것을 말한다. 慕宗慤之長風 종각의 긴 바람 흠모할 생각 품는다. 종각지장풍(宗慤之長風): 종각은 남조 송나라 남양(南陽) 사람으로 자는 원간(元幹)인데 어렸을 때 숙부가 그에게 포부를 묻자 「긴 바람을 타고 만 리 물결을 헤치고 싶습니다.」(願乘長風破萬里浪)라 하였다. 나중에 과연 조양후(洮陽侯)에 봉하여졌다. 포부가 원대한 것을 말한다. 舍簪笏於百齡 평생토록 동곳과 홀을 버리고 잠홀(簪笏): 관잠(冠簪)과 수판(手版). 관잠은 우리말로 동곳이라고 하는데 관모를 고정시키기 위한 장치이다. 홀(笏)은 벼슬아치들이 조회할 때 손에 드는 마름모꼴의 좁고 긴 형태의 판인데 간단한 메모 같은 것을 할 수 있었으며 품계에 따라 재질이 달랐다. 옛날에 벼슬할 때 쓰던 물건들로, 관원(官員)이나 관직(官職)을 비유한다. 백령(百齡): 령(齡)은 치(齒), 년(年)과 같으며 백령은 곧 백년(百年)과 같은 말이다. 오랜 세월을 가리키며 또한 사람의 한 평생을 가리키기도 한다. 奉晨昏於萬里 만 리에 (부친을) 아침저녁으로 모시리라. 신혼(晨昏): 혼정신성(昏定晨省)을 말한다. 아침저녁으로 자녀가 부모의 안부를 묻는 것을 말한다. 《예기·곡례(曲禮) 상》의 「무릇 자식 된 예법은 겨울에 따뜻하게 해드리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해드리며 저녁에는 이부자리를 봐드리고 새벽에 문안을 드리는(昏定而晨省) 것이다」라 한 데서 나왔다. 만리(萬里): 아주 먼 곳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부친이 현령으로 있는 교지(交阯: 지금의 북 베트남)를 말한다. 非謝家之寶樹 사씨 집안의 보배로운 나무는 아니나 사가지보수(謝家之寶樹): 진(晉)나라의 사현(謝玄)을 말한다. 《진서․사현전(謝玄傳)》에 사현이 어떡하면 사람들이 모두 훌륭한 자제를 가지기를 바라겠느냐는 질문을 하자 「비유컨대 지초와 난초 옥나무가 뜰의 섬돌에 나려고 하는 것이나 같을 따름입니다.(譬如芝蘭玉樹, 欲使其生於庭階耳)」라고 대답한 데서 나왔다. 나주에는 훌륭한 자제를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接孟氏之芳隣 맹씨의 좋은 이웃과 만났도다. 접맹씨지방린(接孟氏之芳隣): 다행히 여러 현자들을 만나게 되었다는 말이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위해 세 번이나 거처를 옮긴 끝에 살 곳을 택한 것에 비유하였다. 他日趨庭 훗날 뜰에서 가르침 받을 때 叨陪鯉對 삼가 모시고 공리처럼 대답하려 하며, 도배(叨陪): 도(叨)는 첨(忝)과 같은 뜻으로, 외람되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삼가 받아들인다는 뜻으르 나타낸다. 늘 겸양적인 표현에 쓰인다. 도배(叨陪)는 곁에서 모시거나 따른다는 뜻의 겸양적인 표현이다. 추정∼이대(趨庭∼鯉對): 추정(趨庭)은 뜰에서 종종걸음을 걷는 것으로, 곧 부친의 가르침을 받는다는 과정지훈(過庭之訓)을 가리킨다. 이(鯉)는 공자의 아들 공리(孔鯉)를 말한다. 《논어·계씨(季氏)》편에 「(공자가) 홀로 서 계실 때에 내[鯉]가 종종걸음으로 뜰을 지나는데 『《시(詩)》를 배웠느냐?』하시기에 『아직요.』 하고 대답하였더니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 없다.』 하시어 물러가 《시》를 배웠다. 훗날 또 홀로 서 계실 때에 내가 종종걸음으로 뜰을 지나는데 『《예(禮)》를 배웠느냐?』 하시기에 『아직요.』 하고 대답하였더니 『《예》를 배우지 않으면 설 수 없다.』 하시어 물러 나와 《예》를 배웠다.」라는 말이 있다. 今晨捧袂 오늘 새벽 소매 받들고 봉몌(捧袂): 두 소매를 들어서 읍(揖)을 하는 것을 말한다. 장자(長者)를 만나서 행하는 예법을 말한다. 喜托龍門 기꺼이 용문에 맡겼도다. 용문(龍門): 후한의 이응(李膺)은 풍모와 판별력으로 절로 명성이 높아졌는데 선비 중에 그의 접대를 받는 자가 있으면 이름하여 「용문에 올랐다(登龍門)」라 하였다. 여기서는 염공(閻公)을 이응에 비긴 것이다. 楊意不逢 양득의 만나지 못하여 양의(楊意): 곧 양득의(楊得意)를 말한다. 사마상여의 동향 사람으로 한 무제가 〈자허부〉를 읽고 칭찬하자 사마상여를 추천한 인물이다. 《사기·사마상여열전》에 「촉군 사람 양득의(楊得意가 구감(狗監)이 되어 임금을 모셨다. 임금이 〈자허부(子虛賦)〉를 읽고 칭찬하여 말하였다. 『짐이 다만 이 사람과 같은 시대에 살 수 없단 말인가!』 그러자 양득의가 말하였다. 『신의 고을 사람 사마상여가 자기가 이 부를 지었다고 했습니다.』」라는 말이 있다. 撫凌雲而自惜 〈대인부〉 어루만지며 스스로 안타까워했는데, 능운(凌雲): 한나라 사마상여(司馬相如)의 〈대인부(大人賦)〉를 말한다. 《사기·사마상여열전》에 「사마상여가 〈대인부〉를 아뢰니 천자(무제)가 크게 기뻐하여 표표히 구름에 오르는 기운이 있었는데 천지 사이를 노는 듯한 뜻이었다.」(相如既奏大人之頌, 天子大說, 飄飄有淩雲之氣, 似游天地之閒意)라 한 말에서 나왔다. 鍾期旣遇 종자기 이미 만났으니 종기(鍾期): 종자기(鍾子期)를 말한다. 춘추시대 초나라 사람으로 음을 잘 알았다(知音)고 한다. 奏流水以何慙 흐르는 물을 연주한들 무엇이 부끄럽겠는가? 유수(流水): 《열자․탕문(列子․湯問)》에 「백아가 금을 타면서 뜻이 흐르는 물에 있자 종자기가 말하기를 『훌륭하구나! 넓고도 넓어서 양자강이나 황하나 같구나.』라고 하였다.」(伯牙鼓琴, 志在流水, 鍾子期曰, 善哉! 洋洋兮若江河)라는 말이 있다. 이 구절의 뜻은 오늘 다행스럽게 뜻을 알아주는 지음(知音)을 만났다는 것을 말한다. 嗚呼 아아! 勝地不常 빼어난 곳은 늘 있지 않고 盛筵難再 성대한 연회는 다시 만나기 어렵다. 蘭亭已矣 난정은 이미 끝났고 난정(蘭亭): 지금의 절강성 소흥현(紹興縣) 서남쪽에 있다. 위 〈난정서(蘭亭序)〉를 참조하라. 금곡원과 난정은 남조의 대표적인 원림이다. 梓澤丘墟 재택은 언덕이 되고 말았다. 재택(梓澤): 진(晉)나라 석숭(石崇)의 별서(別墅)인 금곡원(金谷園)의 별칭. 옛터는 지금 하남성(河南省) 맹현(孟縣)의 경계에 있다. 《진서‧석숭전(石崇傳)》에 「석숭은 별관(別館)이 하양(河陽)의 금곡(金谷)에 있는데 일명 재택(梓澤)이라고도 한다.」라는 말이 있다. 臨別贈言 이별할 즈음에 말씀을 지어 바치는 것은 幸承恩於偉餞 성대한 전별연에서 은혜를 받기를 바람이고, 위전(偉餞): 성대한 전별연. 登高作賦 높이 올라 짓는 것은 是所望於群公 여러 공들에게 바라는 것이다. 敢竭鄙誠 감히 보잘것없는 정성을 다하여 恭疏短引 공경히 짧은 서문을 짓는다. 소(疏): 조목조목 나누어 진술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는 그냥 짓는다는 뜻으로 쓰였다. 인(引): 서(序)와 같은 뜻으로 쓰였다. 一言均賦 한 글자씩 모두 짓기로 하여 四韻俱成 네 개의 운자를 갖추어 이룬다. 사운구성(四韻俱成): 8구절로 시를 지음을 말한다. 시는 두 구절을 1운(韻)이라 한다. 실제 이 시는 제1, 2, 4구절에 운자를 쓴 절구 두 수를 합친 형식으로, 6구절에 운을 쓰고 있다. 앞 절구의 운자 저(渚), 무(舞), 우(雨)는 상성(上聲)의 우(麌)운을, 뒤 절구의 운자 유(悠), 추(秋), 류(流)는 하평성(下平聲) 우(尤)운을 썼다. 《왕자안집》에는 「請灑潘江, 各傾陸海云爾」이란 글자가 더 있는데, 「반악(潘岳)의 강 뿌리기 청하고, 각기 육기(陸機)의 바다를 기울인다 할 따름이다」라는 뜻이다. 각자 있는 재주를 힘껏 재주를 발휘해주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시품(詩品)》의 「육기의 재주는 바다와 같고 반악의 재주는 강과 같다.」(陸才如海, 潘才如江) 滕王高閣臨江渚 등왕의 높은 누각 강가 굽어보고, 등왕(滕王): 당고조의 아들 이원영인데 조칙으로 등왕에 봉하여졌기 때문에 마침내 누각의 이름을 삼았다. 佩玉鳴鑾罷歌舞 패옥소리 난방울 소리 울리니 가무 끝났다네. 란(鑾): 수레를 장식하는 방울. 畵棟朝飛南浦雲 채색한 기둥에는 남포의 구름이 날고, 남포(南浦): 지명. 지금의 강서성 남창현 서남쪽에 있다. 朱簾暮捲西山雨 구슬 장식 발은 저녁에 서산의 비를 말아 올리네. 서산(西山): 산 이름. 지금의 강서성 신건현(新建縣) 서쪽, 장강문(章江門) 바깥 30리 지점에 있으며 일명 남창산(南昌山)이라고도 한다. 이상 두 구절은 조운모우(朝雲暮雨)의 고사를 썼다. 전국시대 초나라 송옥(宋玉)의 〈고당부(高唐賦)〉에 「옛날에 초양왕이 송옥과 운몽대에서 놀면서 고당관을 바라보았는데, 그 위에는 홀로 구름 기운이 있었다. …… 왕이 송옥에게 물었다. 『이는 어떤 기운인가?』 송옥이 대답하기를 『이른바 아침 구름이라는 것입니다.』라 하니, 왕이 말했다. 『무엇을 아침 구름이라 하는가?』 송옥이 말하기를 『옛날에 선왕께서 고당관에서 놀았사온데 노곤해져서 낮잠을 자다가 꿈에 한 부인을 보았는데, 그 부인이 말하기를 “저는 무산의 여자입니다.…… ”라 하였습니다. 떠나면서 하직인사를 하고 말하기를 “저는 무산의 남쪽 높은 언덕의 험한 곳에 있는데, 아침에는 아침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떠다니는 비가 됩니다.”라 하였다.』고 합니다.」(昔者楚襄王, 與宋玉游於雲夢之臺, 望高唐之觀, 其上獨有雲氣……王問玉曰, 此何氣也? 玉對曰, 所謂朝雲者也. 王曰, 何謂朝雲? 玉曰, 昔者先王嘗游高唐, 怠而晝寢, 夢見一婦人, 曰, 妾巫山之女也……去而辭曰 妾在巫山之陽, 高丘之岨, 旦爲朝雲 暮爲行雨)라는 말이 있는데, 양대몽(陽臺夢), 곧 남녀가 잠자리를 함께 하는 것을 말한다. 등왕각이 한창 번창할 때 남녀가 이곳에서 즐겁게 논 것을 형용하였다. 閑雲潭影日悠悠 한가한 구름 못에 비치어 날로 유유한데, 유유(悠悠): 한가롭고 고요하며 질펀하고 긴 모양. 物換星移度幾秋 사물 바뀌고 별자리 옮기어 몇 년이나 지났던가? 閣中帝子今何在 누각에 있던 황제의 아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檻外長江空自流 난간 밖의 장강만 부질없이 흐르네. 함(檻): 난간(欄干). 봄날 밤에 복사꽃과 오얏꽃 핀 동산에서 지은 시의 서문 春夜宴桃李園序 李太白 이백(李白: 701∼762): 성당(盛唐) 농서(隴西) 성기(成紀) 사람. 선조는 수나라 말기에 서역(西域)에서 유입되어 왔으며 안서도호부(安徐都護府)의 쇄엽성(碎葉城)에서 태어났다. 자는 태백(太白)이며,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다. 중종(中宗) 신룡(神龍) 초년에 촉(蜀)의 면주(綿州) 창륭현(昌隆縣) 청련향(靑蓮鄕)으로 옮겨 산동(山東)에서 살았기 때문에 산동 사람이라고도 한다. 시에 능하여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병칭된다. 25살 때 촉나라를 떠나 장강을 따라서 강남(江南)과 산동(山東), 산서(山西) 등지를 편력하며 한평생을 보냈다. 현종(玄宗) 천보(天寶) 초에 장안(長安)으로 와 하지장(賀知章)을 만나 인정을 받고 하지장과 오균(吳筠) 등의 추천으로 한림(翰林)이 되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권귀들의 모함을 받자 1년 만에 그만두고 장안을 떠났다. 안사(安史)의 난이 일어나자 영왕(永王) 이린(李璘)의 막료가 되어 난의 평정에 참여했다. 영왕의 군대가 패하자 야랑(夜郞)으로 유배갔다가 중도에 사면을 받아 동쪽으로 돌아와 친척 당도령(當塗令) 이양빙(李陽冰)에게 의탁했다. 얼마 뒤 병으로 죽었다. 기경인(騎鯨人) 또는 적선(謫仙), 시선(詩仙)으로도 불렸다.
夫天地者 저 천지는 萬物之逆旅 만물의 여관이고, 역려(逆旅): 여사(旅舍), 여관(旅館). 역(逆)은 영접(迎接)의 뜻. 光陰者 광음은 百代之過客 백대의 과객이다. 而浮生若夢 그런데 뜬 인생은 꿈과 같으니 부생(浮生): 인생.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둥둥 떠다녀 정처(定處)가 없으므로 이렇게 말한다. 爲歡幾何 즐거움이 얼마나 되런가? 위환(爲歡): 행락(行樂)과 같은 말. 古人秉燭夜遊 옛 사람들이 촛불을 잡고 밤에 논 것은 병촉야유(秉燭夜遊): 촛불을 잡고 밤에 놂. 병(秉)은 집(執), 또는 지(持)와 같은 뜻.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에 「낮은 짧고 괴로운 밤은 길기만 하니, 어찌하여 촛불 잡고 놀지 않는가?」(晝短苦夜長, 何不秉燭遊)라는 구절이 있다. 良有以也 실로 까닭이 있었다. 양유이(良有以): 양(良)은 부사로 실재로, 확실히라는 뜻이다. 인(因)은 원인, 도리라는 뜻이다. 況陽春召我以煙景 하물며 따뜻한 봄이 나를 아지랑이 핀 경치로 부르고 양춘(陽春): 따뜻한 봄날. 양(陽)은 여기서 따뜻하다는 뜻으로 쓰였다. 연경(煙景): 봄날의 아름다운 경치. 연(煙)은 원래 운무(雲霧) 따위를 말하나 여기서는 봄날의 아른아른하는 아지랑이를 말한다. 大塊假我以文章 천지가 내게 문장을 빌려주었음에랴. 대괴(大塊): 천지, 대자연을 말한다. 《장자․제물론(齊物論)》에 「대저 천지가 숨 쉬는 것을 바람이라고 한다.」(夫大塊噫氣, 其名爲風)라는 말이 있다. 가(假): 차(借)와 같은 뜻. 빌려주다. 문장(文章): 아름다운 색깔이나 무늬. 여기서는 봄날의 아름다운 경치를 말한다. 會桃李之芳園 복사꽃 오얏꽃 핀 향기로운 동산에 모여 방원(芳園): 화원(花園), 곧 꽃동산. 序天倫之樂事 천륜의 즐거운 일을 편다. 천륜(天倫): 형제(兄弟)를 가리킨다. 群季俊秀 뭇 아우들은 준수하여 군계(群季): 여러 아우. 군(群)은 복수임을 나타내는 관형어. 옛날에는 백(伯)·중(仲)·숙(叔)·계(季)를 가지고 형제간의 배항(排行)으로 삼았다. 皆爲惠連 모두가 사혜련인데, 혜련(惠連): 곧 사혜련(謝惠連)을 말한다. 남조 송나라 진군(陳郡) 양하(陽夏) 사람으로 족형(族兄)인 사령운(謝靈雲)과 함께 시로 알려졌으며 당시 사람들은 「대소사」(大小謝)로 병칭하였다. 吾人詠歌 내가 읊조리는 것은 獨慚康樂 다만 사강락에 부끄럽다. 강락(康樂): 사령운을 말한다. 남조 송나라의 저명한 산수시인으로, 강락공(康樂公)에 봉하여졌으므로 세상에서는 사강락이라 불렀다. 군계∼강락(群季∼康樂): 남조 양(梁)나라 종영(鍾嶸)의 《시품․중품․송나라의 법조참군 사혜련(詩品․中品․宋法曹參軍謝惠連)》에서 인용한 《사씨가록(謝氏家錄)》에 의하면 「사령운은 사혜련을 마주 대할 때마다 번번이 훌륭한 시어를 얻었다. 훗날 영가현(永嘉縣)의 서쪽 별채에서 시어를 구상하였는데 종일토록 이루지를 못했다. 졸면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문득 사혜련을 보았는데 그 즉시 『못 가에선 봄풀이 돋아나고(池塘生春草)』라는 구절을 지어낼 수 있었다. 그런 까닭에 늘 말하기를 『이 말은 신의 도움이 있어서 지은 것이지 내가 지어낸 말이 아니다.』라 하였다.」라 한다. 幽賞未已 그윽한 감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高談轉淸 고담준론은 맑아져간다. 開瓊筵以坐花 옥 자리를 펴고 꽃 주위에 둘러 앉아 경연(瓊筵): 아름다운 옥으로 장식한 자리. 진귀한 자리를 비유하는 말. 좌화(坐花): 꽃 주위에 둘러앉는 것. 또는 꽃 아래에 모여 앉는 것. 飛羽觴而醉月 깃 술잔을 날리며 달에 취한다. 우상((羽觴): 옛날 주기(酒器)의 일종. 참새 모양으로 만들어 좌우가 두 날개의 형상을 하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술잔에 새의 깃털을 꽂아 사람들에게 빨리 술을 마시도록 재촉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취월(醉月): 달 빛 아래서 술에 취하는 것을 말한다. 不有佳作 훌륭한 작품을 짓지 못하면 何伸雅懷 어찌 우아한 정회를 펴겠는가? 신(伸): 서발(抒發), 펴내다. 如詩不成 시를 이루지 못하면 罰依金谷酒數 금곡원의 예를 따라 벌주를 내리리라. 금곡주수(金谷酒數): 진나라의 석숭(石崇)은 별장인 금곡원(金谷園)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손님들에게 연회를 개최하고 시를 짓지 못하면 벌주 서 말[三斗]을 내렸다. |
첫댓글 여름에는 낮이 짧은듯 천지를'旅'하고 겨울에는 밤이 짧은듯 고금을 '遊'한다면, 아마도 온 세상이 桃李園이요 金谷이겠지요
대학 다닐 때 백상 선생께 이 글을 배웠는데, 아직도 그 감흥이 남아 있습니다. 새로 읽어 보니 옛날 암송했던 구절들의 뜻이 절로 떠오르는군요.
두분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덕분에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