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제: ‘꺼삐딴 리’는 유죄인가?
<서론>
문제 제기: ‘꺼삐딴 리’는 유죄인가?
줄거리 소개: <꺼삐딴 리>는 일제강점기 후반부터 광복 이후 초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이인국’이라는 기회주의자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전광용의 단편 소설이다. 이인국은 경제적 능력을 보고 환자를 가려서 받을 만큼 금전적 이익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에는 친일파로 득세하지만, 광복 후 친일 혐의로 감옥에 들어간다. 감옥에서 소련인에게 의술을 인정받고 친소파가 되어 위기를 극복한다. 1.4후퇴 때 월남한 이후로는 친미파가 되어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국무부 초청장을 받는데 성공하고 미국 유학을 결심한다.
<본론>
주장: ‘꺼삐딴 리’는 유죄이다.
근거 1: 그는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근거 1-1: 민족의 정체성을 훼손했다. 일제강점기 동안 사익을 추구한 사람들은 대체로 일제에 협력하거나 친일 행위를 통해 개인적 이익을 얻었다. 이는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자존심과 민족적 정체성을 훼손한 행동으로, 같은 국민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자신만을 위해 움직인 행위는 도덕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근거 1-2: 역사적 책임을 회피했다. 일제강점기 동안 사익을 추구한 이들의 행동은 독립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친 많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부끄러운 모습으로 비춰진다. 나라와 민족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공동체의 운명보다는 개인의 안락을 선택한 이들은 후대에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으며, 역사의 책임을 회피한 인물로 남게 된다.
반론 1: 최소한의 생존 욕구 충족이 부족한 시대 상황이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인들은 극심한 경제적 착취와 억압 속에서 생존을 위해 힘겨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들은 민족적 대의를 위한 희생을 감당하기 어려운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생계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근거 2: 그는 친일, 친소, 친미로 이어지는 강자에게 영합하는 삶을 살기 때문이다.
근거 2-1: 강자에게 영합하는 것은 종종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포기하는 대가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행위는 개인의 존엄과 자율성을 훼손하며, 자신을 스스로 강자의 도구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인간으로서 자긍심과 내적 일관성을 잃는 것은 타인에게 비판을 받는 것은 물론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드는 요인이다.
근거 2-2: 기존 체제의 부패를 계승한다. 강자의 부당한 힘이 공동체에 피해를 주는 상황에서 이를 용인하거나 협력하는 것은 공동체의 연대와 신뢰를 파괴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희생을 초래할 수 있어 도덕적으로 비난 받는다.
반론 2: 자의적이지 않고 타의적인 행위였다. “식민지백성이 별 수 있었어? 날구 뛴들 소용이 있었느냐 말이야. 어느 놈은 일본놈한테 아첨을 안 했어?” <꺼삐딴 리> 중 이인국의 친일 행위에 대한 변명 일부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들은 자발적 친일 행위가 아니라, 강압이나 협박에 의해 일제에 협력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었다.
<결론>
<꺼삐딴 리>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기적 욕망에 의하여 개인의 행위가 세속화되어 가는 과정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한편으로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주체성을 상실한 근대 우리나라 지식인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이인국은 의사로서 친일, 친소, 친미로 이어지는 변절의 과정에서 도덕적 기준이나 인간적 신념에 관계없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전형적인 소시민 의식의 소유자로 그려져 있다. 꺼삐딴 리, 즉 이인국은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위기 상황에서 사익만을 추구하여 민족을 배신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했다. 독립을 위한 숭고한 노력과 희생에 기여하지 못할 망정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고 자신의 안락만을 중시한 그의 행동은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그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강자에게 영합하는 부끄러운 삶을 살아왔다. 자신의 주체적인 가치관 없이 권력을 따르는 그의 행동은 스스로를 강자의 권력 유지를 위한 도구나 수단으로 전락시킨다. 또한 강자에게 영합하는 삶은 억압당하는 약자의 모습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어 기존 체제의 부패를 계승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렇기 때문에 꺼삐딴 리는 유죄이며, 도덕적으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