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광고회사를 다닐 때 몇사람이 모여서 토요일 마다 광화문에 있는 세종문화회관 뒷편의 유명한 대구머리 국밥집에 가곤했었다. 당시 내가 실연의 아픔을 당한 모습이 어찌나 딱하게 보였는지 고인이 된 최윤희 카피라이터께서 토요일 마다 위로해 주신다고 꼬옥 밖에서 점심을 사주셨다. 그리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몇분이 모이고 하여 지금은 8명이 되었다.
그렇게 나로 하여금 매주 한차례 위로식사가 28년이 흐른 지금은 탄탄한 모임으로 일년에 4번씩 정기적으로 잘 굴러가고 있다.
6월에는 고창 선운사로 장어,복분자 체험을 가곤 했다. 올해는 방향을 바꾸어 여수엑스포를 관람하기로 했다.
광고계에 몸담고 있다보면 문화 현장에는 꼭 지인들이 있어 좀더 편안하게 그리고 쉽게 관람할 수 있다.
지난 93년 대전엑스포 때에는 현대관 모노레일 때문에 고생많이 했다. 그래서 그런 전시 행사들 참여하는 것이 싫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전이 최초의 엑스포이고 이번 여수가 두번째 엑스포로 이전하고는 규모부터 다르다. 또 다시 이런 행사가 언제 있겠는가. 어떻게 보면 몇십년만에 보는 개기월식이니 하는 역사적인 현장이다.
한달도 안 남은 시점 한번쯤 꼬옥 방문하기를 당부한다.
여수엑스포는 서울에서 거리는 멀지만 이런 곳에도 필요한 곳이라고 느꼈다. 다만 주변 여건이 엑스포 현장을 행사 이후 지속적으로 관리가 어려울 것 같다. 일부는 남겨 두고 철수 하는 관도 많을 것 이다.
고속도로 끝에서 주차장 가는 길도 그리 쉽지는 않다. 셔틀버스운영은 잘되어 있었다. 25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셔틀은 입구까지 약 30분을 소요했다. 정문은 모두 네곳으로 문과 문사이는 걸어서 10여분 거리다.
우리는 새벽에 서울에서 갔기 때문에 오전시간을 다 허비한 셈이다. 따라서 오후에 들어갈 수 있는 표를 구입하기로 했다. 참고로 1일 입장료가 33000원인데 반나절은 20000원이다. 반나절은 1시반이후 입장이 가능하다. 우리는 허기를 달래기 위해 정문우축 길건너 있는 녹원갈비에서 점심을 했다. 녹원갈비는 토화젓과 비빔밥그리고 갈비탕을 주는 특이한 집이었다. 식사 후 반나절 표를 끊어 입장했다. 검색대를 지나 오면 바로 대형널입구통로의 아치형 천정이 IT강국이다는 면을 여실히 보여 준다. 현란한 스크린 에 대형 고래가 춤추는데 그 고래는 수많은 관람객들의 얼굴들이 모자이크되어 형태를 만든다. 먼저 국제관에 들려 제일 빠른 코스의 부루나이나 베트남 캄보디아등 돌아본 뒤 줄이 많이 서는 호주,미국,스페인..등등 들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국제관은 4관으로 되어있고 생각보다 국제규모라고 하기엔 약하지 않나 싶다. 한국관과 국내기업관으로 현대,삼성,대우,롯데,엘지,GS, 포스코등이 있다. 대부분이 기업PR위주의 IT나 첨단을 지향하고 잇다고 봐야한다.
내가 새롭게 본 곳은 삼성이다. 아무것도 전시되어 있지 않은 내부에는 퍼포밍 아트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관람객이 입장하여 긴 벽을 따라 걸으면 그벽에는 그래픽화된 인간 군상들이 같이 걸어간다. 관람객은 3개층 사각 프레임을 돌아 자기위치에 서서 아래 바닥을 쳐다보면 바닥이 스크린이 되어 지구의 아름다운 4계를 담은 영상과 무희의 율동에 따라 현란한 구성들이 스쳐간다.
결국은 온난화로 인한 위협소구로 끝나 경각심을 주는 내용인데 모든 관들이 영상을 하다보니 과거의 전시 위주의 행사는 관람객이 계속 꼬리를 물고 입장하였으나 영화관처럼 일시에 들여보내고 토해내는 방식이라 대기하는 사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은 더위속에서 짜증이 날 만하다. 엑스포에 들으면 꼭 들려야 할 곳이 몇군데 있다. 아쿠아룸이다.
가장 공들들인 곳이기도 하다. 물고기는 코엑스아쿠아룸보다 못하다고 본다. 물론 개인 적인 생각이지만. 한화가 가장 공들인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관람객이 가장 많이 기다리는 곳이기도 하다.
해상쇼는 나름 주제를 가지고 운영하는 무대가 넓은 공연이다. 그러나 컨텐츠가 너무 아동틱하다는데 아쉽다. 단순한 주제라고 마치 초등생 수준밖에 안되어 아쉬움이 많았다.지나치게 주제의식에 빠져 기획되어지지 않았나 싶다.
여수에 왔기 때문에 여수의 음식이 궁금했다. 1회 밖으로 나올 수 있기에 티켓에 도장을 받아 외출을 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
시원했다. 그런데 좀처럼 택시를 잡을 수 없었다. 버스도 마찬가지 원하는 곳 가기가 쉽지 않았다. 버스는 교통비를 받지 않았다.
엑스포구간만 그러는지 몰라도 무료라고 그런다. 저녁은 여수 막걸리와 함께 3종게장(간장,양념,된장)으로 먹고 다시 택시로 엑스포의 하일라이트 빅오 쇼를 관람했다. 이곳이 모든 관람객 동선의 끝점이다. 엄청난 인파였다. 우리가 간날이 비교적 관람객이 적은 편이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발디들 틈도 없었다. 가장 전망좋은 자리는 D라인 맨 앞이다. 빅오쇼는 20여분 진행되는데 쇼직전에 매일 밤 다르게 뮤지컬이나 다른 공연을 한시간 가량 한다. 그러니 야외 공연을 본다 생각하면 비용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빅오쇼는 장관이다. 대단하다. 다만 컨텐츠부분에는 아쉬움으로 남는다.좋은 영상들만 보여줘도 될텐데... 꼭 그렇게 바다환경 보호라는 내용으로 유치하게 끌어가야하나 하는 아쉬움이다. 빅오쇼는 두 차례 연속으로 보여주며 1차가 9시10분정도에 끝나며 2차는 10시가 넘어 끝난다. 아마 KTX이용자는 1차를 보지 않으면 열차를 놓칠 것이다. 역은 엑스포 장내에 위치해 있어서 좋았다.
셔틀버스는 다시 여수엑스포 원점인 주차장까지 다시 데려다 준다.
다음날 우리는 순천만 갈대밭으로 해서 낙안읍성 그리고 선암사 ,송광사로 들려 서울로 돌아 왔다.
가을에 다시한번 방문하려고 한다. 황혼이 깃든 여수와 순천은 어떤 모습일까.
친구들은 꼬옥 한번씩 다녀오길 바란다.
첫댓글 창회 설명만으로도 엑스포 구경 다했다.
바쁘고 시간 없는디 잘 됐다.
휴가도 어려운디 걍 이걸로 끝 !
안돼! 다녀와.
글쎄! 다 구경한 느낌인데...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다. 잘 읽었네!
부부간에 손잡고 댕겨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