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들판에 나가면 늘린게 나물이다. 산약초 공부를 하다보면 눈에 보이는게 거의 대부분 약초이고, 식용이 가능하다. 봄철 어린 식물은 독성이 약하니 그 또한 안심이다.
그렇다고 그 모든걸 먹지는 않는다. 일부의 독성이나 부작용이 따르기에 언듯 손이 가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그게 효능이 아무리 좋다한들 맛이 없으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래서 옛날부터 효능을 약화시켜 맛에 길들여진 것이 채소이고, 약효는 더하지만 버려진 것이 산야의 잡초이다. 그걸 유용하게 쓰려고 공부하는 것이 산약초 한약재이다.
먹는 것이란 무엇이든 자신의 체질에 따라 잘먹으면 약이고, 잘못 쓰이면 독이란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다.
들판을 걷다가 쑥을 캐는 여인들을 보니 문득 그것들(봄나물) 생각이 났다. 지나는길 유독 같은 종류의 나물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탐욕이 생겼다.
애써 겨울 넘기고 새생명 피어난 것을 취하려니 가슴이 아프다만, 약탈이란 자극으로 불필요한 춘흥에 힘들어하는 나를 조금 진정시켜 줄 것만 같았다.
며칠전에는 강가 맨땅에서 쇠뜨기(뱀밥) 군락을 발견하여 채취해 왔고, 어제는 뚝방에서 냉이, 엉겅퀴며 쉬이 보기드문 방풍나물을 캐어왔다.
애 엄마는 처음엔 못마땅해 꺼리고, 불안스레 하더니 이젠 맛들린 표정이다. 휴대폰을 검색하고 미심쩍어 내다버린 것을 찾는걸 보니, 채소와 잡초(약초)의 경계를 허물는 경지(?)에 이르는 것 같다.
대부분의 약초는 쓰거나 무맛이다. 그러나 알고보면 모두가 조물주가 내린신 일용할 양식들이다. 식물 고유의 맛에 맞는 양념을 가하면 제맛이 살아난다.
이 귀한 것들을...다만 세상 사람들은 '살기위해 먹는 것보다, 먹기위해 사는데 길들여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볼 뿐이다.(ㅎㅎ)
(쇠뜨기)
(냉이)
(엉겅퀴)
(방풍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