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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징검다리] 태풍에 터전 날린 기조씨 | ||
아내 생각으로 버텨내는 고단한 삶 | ||
'매미' 때 일터 휩쓸려 나가 충격 아내 뇌출혈 식물인간 | ||
불과 몇 년 전의 기조(가명·64세)씨 얘기입니다. 하지만 5년 전 추석, 남부지방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태풍 '매미'는 기조씨의 모든 것을 앗아 갔습니다. 기조씨는 남해안 바닷가와 접한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서 낚시꾼들을 상대로 낚시 미끼를 만들어 팔고 있었습니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직원들도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조수 역할은 아내 미자씨(가명·64세)씨가 도맡았습니다.
미끼를 수출하는 회사에 납품을 하기도 하였던 기조씨는 납품 날짜를 맞추기 위해 아내와 함께 밤을 지샌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무시무시했던 태풍 매미는 기조씨의 모든 터전을 날려 버렸습니다.
다시 일어서기 위해 대출을 받았지만 예전 상태로의 회복은 쉽게 되지 않았습니다. 매월 내야 하는 이자와 원금으로 부채는 쌓여만 갔습니다. 결국 부부는 여태껏 살아온 집마저 경매로 내놓아야 했습니다.
거기다 아내마저 충격을 받은 탓인지 뇌출혈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병원에서 몇 시간이나 큰 수술을 받았지만 아내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식물인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입으로 음식을 삼킬 수 없어 목에 연결된 고무호스로 음식물을 섭취해야 합니다.
누구나 앓은 고혈압이 무슨 대수냐며 방치한 것이 결국 아내의 병을 키웠습니다. 기조씨는 아내 옆에서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자책하고 있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자식들도 있지만 모두 하루 벌어 생활하고 있는 형편으로 도울 처지가 못 됩니다. 평생을 함께 한 아내를 요양병원에 보낸 뒤 기조씨는 환갑이 지난 나이에 오늘도 아내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나갑니다.
고기를 잡으러 가기도 하고, 공사장도 나갑니다. 하지만 조금씩 쌓인 병원비는 벌써 800만원이 넘습니다. 힘든 현실에 주저앉고 싶지만 그래도 아내 생각으로 버티는 기조씨는 오늘도 아내를 위해 기도합니다.
△최선애·부산 강서구 명지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970-4659. △지난 31일자 형준씨 이야기 40명의 후원자 120만5천원.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3월 17일자 정금씨 턱과 치아의 부정교합으로 음식을 잘 씹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을 둔 정금씨의 사연이 소개된 뒤 258만원의 따뜻한 성금이 모였습니다. 1천만원이 넘는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친척은 물론 이웃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 정금씨에게 너무나 큰 도움이 됐습니다. 사연을 보고 공무원과 다른 공공기관 등에서도 직접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수술비에는 모자라 안타깝게도 수술은 하지 못하고 죽과 진통제로 고통을 참아내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아들 주원씨가 수술을 해서 튼튼한 모습으로 교단에 서는 날을 어머니 정금씨는 고대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