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왕과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 등 2관왕을 석권한 최나연에 대한 소식이 언론지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어깨 부상을 털고 3년여만에 필드로 다시 돌아온 송아리가 L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 최종전에서 수석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송아리는 13세에 미국주니어골프협회, 미국골프협회가 주최하는 12개 대회에 출전해 6승을 거두고, 18세의 나이로 최연소 LPGA 투어 멤버가 됐지만 경기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부진에 빠졌었지요.
김미연, 신지애, 박세리, 미셸 위 등 여러 선수 덕분에 골프가 대중에게 친숙한 스포츠가 됐지만, 실제로 필드에 나가 스윙을 하기에는 여전히 부담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골프장이 도시 외곽에 있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인데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를 자신의 무대로 만든 최나연> (사진:경향신문)
스크린골프 기술 개발 주도
3~4년 전부터 골프와 놀이가 접목된 스크린골프장이 확대되면서 비록 가상현실이기는 하지만 일반인들도 국내외 유명 골프장을 체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스크린골프가 도시민들의 새로운 여가생활이 되고 있는 셈인데요. 마침 송년회 시즌인 데다, 날씨도 추워져 스크린골프장을 찾는 발걸음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골프장 수는 2500여개, 하루 이용객은 평균 12만명, 전체 이용자가 127만명에 이릅니다.
스크린골프는 센서로 측정한 골프공의 속도와 방향, 스핀 등의 데이터와 실제 골프장의 영상 데이터를 결합하여 시뮬레이션 결과를 알려주는데요. 특히 대형 스크린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1990년대 미국에서 스윙 분석과 레슨을 위해 처음으로 개발된 골프 시뮬레이터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다 게임용으로 진화된 것인데요. 올해 열린 ‘대한민국골프대전’에서는 스크린골프 창업설명회가 열리는 등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2000~2009년 스크린골프와 관련해 총 179건의 특허가 출원됐는데요. 2008년부터는 내국인 출원이 외국인 출원보다 월등히 많아졌습니다. 기술 개발의 중심이 국내 업체로 변하고 있다는 방증이지요. 출발은 외국에서 했지만, 우리 주도로 기술을 발전시켜가고 있다는 것이 여간 자랑스럽지 않습니다^^
<미국 스윙 분석을 위해 나온 시뮬레이터가 한국 문화와
접목돼 해외 수출품이 되고 있다> (사진:네이버 카페)
해외로 나가는 스크린골프
스크린골프는 중국, 일본, 아프리카 등 해외 수출 역군이 되고 있습니다. 스크린골프를 잘 활용하면 실전 골프의 기량도 늘리면서 즐길 수도 있다는 일석이조 효과 때문일 텐데요.
골프존은 홍콩, 일본 현지법인에 이어 내년에는 중국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으로 확대하는 한편, 러시아를 거점으로 독립국가연합(CIS)지역으로 판매 채널을 단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지요.
스퀘어원 골프는 스크린골프의 핵심기술인 골프어치버 센서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회사인데요. 이 회사는 최근 아프리카 알제리에 스크린골프를 수출했습니다. 오는 2013년까지 한국 시장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에 골프어치버를 1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아래 미국 포칼트톤과 대량 생산라인 및 아시아 AS센터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지요.
국내 스크린골프 업계가 노리는 1차 시장이 일본인데요. 일본은 ‘골프바’ 형태로 골프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도심의 레스토랑 카페에 1~2대 정도 스크린골프 기자재가 설치돼 있고, 시간제로 요금을 냅니다. 한 두 시간 머물면서 자유롭게 연습스윙을 하면서 몸을 풀다가, 단시간에 라운드를 벌이지요. 7대 이상 대형 매장이 많고, 3~4명이 방문해서 18홀 라운딩을 하는 것이 기본인 우리와 는 차이가 많습니다. 덕분에 일본은 골프 시뮬레이터를 문화상품 형태로 수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은데요, 국내 업체들의 선전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