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 여덟 시간이 한 시간처럼 짧게 느껴졌던 카라의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

[뚱아저씨(광진)]

■ 어제(8월 5일) 컨퍼런스에 대한 총평.

어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있었던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주최의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는 제 진심을 담아 말씀드리건데 정말 대단했습니다.

 "아.. 이제 우리 동물보호단체에서도 이렇게 품격있게 우리의 주장들을 펼쳐낼 수 있구나. " 라는 것이 첫번째 느꼈던 소감입니다. 그리고 행사를 주최한 카라는 "역시.. 카라, 역시.. 대한민국 동물보호단체의 오피니언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한 번 카라의 대표이신 임순례님이 마침 영화감독이니 성공할 수 있는 영화의 여로 요소에 비유해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어제의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는 사전에 잘 준비된 기획에 스토리의 완성도가 높은 각본을 갖고 시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기획과 스토리를 뒷받침해주는 시의성까지 깔맞춤 기획이었습니다.

거기에 전체적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감독인 임순례 대표와 전진경 상임이사의 연출력이 정말 좋았고, 두 분을 뒷받침해주는 운영진과 집행팀, 통역 등 스텝들의 수준이 매우 우수하며 각자 최선을 다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여기에 발표자이자 출연진들인 엔드퓨 프럼블리 휴먼 소사이어티 인터네셔날 매니저, 국립생태원 원장 최재천 교수,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 아담 파라스칸돌라, 중국 위린시 개고기 축제 반대 집회를 주도한 데지 유, 동물보호법 전문 서국화 변호사와 대만의 개식용 금지 조례를 이끌어낸 코니 치앙의 주연급 배우들.

이분들과 더불어 짧은 시간이었지만 신스틸러 역할을 동물복지국회포럼 박홍근 공동대표와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한정애 국회의원, 세계적인 동물학자인 제인 구달의 영상 메세지 등 촌각의 빈틈도 없이 짜임새 있게 8시간의 대작을 이끌어나갔습니다.

또 하나 좋았던 것이 있습니다. 영화로 치자면 극장 역할을 한 국제컨퍼런스 행사장인 '서울역사박물관'은 매우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대한민국의 심장인 수도 서울의 역사를 기념하는 박물관에서 '개식용 종식'이라는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 행사를 할 수 있었기에 더욱 뜻깊었습니다.

컨퍼런스 장소인 서울 역사 박물관

그동안 동물보호단체들이 공통의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각 단체가 따로 놀았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국제컨퍼런스는 카라만의 행사가 아닌 개식용 종식을 염원하는 다른 동물보호단체, 수의사 단체들의 지지와 연대와 응원이 뒷받침되면서 더욱 좋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동.단.협 31개 단체의 공동 연대 성명서와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의 참석 등은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비중있는 까메오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8시간의 대작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마치 1시간처럼 짧게 느꼈던 것은 그만큼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봤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좋은 컨퍼런스에 어울리는 적극적으로 질의를 하며 참여하는 관객들까지, 무엇하나 나무랄 것이 없는 좋은 행사였습니다.

어제 카라 주최의 그 컨퍼런스의 성과물은 단순히 카라 한 단체의 성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대한민국의 동물보호운동을 발전시켜나가는데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개식용 종식에 연대하고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황동열 동.단.협 간사.  

■ 어떻게 개식용 종식을 입법화할 것인가?

사실 그동안 많은 동물보호단체들이 야만적인 개식용 종식에 관심을 갖고 문제제기를 하고는 있었지만, 정확히 어떻게 개식용 종식을 할 것인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무언가 명쾌하게 답을 내리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컨퍼런스를 통해 저 나름대로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개식용 종식은 수많은 국민들의 지지 속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개와 사람과의 스킨쉽을 통한 정서적 연대감은 지난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과거에는 다수가 개식용을 했다면 지금은 상대적으로 소수가 개식용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전통, 고유 음식문화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온존시키는 것은 구습에 불과합니다. 구습은 없어져야 합니다. 어제 중국에서 온 데지 유씨의 얘기처럼 '중국 청조에 있었던 전족은 전통 문화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그것은 사라져야할 구습이었고 사라졌다. 개고기를 과거에 먹었다고 해서 그것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온존하는 것이 오히려 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말은 충분히 공감가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진 : 중국 위린시 개고기 축제 반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데지 유

중국 Dalian Vshine Animal Protection 사무총장

아직까지 구습인 개식용을 금지시키는 법을 국회에서 용기있게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 때는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제 컨퍼런스가 1차 임계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국회의원들중에서는 그동안은 '감히' 엄두도 못냈던 개식용 종식, 혹은 금지에 대한 법안을 '개식용 금지를 위한 특별법'과 같은 직접적인 입법으로, 혹은 개를 사육하고 식용하는 환경 자체를 무용, 무위로 끝날 수 있는 간적접인 입법의 방법으로 다양하게 시도할 것입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법을 어기면서까지 개식용 농장에서 버젓이 사용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개의 사료로 주는 행위의 근절'입니다. 개에게 사료를 먹여서는 채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음식물 쓰레기에 잔뜩 항생제를 넣어서 개의 먹이로 사용하므로써 국민건강을 해치고,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 개농장 현실입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개농장에 들어가서 먹이로 변질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한정애 의원

이제 그 공급원인 음식물 쓰레기가 원천적으로 개농장으로 가는 것을 철저하게 방지하여 개농장을 하는 것 자체가 수익성이 전혀 없어져서 포기하게 만드는 간접적인 방법이 하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토대가 이루어지면서 점차 개식용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가운데서 '개식용 금지를 위한 특별법' 등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개식용 금지를 반대하는 논리 중에는 필요 이상의 과도한 반발심도 컸습니다. 본인은 정작 먹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먹는 다른 사람의 권리를 옹호해준다는 것이 바로 그런 반발심중에 하나입니다. 

외국에서의 한국 개식용 문제에 대한 제기에 대해 "니네 나라나 잘해라는' 국수주의인 반발심과 '소, 돼지, 닭'은 먹으면서 왜 개만 안되냐는 반려동물에 대한 몰이해로 인한 반발심도 그러할 것입니다.  

개식용을 반대하는 우리들은 앞으로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회피하지 말고 전면적으로 개식용 반대를 드러내고 싸워나가야합니다. 개식용을 반대하는 우리가 그런 반발심에 기인한 논리에 밀리는 그 순간에 수십마리, 수백마리의 개들이 처참하게 도살되어 죽어나간다는 사실을 늘 상기해야 합니다.  

어떤 역사적 전환기에는 반드시 티핑 포인트가 있습니다. 양적 성장이 질적 전환으로 변화되는 지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이 99도씨까지는 액체 상태를 유지하지만 1도를 더해서 100도씨가 되는 순간 기체로 질적 전환이 이루어지듯이 우리의 개식용 반대 투쟁도 어제 카라의 국제컨퍼런스는 1차 티핑 포인트 역할을 해서 그동안 연료 부족으로 60, 70도씨에서 지지부진하게 머물던 것을 90도씨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끓이면 되고, 우리 모두가 그것을 끓이는 연료가 되어야 합니다. 반드시 개식용 종식의 2차 티핑 포인트가 옵니다. 1도씨를 더 가열하여 100도씨가 되는 바로 그 순간.

개식용 종식이 단순히 일부의 주장이 아닌 대한민국을 문명국가, 선진국가의 위상에 걸맞는 품격을 갖추는데 중요한 것중에 하나라는 것을 더욱 많은 사람이 느끼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1도씨의 물을 더 끓게할 수 있는, 개식용 금지법을 전면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2차 티핑 포인트를 함께 만들어봅시다.

■ 왜 소, 돼지, 닭은 먹으면서 개는 안되냐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제의 컨퍼런스가 전체적으로 좋았지만 세번째 세션 발표자였던 대만의 동물보호단체인 SPCA의 사무처장인 코니 치앙씨의 발표가 특히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특히 대만 남부에 있는 가오슝시에서 2015년 에 개와 고양이의 식용을 전면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키는 과정을 설명했던 것은 우리가 귀감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만에서도 역시 한국의 개식용 반대를 반대하는 사람의 논리처럼 왜 소, 돼지, 닭은 먹으면서 개는 안되냐는 주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대개 많은 개식용 반대론자들은 본인이 철저한 채식주의자가 아닌한에는 이 논리에 위축되곤 합니다. 개, 소, 돼지, 닭이 모두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만에서는 개식용 금지를 조례로 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발표를 하고 있는 대만 SPCA 사무처장 코니치앙씨

"개와 고양이는 우리 인간과 특별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동물이다. 물론 소, 돼지, 닭이 동물인 것은 사실이지만 개와 고양이는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매우 특별한 반려동물이고 친구이기 때문에 개와 고양이를 식용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어야 한다"

개식용 반대를 열심히 하는 모든 분들이 다 채식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역으로 모든 사람이 다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개식용 종식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개식용 종식은 영원히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베터리케이지 등 야만적인 공장식 축산시스템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육류의 소비는 반드시 줄여야 하는 것은 명료한 사실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이고 문명인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라도 우리 인간의 특별한 친구, 1만년 이상 꾸준히 연대감을 가져오고, 동반자로서 함께 삶을 살아온 개와 고양이는 식용의 목적이 아닌 반려의 목적으로만 우리 인간과 함께 해야하는 것은 우리가 문명인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용기있게 당당하게 외치십시오. 개식용 금지가 반드시 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선진국가, 문명국가가 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는 것을, 위생도, 검열도 되지 않은 무슨 병에 걸렸는지도 모를 초법적인 식품들이 버젓이 유통되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짓이라는 것을.

그리고 우리 인간과 꾸준하게 함께한 오랜 친구인 개와 고양이를 무참히 도살하고 잡아먹는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도저히 할 짓이 못된다는 것을 소리 높여 외치십시오. 그리고 더불어 함께 외치십시오. 우리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모든 동물들을 비인간적, 야만적인 태도로 대하는 모든 공장식 축산을 반대한다는 것을.

이제 결코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외치셔도 됩니다. 개는 우리와 똑같이 행복도, 기쁨도, 슬픔도, 아픔도 느끼는 우리의 가장 오랜 친구입니다. 그런 친구를 잡아먹는 행위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됩니다.

덧붙임 : 어제 첫번쩨 세션 휴먼 소사이어트 인터내셔널의 주제 발표중 보여준 개를 무참히 도살하는, 몽둥이로 후려쳐서 다 죽어가는, 하지만 살려달라는 듯이 간절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개의 생명을 끊기 위해 아무런 주저없이 한 번 더 후려치는. 마치 사이코패스가 아무런 감정이 없이 사람을 죽이듯 보였던.

그 너무도 잔인했던 한 편의 동영상을 개식용이 뭐가 어떻냐고 하는 사람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더군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그와 비슷한 방법으로 도살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 동영상을 보고도 먹는다는 생각을 한다면 아마 그는 우리와는 또 다른 종의 생명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너두도 잔인해서 동영상 사진은 생략합니다.

[뚱아저씨(광진)]

아침에 무척 바빴지만 어제의 벅찬 감동을 담아 후기를 썼습니다. 개식용 종식을 위한 컨퍼런스 후기를 많은 분들이 공유할 있도록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공유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까까복돌이삐니]

글 감사합니다 대표님의 글솜씨에 항상 감탄하곤 합니다 잔인한 영상까지 관람하셔야 했다니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월차가 받아들여지지않아 참석하지 못한것이 정말 한동안 맘에 걸릴것같습니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100도씨로 달구어 나갑시다 분명 성공의 날이 멀지 않았을겁니다 다시한번 글로 전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sunflower]

예~~공유합니다~~애쓰셨습니다^^

[까미(창원)]

같이 힘을 내어 봅시다

[전혜민]

일목요연한 후기 감사합니다 마음 다해 응원합니다.. !!

[깜미해피(부산)]

후기글만 읽어도 희망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듯한 생생하고 감동적인 후기글 고맙습니다.
늘 응원합니다. 카스에 공유할께요..

[디노보나(서대문)]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두 화이팅!! 대표님, 건강 챙기십시오

[송아]

왜 개 고양이 식용이 종식되어야 하는지를 다시한번 확인하며 반드시 꼭그렇게 되어야 함을 다짐해봅니다 응원합니다!
공유합니다.

[강쥐어멈]

뚱아저씨! 어제 고생하셨어요.^^;

[IsabelKim]

고생많으셨습니다~~ 가슴이 너무 저리고 답답도 해지는 길고도 짧은 하루였습니다.

[강쥐어멈]

IsabelKim님! 만나서 반가웠어요^^

[수리야]

고생많으셨.습니다

[주희(이천)]

스거하셨어요^^ 공유완료~^^~

[테티스(부산)]

대표님의 글은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지금처럼만 하면 언젠가 우리가 꿈꾸는 그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습니다.

[밍밍(부산)]

뜻깊은 자리에 함께 못해서 아쉽습니다 정말 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