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 안의 인종주의라는 책을 벗의 제안으로 읽었다. 왠 인종주의? 이런 생각으로 읽었는데, 나도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생각을 하던 가운데, 공익법센터 어필을 접했다.
여러 이유로 신변의 위험을 느껴 자기 국가를 탈출한 난민에 대하여, 특히 우리나라보다 소위 뒤에 있는 국가의 사람들에 대해서 '가짜난민'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배척하는 대체로의 현실을 접하며, 난민협약에 난민으로 적용되지 않는 경제적 이유로 찾아오는 이주민들을 사실상 결박하여 착취하는 인신매매 사건을 들으며, 왜 그럴까 싶었다. 그러다 스치듯 떠오른 문장이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 였다.
이 나라가 일제에 의해 나라를 잃었을 때, 생존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불과 100년 전 일이다. 아주 가까이는 지난 12월 3일 갑작스런 계엄령이 4시간 만에 그쳤으니 망정이지 계속 이어졌다면, 나도 난민이 되어 타국의 문을 두드렸을 수도 있다.
필리핀 여성들의 성착취 목적 인신매매 사건을 열심히 변호했지만, 패소했던 사건을 들으면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돈 벌러 갔다"라고 들이댔던 잣대가 생각났다. '피해자들이 사장의 성매매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거나 이를 이유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피해자들 역시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묵시적으로 동의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판결문이 딱 그러하다.
나와 다른이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인간人間이기에 단일 집단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다르다는 이유로 마주하는 편견과 차별이 구조화되고 문화화 된 이 나라에서 어필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참 소중하게 다가왔다. 어렵고 지난한 활동을 하지만, 함께 횔동하는 분들 사이의 따뜻함을 느꼈다. 그 따뜻함은 방문한 우리를 향한 환대에서도 느꼈다. 이 활동을 응원하며, 내 삶과 관계에서 차별과 구분 짓는 것을 알아차리며 살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