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충기의 세계배낭여행기 157>
광활한 대륙의 나라 미국<3>
끝없는 대평원(大平原) 미국남부(南部)1
◆ 끝없는 벌판의 텍사스
텍사스는 면적이 77만㎢로 미국에서는 알래스카 주 다음 두 번째로 넓은 주인데 우리나라 남한 면적의 거의 8배나 되는 셈이다. 텍사스는 미국이 독립한 후에도 얼마동안 멕시코 땅이었고 수많은 전투 끝에 결국 미국 땅이 된 역사 때문인지 중남미인들(히스패닉)이 많은 편이고 안내판이나 책자 등에도 거의 영어 밑에 스페인어를 같이 표기하고 있다.
텍사스 주 지도 / 텍사스 주기 / 엠블렘
텍사스는 북쪽으로 오클라호마(Oklahoma), 서쪽으로는 뉴멕시코(New Mexico), 동쪽으로는 루이지애나(Louisiana)와 아칸소(Arkansas), 남쪽으로는 멕시코만(Gulf of Mexico)의 바다 및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곳은 인근의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조지아와 함께 미국의 남부지방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이곳 사람들은 거친 미국 남부기질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 텍사스의 도시들
주도(州都)는 오스틴(Austin)이지만 인구가 100만 정도이고, 교통의 중심이자 케네디가 저격수의 흉탄에 쓰러진 동부지역의 대도시 댈러스(Dallas)는 인구가 500만이 넘는 대도시이다.
텍사스의 가장 남쪽에는 관광도시 샌안토니오(San Antonio/150만)가 있고, 항공우주센터가 있는 휴스턴(Houston/450만)이 있다. 또, 멕시코 및 뉴멕시코 주와 바로 인접한 남서쪽의 끝에 있는 요새도시 엘 파소(El Paso/60만)가 있고, 마약 소굴로 악명 높은 조그마한 국경도시 후아레스(Juárez)도 있다.
텍사스 북부 고원지대의 도시로는 아마릴로(Amarillo/20만)가 있고, 그 조금 아래에 위치한 러벅(Lubbock/30만)등이 주요도시라고 할 수 있다.
◆ 서부영화의 배경
텍사스 중부와 북부는 대평원이며 평균 해발 1.000m이상으로 메마른 건조기후를 보여 가축도 먹기 어려운 쓸모없는 거친 풀들이 듬성듬성 자랄 뿐이다. 기후는 사막기후와 비슷하여 비는 거의 오지 않고 기온이 높아 매우 뜨겁지만 공기가 건조하다보니 그늘에 들어가기만 하면 시원하게 느껴진다.
옛날, 미국의 서부영화라고하면 주로 텍사스, 애리조나 지역이 주요 무대이고 카우보이와 갱들, 커다란 밀짚모자(솜브레로/Sombrero)를 쓴 멕시코인, 보안관, 소 떼와 말이 연상되는데 이곳이 바로 그 서부영화의 무대였던 곳이다. 텍사스 주의 별명은 ‘The Lone Star State(외로운 별)’로 엠블럼(Emblem)은 도토리와 밤이 그려진 그림이고 주기(州旗)는 삼색바탕에 커다란 별이 있다.
옛날 서부를 ‘Wild Wild West’ 라고들 부르던 기억이 있는데 내가 본 서부는 'Wide Wide West'라고 부르는 것이 오히려 적합한 표현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었다.
러벅에서 댈러스까지 자동차로 6시간 정도 걸리고, 동쪽 주 경계 부근에 있는 텍사캐나(Texarkana)까지는 8시간도 넘게 걸린다. 북쪽으로도 4시간, 남쪽 바다를 보려면 승용차로 8시간 정도 운전을 해야 하니 주가 아니라 국가라고 해도 큰 국가에 속한다고 하겠다. 텍사스는 아무리 달려도 산이나 강이 나타나지 않고 띄엄띄엄 호수들만 보일 뿐이다.
끝없는 평원이 계속되고 일직선으로 뻗은 도로를 2~3시간 달려도 집 한 채 없는 허허벌판의 연속이며 일직선의 도로가 지평선에 묻혀 아물아물 사라진다. 작은 마을이라도 있으면 그 근처는 목초지나 목화밭으로 일구어져 있고 나머지는 그냥 황량한 황무지의 연속이다.
끝없는 텍사스 대평원(목화밭) / 겨울이면 아주 드물게 폭설도 내리는데 금방 녹는다.
텍사스는 언듯 서부에 속하는듯 생각 되지만 미국에서는 남부로 분류된다.
◆ 텍사스의 목장(Ranch)들
목초지나 목화밭이 있으면 틀림없이 커다란 바퀴가 수없이 달린 엄청나게 거대한 움직이는 농업용 급수차가 꼭 있다. 목화밭이나 목초지는 물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다.
텍사스 목장 / 황야의 무법자
가는 곳마다 넓은 목장(Ranch)이 눈에 들어오고, 소와 말들이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많은 목장 중 넓은 목장은 우리나라 경상남도의 넓이와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워낙 넓다보니 모두 방목하는데 소들이 아무 곳에서나 새끼를 낳으니 마릿수를 알 수 없어 항공기를 타고 가며 대충 어림잡아 헤아리고, 항생제를 넣은 사료도 자동차로 벌판에 뿌리거나 비행기로 투하한단다.
텍사스 농대의 교수가 한 멍청해 보이는 학생에게 물었다. ‘자네 집 목장 크기가 얼마나 되나?’ 머리를 긁적이던 대학생 대답 ‘잘 모르겠는데요...’ ‘그럼 소는 몇 마리나 되나?’ 역시 ‘잘 모르겠는데요....’ 이 녀석 바보 아냐?
나중 알고 봤더니 텍사스에서 가장 큰 목장 집 아들이었다고... 당연히 모를 수밖에...
◆ 빅 칸츄리(Big Country)
그레고리 펙, 엘리자베스 테일러 주연의 미국영화 빅 칸츄리(Big Country)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목장이 얼마나 크냐고 물어보자 그렇게 “잘 모르겠는데요...” 했다.
그레고리 펙 집으로 오는 도중 목장 안에 남편 성을 딴 기차역을 몇 개씩 지나쳐서 놀라던.....
풍력발전기 / 석유펌프 / 영화 포스터
가장 부러웠던 것은 넓은 황무지에는 가는 곳마다 수많은 기름 퍼 올리는 기계들이 꺼떡거리고 있고 바람이 많이 부는 탓으로 엄청나게 큰 바람개비가 돌며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을 곳곳에서 수없이 볼 수 있다.
이러한 풍부한 자원 때문인지 텍사스 주는 재정이 탄탄하여 미국에서 유일하게 소득세(Income Tax)를 부과하지 않아 봉급쟁이들에게는 천국이라고 한다.
텍사스 토박이들은 자부심이 강하고 고집이 세며 매너가 다소 거친 편으로 북부 출신들은 텍사스 사람들을 촌스럽다고 깔보는 경향도 있다고 하는데 묘한 악센트와 이상한 표현의 텍사스 사투리는 처음 들으면 조금 당황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