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한 전시 다섯 번째 날.
오늘 전시장 문은 11시에 열립니다.
느릿느릿 거북이여서 늦게 여는 게 아니고, 어디 다녀올 데가 생겼어요.
알을 깨고 나온 새끼 거북이들이 바다로 우다다다 달려가듯이 얼른 다녀와 열겠습니다.
사진 속 거북이 그림은 이근수가 벌이는 그림 놀이 가운데, `쇠실 놀이`라고 이름 붙인, 쇠실(철사 鐵絲)로 그리는 그림입니다.
종이에 연필 선 하나로 그림을 그리듯, 쇠실(철사 鐵絲) 선 하나로 빔(허공 虛空)에 그리는 그림입니다.
갑자기 퍼붓는 소나기에 후다다닥 바쁘고, 땡볕 아래 헐레벌떡 숨 막히는 한여름 장마철에도 허둥대지 않고 느릿느릿.
느릿은 느리다.
느리다는 늘이다.
느림은 늘임.
급히 서두르다 짧게 끝나는 것 말고, 느릿느릿 거북이처럼 길게 늘여 장수 長壽.
오늘도 깊은숨, 긴 숨 쉬며 느릿느릿 내 시 時를 늘려 사시기 바랍니다.
* 화목한 전시.
-주마다 화/목요일에 열림. (공휴일은 쉽니다) 10: 00~ 18: 00.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87 님바래기.
-010-9476-7011
** 고별전은 화목한 전시 때가 아닌, 이른 아침이나 일 마친 밤에도 미리 약속하시면 서로 맞춘 때에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