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MBTI에 대한 비판. 융의 성격유형론에서 출발했으나....

[와봐라1]

(50) MBTI에 대한 비판

융의 성격유형론에서 출발했으나....

임상에서 미네소타 다면적 인성 검사 ‘MMPI(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가 성격 검사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MMPI는 편집적 성향이나 우울증 등 병적인 부분을 발견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정상인의 성격 유형을 평가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성격의 5요인 모델은 240문항의 NEO 성격 검사(NEO-PI-R: NEO Personality Inventory)를 사용한다. 검사 결과는 5개 요인 각각의 T 점수로 제시되는데, 5개 요인 차원에서 연속적인 성격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검사 결과 성격이 5개 요인 중 하나의 특정 유형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 NEO 성격 검사는 문항 수가 많은 것이 단점이다. 그래서 고슬링의 10개 항목 성격 검사 ‘TIPI(Ten Item Personality Inventory) 한국어판’과 같이 10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간단한 자기 보고식 검사도 필요에 따라 간편하게 사용하기도 한다. 

융의 성격 유형 검사 도구로는 그레이 휠라이트(Gray Wheelwright) 검사와 싱어 루미스(Singer Loomis)검사 등이 있으나 ‘마이어스 브릭스 유형 지표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MBTI는 1944년 캐서린 브리그스(Katharine Briggs)와 브리그스 마이어스(Briggs Myers) 모녀가 융의 성격 유형론을 토대로 제작한 자기 보고식 질문지이다. 현재 93개 문항으로 구성된 질문지가 사용되며 융의 성격 유형에 인식형과 판단형이 더해져 총 16개 성격 유형으로 결과가 제시된다. 

MBTI는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안되어 학교나 기업 등에서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심리검사 연구소의 김정택과 심혜숙에 의해 표준화(1991)되어 학교, 기업, 교육 및 상담 분야 등에서 직업 적성, 대인 관계 및 소통 방식, 리더십 평가 등을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 

MBTI에 대해서는 몇 가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검사 재검사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즉 다시 검사하면 처음 할 때와 다른 성격 유형으로 나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문항들이 융의 성격 유형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판단형과 인식형 구분도 융의 유형론과 일치하는지 의문이다. 성격의 무의식적 보상 측면을 반영하지 못하는 점은 의식적 문항 반응에 기초한 설문 검사 방법에 내재한 한계점이다. 

즉, 내향적인 사람이 무의식적 보상으로 외향적 삶을 살 수 있듯이 검사 결과가 실제 성격과 반대로 나올 수 있다. 또한 자기 보고식 검사라 객관적으로 관찰되는 면과 다르게 평가될 수 있는 점도 문제다. 

문항에 대한 반응을 긍정 또는 부정인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응답하게 한 점도 연속적인 성격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널리 사용되는데 반해 실제 교육이나 사회적 적응과 성공을 예측하는데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MBTI는 문항 수가 적지 않은 점과 결과 해석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점도 아쉬운 점 중 하나다. MBTI 검사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융의 성격 유형론의 타당성이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융의 성격 유형론은 타당성이 통계적 방법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나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의 사용 경험이 그 가치를 말해 주고 있다. 

다만 직관적 이해가 부족한 사람에게 융의 성격 유형론은 실제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MBTI의 단점을 보완하여 좀 더 간결하고 쉽게 해석할 수 있는 타당한 검사 도구가 개발되기를 희망한다.  <계속>


글 | 김창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