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에 대하여
범어사에서 북문을 지나 고당봉까지 쉬지 않고 걸어보자는 생각에 산행을 시작한다. 범어사 주차장이 해발 300미터에서 고당봉 801미터이다 거리는 2.9킬로쯤 된다. 쉬지 않고 천천히 오르는데 고당봉 마지막 데크 계단 위에서 내려오는 안면이 있는 사람이 발견된다 백두대간을 함께 걷고 있는 홍님이다.
우쨋든 고향 까마귀를 만난 듯 기쁜 마음으로
"홍님"(나를 보더니 어머나 놀라는 리엑션이다 ~~ㅋ)
"어디서부터 오시나요?"
"금백종주 28킬로 걸으려고 하는데, 원효봉이 어디인가요"
(범어사, 북문, 고당봉, 남문, 어린이대공원까지 거짓말 엄청 보태 50번 정도 왕복한 경험이 있다~ㅋ)
고당봉에서 바라보면 북문과 원효봉이 선명하게 보여 상세히 안내해 주었다
"일행은 없나요?"
"네 혼자 걷고 있어요, 아이고 이제 여기까지 왔는데 언제 완주할 수 있을까요?"
"그러게요 하여간 파이팅하세요"
나는 두세 번 "파이팅 파이팅" 큰소리로 응원을 보낸다.
그렇게 헤어져 나는 고당봉에 올랐다가 오른쪽 방향인 서봉을 향해 걷는다.
이 코스는 일요일에도 등산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조용해서 만족스러운 등로이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반가운 대낮으로 변하고 있다.
큰 바위틈을 빠져나오는 바람이 세차게 분다 그 바람을 팔벌려 맞이하고 있다가, 불현듯 니체의 중심 사상인 '초인과 최후의 인간'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어쩌면 일요일에 편히 쉬면서 소파의 안락함을 즐기는 최후의 인간이 아닌, 무언가를 도전하고 창조하는 초인은 사실 홍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 15키로는 더 걸어야 할텐데...
나는 곧바로 바위틈에 앉아 파리바케트에서 산 팥빵을 꺼내 먹으며, 독수리 타법으로 타이핑을 치듯 니체 할배를 소환하고 있다.
홍님만이 그럴까 대간 완주를 앞둔 울 좋은 친구들이 그렇고, 아직 많은 구간이 남았어도 만나면 즐겁고 말하지 않아도 든든한 친구들이 사실 초인들이 아닐까?
좋은 친구들은 아마도 이번 주 노인봉을 연상하며 한 주를 기다리겠지(온전히 개인적인 생각임)
한 주가 흥겨울 수도 있겠지(악몽은 아니잖아~~ㅎ)
내 친구들에게 병리적인 나르시시즘이 머물 공간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친구들은 좋은 초인인 것이다.
초인이 일어선다. 머무르지 않고 등로 위를 흘러간다.
첫댓글 어제
울진 백암산 선시골(신선계곡)이
좋다고 하여
따라 나섰다가
처음 가는 산악회에
(김해가락산악회)
민폐만 끼쳤답니다.
30분 over
물🥵
물🥵
물🥵
신선 계곡에 가셨는데 고마 신선은 되지 못하고 물만 찾고 계셨던가요?~ㅋ
진짜 덥긴 덥더군요
그래도 금정산은 육산이라서 좀 낳긴 하지요
계곡물이 조금 줄었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깜짝 놀랐어요
핸섬한 남자분이 아는척을 하길래요
열정에 역시 👍
암튼 파이팅 덕분에 완주 했어요
꽃들이 지천이라 종일 💐 🌼 🏵 🌷 쳐다보며 실컷 걸었어요
수고하셨습니다 ~~!!
제가 두 번 불렀는데 그때서야 고개를 들고 한참을 보시더구만요~~ㅋ
하여간 산을 즐기는 사람은 멋진 사람입니다
즐기다보면 산 같은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우쨋든 반가웠습니다
다행히 종주하셨다니 역시 낙동인입니다
하여간--이 양반들은 못말리는 산꾼이네...
유도사는 아들 식구 방문에- 내원사 계곡에서 진짜 발만 담그고,,, 다섯 시간-- 도 닦듯 있다가 나와,, 손님 대접 고기 사주고-- 밀물 썰물 지나간듯- 한바탕 큰일 치룸!?
주말 기다림을 제일 손꼽는 일인임!!
형님도 ~~ 레드썬 레드썬~~
빠져들었어요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하고,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고
<로버트 퍼시그>
이 양반이 한 말인데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지만,
사실 우리도 백두대간 망상에 들어간 사람들 아닙니까~~ㅋㅋ
하여간 건강하게 빠져버린 사람들끼리 이번주 뵈야쥬
문 앞에 셀카 사진 올리는 것 지양해 주세요~^^
클릭하는 순간 깜딱 놀랬잖아요ㅠㅋㅋㅋ
지난 주말, 정말 더웠는데
낙동 초인 대표 2분이 금정산에서 조우하셨군요?
울집 뒷산인데 주인장에게 공문발송도 없이
다녀가시다니~~
북문국수집 금정산 막걸리에 파전 대접기회를
놓쳤습니다요^^
담 주에 반갑게 뵙겠습니다 😘
막거리 파전 시켜놓고 장구 칠 줄 아는 사람 불러다 놓고 춤이라도 한판 줄까요~~
상상만해도 흥이 오릅니다, ~~룰루 랄라
언제 손 없는 날이라도 함 잡아보시지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