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4차 강원 태백 태백산(2025.1.16.)
산행코스:
A코스: 유일사주자장-장군봉-천제단=태백산-용정안내소-단종비각-단군성전-당골주차장
B코스: 당골주차장-석탄박물관 등 관광
산행시간: 10시 30분 출발(4시간 30분 소요)
오늘은 태백산을 다녀왔습니다. 오르막 내리막 길 모두 넓고 좋았지만 상당히 가파른 길이었습니다. 상고대가 일품이었습니다. 바람에, 눈이 내리는지 쌓인 눈이 날리는지 알 수도 없고 안개까지 짙어서 멀리 볼 수는 없었지만 설경을 보고 딛고 가는 재미가 아주 좋았습니다. 1500미터가 넘는 산이다 보니 산 위는 춥고 바람이 심했습니다. 천재단 안은 좀 아늑할까 했는데 입구로 들어오는 바람은 그 안이라고 별 수는 없었습니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대충 먹고 내려왔습니다. 정상을 지나고 나니 바람도 없어 오히려 포근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처음 얼마간 가파른 길이었으나 나머지는 걷기 좋은 길이었습니다.
내려오는 중턱에 단종비각이 있더군요. 의외의 만남에 약간 놀라웠습니다. 단종 외가가 우리 집안이어서 더욱 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을우 선생님 말씀에는 전에는 보지 못했는데 최근에 지은 것 같다고 하더군요. 당골에 다 와서는 단군 성전이 있더군요. 태백산은 우리 민족의 정신이 숨쉬고 있는 곳이라는 생각과 함께 거룩한 땅을 밟아 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늘도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버스가 출발하려는데, 회장님께서 갑자기 배가 아파 산행을 같이 하지 못했지요. 몸은 집에 계시나 마음은 온통 우리 산행에 있었던지 문자까지 보내면서 산행을 궁금해하시더군요. 우리 산행이 궁금한지 정권사님이 궁근한지는 알 수 없지만요^^
우리 일행은 아니었지만 다른 일행 중의 한 사람이 자칫 큰일 날 뻔한 것을 우리 하존용 대원의 도움으로 무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습니다. 권혁봉님을 잃은 아픔이 아직 남아 있는데 그 말을 들으니 정말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도 우리 대원의 도움으로 그렇게 되었다니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산행은 절대로 무리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방석하 선생님이 올라오시다가 포기하고 내려가신 것은 매우 잘한 일이었습니다. 정상을 가는 것만이 용기는 아닙니다. 포기하는 용기가 더 어려운 용기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산행은 항상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우리 대원 중 한 분은 아이젠도 없이 산행을 했습니다. 정말 무모하기 거지 없는 일이지요. 다행히 등산로 양쪽에 난간을 잘 설치해 두어서 별 탈 없이 내려오기는 했지만 고생을 무척했을 겁니다. 사고는 히말라야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몇 해 전에는 우암산에서 사망사고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참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지 뭡니까? 제가 산보다 우리 여성대원들을 더 좋아한다는 말을 여러번 했지요? 오늘 그런 좋은 산행이 될 절호의 기회였는데 아쉽게도 놓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그분들이 내 앞에 간 줄 알고 열심히 갔더니 글쎄 내 뒤에 있었지 뭡니까? 혼나게 되었다 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차에 타더니 “배신때렸다”며 그럴 수 있느냐고 야단이더군요. 안타까운 것은 난 데 욕은 내가 먹었지 뭡니까? 다음에는 이런 실수가 없어야 할텐데. 고의가 아니었으니 널리 용서하세요?
이렇게 오늘도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 겨울산행의 참 맛을 놓친 아쉬움이 영 서운하기만 합니다. 궁금함이 많았는데 앨범과 총장님의 글을 보며 대리만족할 수 밖에요... 하루가 아주 길게 느껴본 날 이었습니다.
회원님들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무탈하게 지내시고 23일 뵈어요.
태백산 겨울바람이 매섭고 손끝이 시럽지만 생각보다 상쾌한 눈꽃산행은 정상 부근에 하얗게 피여난 상고대와
멋진 주목나무들에
와 ~~멋있었습니다
초입부터 늘 함께 팀을 이뤄었던 총장님을 여성대원들은 기다리며 걱정 했었는데....
아침버스에서 향 좋은 인삼차 덕분인지 휘리릭 날개 다신 총장님...
그래도 좋은 하루 눈산행에 모두 활짝~~만족한 산행이였습니다.
자세하신 산행기 고맙습니다.
추위가 두려운 날, 다들 멋진 산행을 하셨네요. 흰 눈과 사람과 나무. . .순백의 아름다움은 겨울만의 매력이겠지요. 마치 같이 길을 걸은 듯이 훤히 그려지는 산행 풍경을 글로 표현해주신 총장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