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이상으로 뛰어난 투수, 류현진
2015년 1월 13일
Mike Petriello (Fangraphs.com)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 트리오 중 하나, 커그류
클레이튼 커쇼가 존재하는 다저스에서 류현진은 최고의 선발 투수는 아니다. 또한 잭 그레인키가 있기 때문에 그에 버금가는 선발투수도 아니다. 최고의 원투펀치가 있는 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쉬운 것은 아니다. "3선발"이라는 단어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좋은 투수였던) 덕 피스터나 애니벌 산체스의 케이스는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엘리트 선발투수의 가치는 외부적인 시각으로 좌우되지는 않는다. 선수들은 단순히 그의 클럽하우스 동료들과의 비교가 아니라 그가 가진 장점과 리그의 다른 모든 선수들과의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가치를 평가 받는다. 이건 마치 애디슨 러셀(시카고 컵스)과 마이켈 프랑코(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각각의 팀의 No.2 유망주라 하여 같은 가치가 아닌것과 같으며, 류현진이 리키 놀라스코와 같은 팀내 3번째 가는 투수라고 해서 같은 가치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이다.
서두가 길었는데 요점으로 들어가자면, "류현진은 지난 2년 간 미국에서의 활약을 통해 특출난 투수라는 점을 증명했다"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팬그래프를 포함한 그 어떤 기관도 류현진을 이러한 투수로 바라보지 않았었다.
2012년 말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총액 6천만 불을 투자할 때, 그에 대한 시각은 다르빗슈 유나 다나카 마사히로 등 아시아 탑 투수로 여겨졌던 선수들에 대한 기대치와는 전혀 달랐다. 그의 패스트볼 구속과 보조구질이 미국 무대에서 통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과 의문이 뒤따랐고, 많은 사람들은 류현진은 장기적인 불펜감으로 보기도 했다. 당시 우리 팬그래프의 에노 사리스가 류현진에 대해 했던 평가를 짤막하게 옮겨본다.
"그는 4가지 구종의 공을 던지기는 한다. 하지만 슬라이더는 사실상 존재 가치가 없고, 커브는 좌타자에게만
먹히고 있기 때문에 체인지업이 우타자에게 먹히지 않는다면 우타자를 상대하는 방법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지금 상황이 어떤지 보이는가? 비관적이다. 만약 당신이 다저스 팬이라 할지라도 이 젊고 웃음기 있는 자신만만한 한국인에게 의심의 시선을 거둘 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 1승의 가치를 550만 불로 놓고, 중계권료 상승 등을 감안해서 10%의 인플레이션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1승의 가치는 550만 불 -> 690만 불 -> 760만 불 -> 830만 불 -> 920만 불 -> 1010만 불이 될 것이다. 류현진이 6천만 불어치의 ‘밥값’을 하려면 WAR 1.33 만큼은 해줘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6년간 이정도의 가치를 가져다준 불펜 투수는 10명에 불과했었다."
계약 2년 후 류현진은 6.6의 fWAR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TOP 25에 들어가는 성적이다. 먼저 2014년 fip 순위를 살펴보자. (150이닝 이상 투수)
1. 클레이튼 커쇼 1.81
2. 제이크 아리에타 2.26
3. 코리 클루버 2.35
4. 펠릭스 헤르난데스 2.56
5. 크리스 세일 2.57
6. 개럿 리차드 2.60
7. 류현진 2.62
데이빗 프라이스, 맥스 슈어저, 존 레스터, 매디슨 범가너, 콜 해멀스 등등의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들을 생각해보자. 걔들도 이 리스트에 없다. 다음은 지난 2년간 3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로 기준을 바꾸어서 살펴보자.
1. 클레이튼 커쇼 2.12
2. 아니발 산체스 2.52
3. 킹 펠릭스 2.58
4. 애덤 웨인라이트 2.71
5. 코리 클루버 2.71
6. 맥스 슈어저 2.79
7. 클리프 리 2.86
8. 데이빗 프라이스 2.88
9. 크리스 세일 2.91
10. 류현진 2.97
FIP로 줄 세우기를 하였을 때, 류현진은 지난 2년 간 TOP 10 투수에 들어간다. 어느 누구도 커쇼와 그레인키에 가려진 그를 그 정도의 투수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물론 2014년 그가 여러 부상으로 DL에 오르며 152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음을 상기한다면 이것은 공정한 비교가 아닐지도 모른다.
상상 이상의 괴물이 보여줄 2015년은?
몇 가지 차트를 좀 더 살펴보자. 이 차트는 류현진이 충분히 성공적이었던 첫 번째 시즌에 비해서도 더 발전된 두 번째 시즌을 보낸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자료이다. 류현진에 메이저리그에 왔던 지난 두 시즌 간 150이닝 이상 씩을 투구한 선수는 총 58명이다. 그 중에는 댄 하렌이나 케빈 코레이아 같은 베테랑도 있고, 댈러스 카이클이나 웨이드 마일리처럼 앞날이 창창한 투수들도 있다. 또한 로베르토 에르난데스와 같은 선수 또한 포함되어 있다.
기준에 부합하는 58명의 투수들 가운데, 오직 6명의 선수 만이 삼진비율, 볼넷비율, 피홈런 비율에서 모두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래 보는 것과 같이, 사실상 6명이 아닌 4명이나 진배없다. 그 중 둘은 거의 의미 없는 변화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와쿠마 히사시와 마이크 리크는 피홈런 비율에 있어서 0.01% 감소하였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볼 때 발전했다기보다는 현상유지 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미겔 곤잘레스의 기록은 FIP는 개선, ERA는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삼진 비율, 볼넷 비율, 피홈런율에서 모두 개선되었다는 점에서 볼만한 가치가 있기는 하다. 제레미 거쓰리의 기록은 13 시즌을 망친 것에서 기인한다. 이들 모두가 큰 발전을 하지는 못한 데 반해, 류현진은 세 가지 영역 모두에서 크나큰 발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는 올 겨울 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상위 유망주들을 대가로 내줘야 트레이드 될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좌완 투수, 콜 해멀스와 비교해보자.
해멀스는 류현진보다 3살이 더 많음에도 이닝에서는 류현진에 크게 앞선다. 그 외에 해멀스가 류현진에 비해 헛스윙을 유도하는 능력은 좋지만, 땅볼 능력에서 류현진이 이를 상쇄시키는 편으로 이 두 투수는 매우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프로젝션 지표 Steamer는 이 두 선수 간의 2015년 성적도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류현진은 ERA 3.36, FIP 3.36을 기록할 것이라 예측했고, 해멀스의 경우 ERA 3.48, FIP 3.45를 예측했다.
이 두 선수는 각각 2018년까지 계약이 되어있다. (류현진은 31세 시즌까지, 해멀스는 34세 시즌까지) 이 기간 동안 두 선수의 연봉에 관해 생각해보자.
콜 해멀스
2015: $22.5M
2016: $22.5M
2017: $22.5M
2018: $22.5M
2019: ($20M 클럽 옵션 / $6M 바이아웃)
류현진
2015: $4M
2016: $7M
2017: $7M (아마도 그 다음 시즌 옵트아웃)
2018: $7M
2015 시즌이 끝날 때까지 류현진은 다저스로부터 누적 연봉으로 겨우 1000만 달러만 받을 뿐이다. 만약 그가 첫 두 시즌만큼 2015년에 해준다면, 류뚱은 팀에게 대략 WAR 10 만큼 기여할 것이다. 당신이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 2570만 달러를 포함시킨다고 할 지라도, WAR 당 연봉이 겨우 350만 달러이다. 요즘 FA 시장에서 WAR 당 연봉은 이 금액의 약 2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류현진은 어떻게 이런 모습을 보여줬을까? 앞에서 잠깐 언급한대로 그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평균을 밑도는 패스트볼이 류현진의 가장 큰 무기인 체인지업을 뒷받침해줄 수 있느냐였다. 2013년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첫 번째 스프링 트레이닝을 지켜본 후, 키스 로는 류현진의 구속이 겨우 87~89마일에 머물렀고 90마일을 전혀 넘지 못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마이너리그 급 투수라는 혹평을 내렸다. 심지어 류현진이 받았던 가장 좋은 평가조차 누구라도 삼진으로 돌려세울 수 있는 빠른 공을 보여줄 순 없다는 것이었지만,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던지는 체인지업과 어느 정도 충분히 구속 차이가 나는 패스트볼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 될 것이라 보고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의 구속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패스트볼 구속을 평균 91마일 넘게 끌어올렸고, 패스트볼 컨트롤 역시 좌완으로서 충분히 좋았다. 그리고 체인지업 구속은 80마일 초반 대로 유지시켰다. 두 구종 간의 차이는 약 7마일 정도이다. 아래의 그래프는 지난 2시즌 간 300이닝 이상 소환 74명의 투수들의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구속 차를 나타낸 자료이다. 류현진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구속 차이는 평균 수준을 왔다갔다했고, 아마도 중간값에 비해서는 조금 낮을 것이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15.2%의 헛스윙률을 기록하며 그의 최고 무기가 되었는데, 그 주된 이유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패스트볼의 릴리스포인트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에노 사리스는 최근에 삼진 능력에서 류현진의 변화에 관한 칼럼을 썼는데 그는 류현진을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로 보고 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류현진은 2014년에 커쇼로부터 슬라이더 그립에 관해 물어보고, 조시 베켓에서 커브의 그립에 관해 물어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점이 삼진율 상승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2015년 류현진의 가장 큰 과제는 건강히 시즌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성공적인 복귀전 이전에 그는 9월 대부분을 어깨 부상으로 날려버리며 정규시즌을 마무리 해야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LA 다저스에 뛰어난 선발투수 2명이 있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다저스는 3명을 데리고 있다. 류현진은 야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발 로테이션이 될 것으로 보이는 팀에서 매우 중요한 한 축을 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원문 링크 :
http://www.fangraphs.com/blogs/dodgers-hyun-jin-ryu-underrated-starting-pitcher/
첫댓글 튜선수 기록으로보나 뭐로 보나 정말로 뛰어난 투수임에 틀립없습니다.~~!!
훌륭한 선수라는거 두말하면 잔소리고 입만아프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