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깝지만 가 보지 않은 여행지를 원한다면.
바다나 계곡으로, 이미 이름이 높은 지역들을 잘 알지만, 왠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원주 여행은 어떨까?.
원주는 우리에게 친근한 관광지는 아니다.
바다도 없고 특별하게 유명한 곳도 들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가까운 강원도로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볼거리들이 원주에 숨어있다.
소금산 출렁다리, 원주 뮤지엄 산, 그리고 몇몇 맛집들.
이 정도면 1박 2일 여행지로 부족함이 없다.
[여행은 이른 시간에 시작하자]
서울에서 원주, 특별한 일 없으면 1시간대 거리.
그러나 주말 오후에 서울에서 출발하여 만난 원주행 고속도로는 주차장과 비슷하다.
차는 많이 몰리는데 도로 폭이 좁아 모두를 수용하지 못하는 느낌.
주말에 원주를 간다면 아침 일찍 나가는 것이 좋겠다.
실제 서울과의 거리는 가까운데도, 남도 여행을 가는 느낌으로 시간이 흘러갔다.
게으름을 피운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셈.
그래도 차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중간에 휴게소를 들려 기분전환도 하며 재미있게 보내본다.
[먹으며 시장 구경 - 미로예술시장]
원주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각.
애매하게 늦게 길을 나서 식사를 하지 않았기에 배가 고파 바로 식당을 찾는다.
SBS 프로그램 골목식당을 통해 전국에 이름이 알려진 원주 미로예술시장을 원주 여행의 첫 도착지로 선정.
칼국수집부터 돈가스, 부리또, 큐브스테이크집 등이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칼국수를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갔으나, 아쉽게도 브레이크타임이었다.
2시부터 4시까지는 재료준비 시간(브레이크타임)이니 방문에 참고할 것
미로예술시장은 원주중앙시장 2층에 있다. 바로 옆 자유시장과도 이어져 근방이 넓은 시장거리로 형성되어 있다.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시장 골목을 헤매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생각보다 신기한 물건들, 군침을 당기게 하는 음식들이 가득하다.
저렴한 가격까지 눈에 들어오니, 자제력을 조금 잃어도 괜찮을 것만 같다.
아직 완벽히 복구되지 않은 가게들이 보인다. 비어있는 가게도 드문드문 보인다.
이곳은 2019년 초에 큰 화재가 있었다. 상인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화재 후 6개월 정도는 손님도 많이 줄어 그 피해가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회복된 모습이다. 우리가 시장을 돌아다니는 때에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특히 미로예술시장 안에는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까지 있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젊은 사장님들이 보인다. 업종도, 인테리어도 전통시장과는 매우 결이 다르다.
예전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을 갔을 때의 느낌이다.
크기는 작지만 전통시장과 다르게 센스 있고 젊은 느낌이 강한 여행 포인트로 기억된다.
이곳도 마찬가지다. 시장 선배님들과 청년 창업가들이 함께 과거와 현재가 맞닿은 시장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원주 맛집 투어 - 부리또만나]
우리의 점심은 부리또가 되었다.
서울에서도 평소에 먹는 음식은 아닌데, 확실히 여행지에선 안 하던 경험에 이끌리는 적이 많은 것 같다.
알록달록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임에도 작은 가게 안에는 테이블마다 손님이 있었다.
여러 명이 함께하는 여행은 음식의 체험 기회가 많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각자 하나씩 골라 커팅 하여 나누어 먹었다.
현지 스타일에 가까운 맛이라고 하기에 너무 거부감이 없었다.
우리가 멕시칸 음식에 익숙해진 것인지, 그만큼 한국과 멕시코의 거리를 좁혀 놓은 사장님의 노하우인 것 때문인지. 아무튼 맛이 좋았다.
다음 목적지가 없었으면 맥주와도 잘 어울릴 느낌의 음식이었지만.
색깔이 예쁜 멕시코 소다 하리토스와 함께 부리또를 즐겼다. 만족하는 식사.
[원주 맛집 투어 - 까치둥지]
원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맛.
저녁시간이면 가게 앞으로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기다려서 먹어도 후회하지 않을 알탕이다.
대기시간이 길기에 최대한 일찍 가는 것을 추천한다.
얼큰한 국물에 알과 곤이가 가득하다. 향 좋은 미나리와 시원한 콩나물, 미더덕이 어우러져 깔끔한 느낌을 준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피로를 싹 쓸어주는, 하루의 마무리 식사로 완벽하게 좋겠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전체 사진을 남길 생각조차 못하고 맛있게 먹었다.
기분 좋은 식사는 늘 기분 좋은 여행을 완성시킨다.
[원주의 자연을 만나다 - 소금산 출렁다리]
원주 여행의 하이라이트. 소금산 출렁다리.
출렁다리 진입 전, 간헌관광지 주차장이 넓게 조성되어 있어 접근이 편리하다.
찾는 사람은 많으나 도로가 잘 연결되어 있어 막히지 않고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얼마 전 높은 시청률과 함께 종영한 드라마 ‘싸이코지만 괜찮아’의 로케로도 선택되어 많은 사람들의 눈도장을 찍었기에,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공간이 될 것 같다.
코로나 여파로 등산길을 통제하고 있었다.
오가면서 마주치는 것을 최소화하기위해 사람들의 동선을 한 방향으로만 갈 수 있도록 제한해 두었다.
빠르게 지나오면 한 시간 반 정도면 왕복이 가능하다.
산을 오르내리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여유롭다.
계단이 끝없이 이어지지만 가파르지 않은 계단들로 넓게, 넓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걷다 보면 어르신들도 무리 없이 왕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두꺼운 쇠줄로 여러 겹 묶여서 골짜기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매어져 있다.
출렁다리이건만 이름에서 느껴지는 아찔함은 크지 않다.
미묘한 흔들거림은 있지만, 걱정되고, 짜릿한 느낌의 흔들림까지는 아니다.
대신 안전한 느낌이 드는 것은 마음에 든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높은 위치에 있지만
출렁다리의 바닥이 촘촘하게 엮여 있어 아래가 뻥 뚫려 보이지는 않는다.
마치 땅위를 걷는 것처럼 안전한 느낌.
사진 스팟은 직선으로 곧게 뻗은 다리를 배경으로 할 수있는 다리의 양 끝단 자리.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를 방문했다면 무조건 이 사진을 남겨야, 이 곳을 방문한 느낌이 제대로 든다.
원주 여행에서 가장 힐링되던 장소.
[이곳만 믿고 와도 좋은 - 뮤지엄 산]
가장 좋은 곳은 마지막으로 아껴두었다.
일부러 이곳만을 위해서도 원주를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뮤지엄 산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축물 자체로도 많은 이들의 관심사를 사는데.
안을 채우고 있는 내용 또한 좋아 많은 이들에게 여행 명소, 데이트 명소로 소문이 자자하다
오크밸리 안, 산위에 있는 이 뮤지엄은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들과 어우러져 기분 좋은 청정함을 선물한다.
사계절 어느 때라도 원주의 자연을 느끼며 마음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뮤지엄 산 외부에는 아름다운 조형물들이 가득하다.
땅을 굉장히 넓게 사용했기 때문에 천천히 걸으며 자연스럽게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예술 작품에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산책하는 느낌으로만 이곳을 들러도 만족도가 높을 느낌이다.
내부에는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다. 천천히 본다면 4시간 이상도 이곳에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집중적으로 뮤지엄 산을 리뷰한다면 하나의 긴 이야기가 나올 만하다.
일찍 이곳을 찾았다면 더 시간을 보냈을 텐데, 앞서 다른 장소에서 시간을 오래 끌어 이곳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다음에 뮤지엄 산만 목표로 따로 찾아오리라 다짐했다.
서울에서 가까운 여행지 새로운 느낌의 여행지
원주는 생각보다 더 여행하기 좋은 곳이었다. 짧은 시간 때문에 미처 더 오래 있지 못한 곳들도 많았다.
'한 번이면 족하지'에서 '또 보고 싶은'생각이 든 곳.
많은 여행지를 다녀 보았다면, 또 다른 느낌의 도시, 원주 여행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