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할 양식의 은혜
이사야 49:10, 그들이 주리거나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며 더위와 볕이 그들을 상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을 긍휼히 여기는 이가 그들을 이끌되 샘물 근원으로 인도할 것임이라
오늘 본문 말씀은 메시야 시대가 오면 그로 인하여 주의 백성들에게 일어날 축복에 대하여 예언하는 말씀 중 일부입니다. 주의 백성들에게 메시야 그리스도께서 은혜를 주시되 주리거나 목마르지 아니하게 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햇살조차 그들을 상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뜨거운 햇살이 내려쬐게 되면 그들이 샘물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인도하여 목을 축이고 시원하게 쉬게 해주실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광야 시대 애굽에서 구출해낸 이스라엘 백성들을 사십 년 동안 광야에서 만나를 먹이시고 반석에서 물을 내어 마시게 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을 상기시키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광야에서 사십 년 동안을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을 은혜롭게 공급해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사십 년 동안 그들 중에 굶어죽은 자가 없습니다. 목말라서 기진해서 죽은 자가 하나도 없습니다. 사십 년 동안 광야에서 죽은 자는 오직 우상 숭배하거나 하나님께 거역하거나 음행하거나 탐욕을 부리거나 불평 원망해서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징벌로 죽은 자들뿐입니다. 하나님은 풀도 자라지 않는 그 광야에서 주의 백성 200만 명을 그렇게 먹이시고 마시우게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먹고 마시는 것을 하나님께서 친히 공급하셨는데, 어떤 방식으로 공급하셨는가 하면 매일 아침마다 공급해주셨다는 것입니다. 아침에 하늘에서 이슬이 내려올 때에 그 이슬과 함께 만나도 함께 내려서 광야의 들판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작고 하얀 송이 같은 만나들을 그릇에 모아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쪄도 먹고 구워도 먹고 과자처럼 튀겨서 먹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각 가정의 식구들은 그 만나를 거두어 가지고 식구들 하루 세 끼를 다 해결하였는데, 그것들은 남겨서 이틀째 먹으려고 보관하면 그것들이 썩고 냄새나고 벌레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많이 거두어서 오랫동안 계속하여 두고 두고 먹으려고 보관하면 그것들은 이렇게 썩고 냄새나고 벌레가 생겨서 도리어 쓰레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적절하게 거두고 매일 새롭게 거두어야 했습니다. 오직 예외는 안식일 전날에는 이틀 것을 거두게 하여서 다음날 안식일에는 아침에 들판에 거두러 가나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안식일 전날에 거둔 만나는 하루가 지나도 썩거나 냄새나거나 벌레가 생기지 않아서 다음날 안식일에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식일을 지키도록 하나님께서 그렇게 기이한 특성을 만나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안식일에는 만나가 내리지 않아서 그 날 아침 광야 들판에 나가 만나를 찾아 헤매도 찾을 수 없어 빈 그릇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듯 만나는 매일 새롭게 아침마다 주어졌으니, 이로써 그들은 매일의 양식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아 먹은 것입니다. 많이 쌓아둘 필요도 없이 그렇게 그들은 날마다 하나님으로부터 일용할 양식을 받아 살아간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의 아버지가 되셔서 심부름꾼들은 천사를 보내어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보내도록 하여 그들을 먹이셨으니, 그 만나는 매일 내려주시니 항상 가장 신선한 상태를 유지한 것입니다. 이렇게 매일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직접 음식을 공급해주심은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감사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인도해들인 수르 광야, 시내 광야, 바란 광야, 미디안 광야는 농사 짓고 스스로 추수를 하여 창고에 쌓아놓고 자기 힘으로 먹고 마시고 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닙니다. 그런 불모의 사막으로 그들을 인도해들이고 언제 천막 친 곳에서 떠나 광야를 떠돌아 다닐지 모르는 천막 생활을 하게 하심으로써 그들이 절대로 스스로는 먹고 살 수 없는 곳으로 인도해들여서 하늘에서 매일 만나를 내려 먹이셨으니 그들로 하여금 먹고 살 수 있는 것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임을 깊이 깨닫고 감사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만일 사람이 먹고 살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소유하여 그것들이 쌓여 있다고 한다면 사람은 자기의 소유한 것들을 의지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자기가 가진 은금을 의지하고, 농사 지어 쌓아놓은 쌀가마니를 의지할 것입니다. 그러나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곳으로 왔으니 그들은 만나만 유일한 먹거리요 반석에서 흘러나온 은혜의 물만이 유일한 마실 것으로 알고 그것을 주시는 하나님만 바라보고 감사해야 하였던 것입니다. 그것이 매일 매일 자기들 눈앞에 펼쳐진 매일의 공급하심의 기적을 확인하면서 매일 새롭게 하나님께 감사해야 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가 확실한 것이 없어서 불안해할 수 있습니다. 내가 소유한 것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삶의 방식은 늘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러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소유 본능, 자기 소유를 의지하는 본성적인 경향을 없애고 오직 하나님께서 매일 그들을 먹이시며 마실 것을 주신다는 것을 사십년 동안 경험하게 하심으로써 훗날 그들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서 만나가 그친 후에라도 그들이 땅에서 자라난 땅의 것들을 먹고 마실지라도 사실 그것들은 자기들의 수고함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교육하신 것입니다. 가나안 땅에서 그들이 밭의 채소와 나무의 열매와 가축들의 고기를 먹는 것이, 자기들의 땀의 수고로 거둔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서 비를 내려주시고 씨를 뿌렸을 때에 싹이 나게 하시고 열매 맺도록 도와주시고 가축들에게 풀을 먹도록 도와주신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믿게 만들고 감사하게 만들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먹이고 기르실 때에 많이 주셔서 쌓아놓게 하시고 그것을 소비하게 하시기도 하십니다. 그러나 잊지 말 것은 그것을 그렇게 풍성히 주셔서 누리게 하시는 것도 우리 자신의 수고의 열매가 아니요 그렇게 넘치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풍성히 쌓아놓고 살지 않고 거의 근근이 매일 조금씩 조금씩 일용할 양식을 거두며 살아가는 성도가 있다면 그런 상황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도 분명히 있음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그것은 광야의 훈련을 지금 하게 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훈련은 소유의 주인이 하나님이시며, 우리의 먹고 마시는 것을 하나님께서 책임져주신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기 위함인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소유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이 있게 가지는 것임을 가르쳐주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하늘에서 매일 내리는 만나를 먹고 마심으로 그 광야 사십년을 살았던 것처럼 이들도 모든 다른 소유를 다 내려놓고 근근히 하나님의 공급하심으로 살아가도록 이끌어가십니다. 믿고 의지하며 살던 것들을 하나님께서 다 빼앗아가고 하나님께서 내려주시는 것으로 하루 하루 살아가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렇게 넘치지도 않고 모자람도 없이 매일 매일 하늘로부터 공급받으면서 살게 하시는 것입니다.
구약 시대에 그러한 삶의 방식을 살았던 사람이 사렙다 과부입니다. 엘리야 선지자가 북 이스라엘의 악한 왕 아합과 그 아내 이세벨을 피하여 이방 지역 시돈의 사렙다 마을로 갔을 때에 그가 만난 과부가 자기의 외아들을 데리고 나무를 주워서 불을 피워 마지막 남은 밀가루와 기름으로 빵을 구워 먹고 이제 세상을 떠나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엘리야 선지자가 그녀의 말을 듣자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엘리야가 그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말고 가서 네 말대로 하려니와 먼저 그것으로 나를 위하여 작은 떡 하나를 만들어 내게로 가져오고 그 후에 너와 네 아들을 위하여 만들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나 여호와가 비를 지면에 내리는 날까지 그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아니하고 그 병의 기름이 없어지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열왕기상 17:13,14)
여기서 보면, 선지자는 그 여인에게 이제부터 밀가루 통에 밀가루가 가득차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기름을 담은 가죽 병에 기름이 가득찰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것들이 떨어지지 아니하고 없어지지 아니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므로 그 과부가 선지자와 아들의 식사를 준비할 때에 밀가루 통을 열어 한 가득 넘치게 쌓인 밀가루에서 그 일부를 푸고, 기름병의 넘치는 기름의 일부를 따라서 빵을 만들어 먹은 것이 아닙니다. 빵을 만들어 먹을 때마다 밀가루 통의 바닥까지 박박 긁어 밀가루를 바가지에 모아야 했으며, 기름도 가죽병의 바닥까지 전부 짜내서 빵을 후라이팬에 쏟아 빵을 구워야 했던 것입니다. 매번 식사 때마다 그렇게 한 것입니다. 한번도 넘치게 주어진 적이 없습니다. 그 날 그 날 먹을 만큼만 간신 간신히 주신 것입니다. 한번도 넘치게 주신 적이 없습니다. 그런 만큼 사렙다 과부는 매번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은혜에 대한 감사로 살았고 늘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기를 돌보신다는 선지자를 통하여 주신 약속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매번마다 확인하고 놀라움을 늘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가 가진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 자만할 수도 없고 자기 자랑을 할 수도 없습니다.
이렇듯 사렙다 과부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일반 사람들과 다르게 본인이 가진 것이 전혀 없으니 불안하기도 하지만, 따지고 보면 하나님에 의하여 전적으로 돌보시는 은혜로 살아가는 삶이 참으로 큰 복을 받은 사람인 것입니다. 늘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는 사람이니 하나님을 떠나 살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산다면 그것은 곧장 망하는 것이요 곧장 굶어죽는 길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하나님께 날마다 만나를 공급받으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하나님의 손에 붙잡혀 살아가는 사람인 것입니다.
주님은 풍족하고 넉넉한 생활을 주실 수 있지만 때로는 우리가 하나님의 돌보시는 은혜에 대하여 둔감해지고 감사치 아니하고 일하여 번 돈이 자기가 잘나서, 자기가 똑똑해서, 자기가 재능이 있어서, 자기가 땀 흘려 노력해서 번 것이라고 착각하고 감사치 아니할까 하나님께서 그렇게 다 빼앗고 날마다 하늘에서 내려주시는 만나처럼 주시고, 사렙다 과부의 집에서처럼 다 떨어지지 아니할 만큼 조금씩 내려주시어 하나님의 은혜임을 절실히 깨닫고 감사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지상에서 사역하실 때에 어떤 사람이 가르치시고 계신 예수님을 향하여 자기 형을 명하여 상속 재산을 잘 분배하여 자기에게 나눠주도록 말씀해주시기를 청하였을 때 주님께서 자기를 재산 나누는 자로 아느냐고 책망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
그리고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덧붙여 가르쳐주셨습니다. 부자가 그 해 밭의 소출이 풍성하여 넉넉히 거둬들이고 창고를 지어 그것들을 창고에 쌓아놓고 이르기를
“내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날 그 부자에게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뒤겠느냐?”
라고 하였노라고 주님께서 회중들에게 가르쳐주셨습니다. 풍년을 주신 분도 주님이시요 그 많은 소유를 지금까지 주신 분도 주님이시기에, 하나님께 대한 감사함을 기억하고 또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도 마음에 품고 이삭을 남겨두는 자비도 실천해야 하거늘, 전혀 그렇지 못한 그 사람에게 원주인이 그 영혼도 데려가시고 그가 주신 재물도 하나님의 주권적인 뜻대로 다른 사람에게 넘겨버리겠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하나님과의 관계라고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하루 하루 만나를 내려 그 때 그 때 이스라엘 백성들을 광야에서 사십 년 동안 먹이신 것은 그들에게 하나님께 감사하기 위함이요 그들을 광야에서도 얼마든지 하나님께서 돌보아주신다는 것을 알려주시고자 함입니다. 쌓아두게 하지 못하고 이틀 것만 쌓아두어도 썩고 냄새나고 벌레가 생기게 하시어 하루 하루만 하나님 은혜로 살게 하셨고 사렙다 과부도 늘 쌀 뒤주의 바닥을 긁어 하루 한끼씩 늘 새롭게 하나님의 공급하심에 의존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하며 살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바 주 기도문 중에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라는 기도를 드리면서 날마다 우리가 마주하는 밥상의 소중함을 잊지 말고 감사 드립시다. 그리고 가난하고 어렵고 힘든 광야의 생활을 하고 계신 성도님들 계시다면 지금 이 순간이 지극히 복스러운 영적 훈련 기간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날마다 하나님 앞에서 살아간다는 신전의식을 갖고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부하여도 하나님의 은혜요 가난하여도 하나님의 은혜요 많이 모은 자도 남지 아니하고 적게 모은 자도 모자람이 없이 하나님은 이 땅에서 우리를 친히 기르십니다 그러므로 많이 가진 자를 너무 부러워하지도 말고 가난한 자들이라고 멸시하지 말고 더 중요한 바 하나님과의 사랑과 믿음의 관계를 더 깊이 있게 가꾸어나가는 복된 신앙의 나그네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