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빛고을목요 친구들과 산행을 함께한 산행길. 넉넉하고 여유로운 산행 시간에 맞추어 문예예술회관 후문에서 차에 오르니 회장님이신 정석주님의 환영을 받아서 그런지 낯설지가 않았다. 산행이사 황야님의 간단한 소개와 달님같이 이쁘신 총무님의 진행에 기분 좋은 하루의 산행이 시작되고 주암에서 아침을 먹었다.
따끈하면서도 김이 모락 모락 나는 호박죽은 질퍽한 농경문화에 젖은 우리들에게 옛 향수를 떠올려짐을 느끼면서 빛고을 목요산악회 산우님들을 위한 정성과 잔잔한 정에 감사하고 산행 전문가를 넘어선 황야님의 산행지 설명은 우리들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운행이사님의 노련한 운전 덕에 11시경 가덕도 목적지에 도착했다. 워낙 요즈음 선거철에 뜨는 가덕도 신공항이 궁금했고 역사와 옛 조상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려고 나는 B코스를 택했다.
해안길을 따라 가는 코스는 큰 품으로 푸른 바다를 끌어안고 있는 구불구불한 길, 쉴틈없이 밀고 당기며 절벽을 깎아내 기암괴석을 조각해 놓았다. 천 년 만 년 바닷물이 들락거리며 해안의 모난 돌들을 어루만져 둥글게 빚어낸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하늘과 바다와 파도가 만들어 놓은 천상의 레스토랑에서 맛본 점심, 여럿이 함께 먹는 꿀맛같은 점심을 끝내고 또 길을 걷다가 이제 연대봉을 향한다.
어린시절 할아버지를 따라 오르던 뒷동산 같은 산길, 과자부스러기 같이 딩구는 낙엽을 밟고 가뿐 숨소리를 내면서 드디어 마지막 연대봉에 올랐다.
산행지에 있는 그대로 봉수대가 보이고 천성 산성에 대한 안내가 작은 판에 적혀 있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시작되어 왜군이 대마도에서 쳐들어 올때 처음으로 봉화로 조정에 알렸다는 사실에 가슴이 철렁했다. 아, 그런 장소가 바로 여기였구나. 나는 궁금하여 옆에 있는 산불 감시원에게 다시 물었다. 그러자 그 분은 이 봉수대는 다시 만들었고 저 앞에 큰 기둥처럼 둥글게 생긴 곳이 바로 진짜 봉수대라고 알려 주었다. 도저히 상상하기에도 위험하고 절벽같은 곳에 어떻게 봉수대를 ? 나는 천천히 쳐다보았다. 아찔할 정도로 무섭고 간당 간당한 곳에 담벼락 쌓아 올리듯 선명하게 보였다. 틈만 보이며 이웃 나라를 짖밟는 일본에 분노가 치민다.
쓰러져 가는 왕조를 끝까지 붙들고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우리 선조들의 꿋꿋한 정신을 다시 볼 수 있는 여기 연대봉에서 그 날의 조선 수군들의 아우성 소리를 들으면서 무탈없이 오후 4시 산행을 마쳤다.
저녁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우리는 깔금하고 푸짐한 해물로 차려진 앞에서 호박색에 빛난 맥주를 가득 채운 잔을 들고 짜자잔 높이 들었다. 오늘만은 내사랑이 아닌들 어떠리 웃고 즐기는 저녁을 마치고 다시 차에 올랐다.
즐겁고 행복했던 하루, 빛고을 목요 산악회 회원님들과의 산행을 마쳤다. 이런 좋은 산행 기회를 주신 산악회에 감사드리고 이틀 전에 신청했는데 황야 산행이사님이 따뜻한 배려로 앞에 좋은 자리를 배정해주셔 더욱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기회가 있는데로 참가하겠습니다. 빛고을 산악회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다시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참으로 주옥같은 후
기를 감명깊게 읽었
습니다. 선배님의 글
만 읽어도 다녀오신 발자취가 시종일관
떠오를 정도로 장면이
상상이 됩니다. 참여
해 주셔서 고맙고 늘
건강하세요.
가덕도의 스토리가 나이스합니다.
핫한 가덕도를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빛고을목요산악회의 힘입니다.
감사드립니다.
후기를 멋지게 써주신 바람 거사님 감사해요 앞으로도 참석 하시여
멋진글 부탁 드립니다
댓글을 달아 주신
황야님 풋사과님 빵순이님께 감사드립니다.
별 볼일 없는 글
그저 본대로 느낀대로 쓴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