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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 內篇 6 大宗師(대종사) 5 安排去化(안배거화)
顏回問仲尼曰:「孟孫才,其母死,哭而無涕,中心不戚,居喪不哀。
無是三者,以善處喪蓋魯國。
固有無其實而得其名者乎?回壹怪之。」
仲尼曰:「夫孟孫氏盡之矣,進於知矣。唯簡之而不得。夫巳有所簡矣。
孟孫氏不知所以生,不知所以死;不知就先,不知就後;
若化為物,以待其所不知之化巳乎!
且方將化,惡知不化哉?方將不化,惡知已化哉?
吾特與汝。其夢未始覺者邪!
且彼有駭形而無損心,有旦宅而無情死。
孟孫氏特覺,人哭亦哭,是自其所以乃。
且也相與吾之耳矣,庸詎知吾所謂吾之乎?
且汝夢為鳥,而厲乎天,夢為魚,而沒於淵。
不識今之言者,其覺者乎?其夢者乎?
造適不及笑,獻笑不及排,安排而去化,乃入於寥天一。」
顔回問(안회문) 仲尼曰(중니왈)
- 안회가 중니에게 묻기를,
孟孫才(맹손재) 其母死(기모사) 哭泣無涕(곡읍무체)
- 맹손재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곡읍을 할 때 눈물을 흘리지 않았고
中心不戚(중심불척) 居喪不哀(거상불애)
- 마음 속으로는 우울해 하지 않았으며 상을 치르면서 슬퍼해 하지 않았습니다
無是三者(무시삼자) 以善處喪蓋魯國(이선처상개로국)
- 이 세 가지가 없었는데도 상례를 잘 치렀다는 말이 노나라를 덮었습니다
固有無其實(고유무기실) 而得其名者乎(이득기명자호) 回壹怪之(회일괴지)
- 그 실질이 없는데도 그 명성을 얻을 수가 있는지요, 오로지 안회는 그런 게 정말 괴이하기만 합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 이르기를,
夫孟孫氏(부맹손씨) 盡之矣(진지의) 進於知矣(진어지의)
- 맹손씨는 그 도리를 다했으며 상례를 아는 것에 더 나아간 것이다
唯簡之而不得(유간지이부득) 夫已有所簡矣(부이유소간의)
- 비록 간소하게 하려 했음에도 뜻대로 되지는 않았으나 이미 간소히 한 바가 있으니
孟孫氏(맹손씨) 不知所以生(부지소이생) 不知所以死(부지소이사) 不知就先(부지숙선) 不知就後(부지숙후)
- 맹손씨는 삶의 이유, 죽음의 이유를 알려 하지 않았고 삶 이전, 죽음 이후를 알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若化爲物(약화위물) 以待其所(이대기소) 不知之化已乎(부지지화이호)
- 변화에 따라 사물과 일체가 되고 그 알지 못하는 변화를 기다릴 뿐인 것이다
且方將化(차방장화) 惡知不化哉(오지불화재) 方將不化(방장불화) 惡知已化哉(오지이화재)
- 또한 변한 후에 변하기 전을 어찌 알 것이며 변하지 않았을 때 이미 변한 것을 어찌 알겠는가
吾特與汝(오특여여) 其夢未始覺者邪(기몽미시각자야)
- 나와 그대는 아마도 처음부터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일 것이다
且彼有駭形(차피유해형) 而無損心(이무손심) 有旦宅(유단택) 而無耗精(이무모정)
- 또한 저 사람은 몸이 놀라도 마음이 손상되지 않고 집이 움직이더라도(죽더라도) 마음은 어지러워지지 않는다
孟孫氏特覺(맹손씨특각) 人哭亦哭(인곡역곡) 是自其所以乃(시자기소이내)
- 맹손씨야말로 도를 깨달은 사람이라 사람들이 곡을 하면 관습에 따라 하였으니 이것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且也相與吾之耳矣(차야상여오지이의) 庸詎知吾所謂吾之非吾乎(용거지오소위오지호)
- 또한 (사람들은) 함께 있는 육신(相與)을 나라고 하지만 나라고 알고 있는 자신이 나가 아닌지 어찌 알겠는가
且汝夢爲鳥而厲乎天(차여몽위조려호천) 夢爲魚而沒於淵(몽위어이몰어연)
- 또한 그대는 꿈 속에서 하늘을 오르기도 하고 고기가 되어 못에 잠길 수 있을 것이나
不識今之言者(불식금지언자) 其覺者乎(기각자호) 其夢者乎(기몽자호)
- 지금 말하고 있는 그대는 꿈에서 깨어있는지 아니면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造適不及笑(조적불급소) 獻笑不及排(헌소불급배)
- 잠시의 흡족함은 웃음에 미치지 못하고 드러난 웃음은 자연의 이치(排)에 따르는 것에 미치지 못할지니
安排而去化(안배이거화) 乃入於廖天一(내입어료천일)
- 자연의 이치에 맡기고 그 변화를 따르면 텅빈 하늘과 일체가 되는 경지에 이를 것이다
孟맏 맹 1. 맏, 첫, 처음 2. 맏이, 여러 형제나 자매 중에서 제일 손위 3. 맹자(孟子)의 약칭(略稱) 4. 우두머리 5. 동(사물의 조리(條理))이 닿지 않는 엉터리 6. 그물 7. 성(姓)의 하나 8. 힘쓰다, 애쓰다
才재주 재 1. 재주 2. 재능(才能)이 있는 사람 3. 근본(根本) 4. 바탕 5. 기본(基本) 6. 사격의 하나 7. 겨우 8. 조금 9. 결단하다(決斷--)
哭울 곡 1. 울다, 곡하다(哭--) 2. 노래하다 3.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여 우는 예
泣울 읍,바람 빠를 립,바람 빠를 입,원활하지 않을 삽 1. 울다 2. 울리다, 울게 하다 3. 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걱정하다 4. 울음 5. 눈물 6. 별자리의 이름 a. 바람이 빠르다 (립) b. 바람이 빠른 모양 (립) c. 바람이 거세게 부는 모양 (립)...
戚친척 척,근심할 척,재촉할 촉 1. 친척(親戚), 일가(一家) 2. 겨레 3. 도끼 4. 두꺼비(두꺼빗과의 양서류) 5. 악기(樂器)의 이름 6. 가깝다, 가까이하다 7. 친하다(親--), 친하게 지내다 8. 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염
蓋덮을 개,어찌 합 1. 덮다 2. 덮어씌우다 3. 숭상하다(崇尙--) 4. 뛰어나다 5. 해치다(害--) 6. 뚜껑 7. 덮개 8. 하늘 9. 상천(上天) 10. 일산(日傘: 자루가 굽은 부채의 일종(一種)으로 의장(儀仗)의 한 가지) 11. 모두
壹한 일,갖은한 일,혼돈 인 1. 한, 하나 2. 오직 3. 오로지 4. 통일하다 5. 순박하다(淳朴ㆍ淳樸ㆍ醇朴--) 6. 전일하다(專---: 마음과 힘을 모아 오직 한 곳에만 쓰다) a. 혼돈 (인)
怪괴이할 괴 1. 괴이하다(怪異--) 2. 기이하다(奇異--) 3. 괴상하다(怪常--) 4. 의심하다(疑心--) 5. 의심스럽다(疑心---) 6. 도깨비 7. 유령
簡대쪽 간,간략할 간 1. 대쪽(댓조각), 댓조각(대를 쪼갠 조각) 2. 편지(便紙ㆍ片紙) 3. 문서(文書) 4. 정성(精誠), 성의(誠意) 5. 홀 6. 전동(箭筒: 화살을 담아 두는 통) 7. 무기(武器)의 이름 8. 간략하다(簡略--)
孰누구 숙,익을 숙 1. 누구 2. 무엇 3. 어느 4. 익다 5. 여물다 6. 무르익다 7. 익히다 8. 정통하다 9. 무르게 되다 10. 숙련하다(熟鍊ㆍ熟練--) 11. 익숙하다
就나아갈 취,관대할 여 1. 나아가다 2. 이루다 3. 좇다, 따르다 4. 마치다, 끝내다 5. (길을)떠나다 6. (한바퀴)돌다 7. 좋다, 아름답다 8. 곧, 이에 9. 만일(萬一), 가령(假令) 10. 잘, 능(能)히, 능(能)하게 a. 관대하다(寬大--)...
方모 방,본뜰 방,괴물 망 1. 모, 네모 2. 방위(方位), 방향(方向) 3. 나라, 국가(國家) 4. 곳, 장소(場所) 5. 도리(道理), 의리(義理) 6. 방법(方法), 수단(手段) 7. 술법(術法), 방술(方術) 8. 처방, 약방문 9. 법(法), 규정(規定)...
駭놀랄 해 1. 놀라다 2. 소란스럽다(騷亂---) 3. 혼란스럽다(混亂---) 4. 경계하다(警戒--) 5. 흩어지다 6. 어지러워지다 7. 일어서다
旦아침 단 1. 아침, 해 돋을 무렵 2. 환한 모양, 누그러지는 모양, 정성(精誠)스러운 모양 3. 연극에서 여자(女子)로 분장(扮裝)하는 배우(俳優) 4. 형벌(刑罰)의 이름 5. (밤을)새우다 6. (밤이)새다
耗소모할 모,소식 모 1. 소모하다(消耗--) 2. 쓰다, 소비하다 3. 없애다 4. 흉년(凶年) 들다 5. 덜다 6. 어지럽다 7. 비다, 공허하다(空虛--) 8. 척박하다(瘠薄--) 9. 해치다(害--) 10. 모곡(耗穀: 축이 날 것을 미리 셈하여
精정할 정,찧을 정 1. 정하다(精--: 정성을 들여서 거칠지 아니하고 매우 곱다) 2. 깨끗하다 3. 정성스럽다(精誠---) 4. 찧다(쌀을 곱게 쓿다) 5. 뛰어나다, 우수하다(優秀--) 6. 가장 좋다, 훌륭하다 7. 총명하다(聰明--),...
庸떳떳할 용,쓸 용 1. 떳떳하다 2. 쓰다, (사람을)채용하다(採用--) 3. 고용하다(雇用--) 4. 범상하다(凡常--) 5. 어리석다 6. 크다 7. 일정(一定)하여 변(變)하지 아니하다 8. 평소(平素) 9. 범상(凡常), 보통(普通) 10....
詎어찌 거 1. 어찌 2. 부터 3. 몇 4. 적어도 5. 진실로(眞實-) 6. 멈추다 7. 그치다 8.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到達--)
厲갈 려,갈 여,나환자 라,나환자 나 1. 갈다(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하여 다른 물건에 대고 문지르다) 2. 괴롭다 3. 힘쓰다 4. 높다 5. 사납다 6. 위태롭다(危殆--) 7. 빠르다 8. 맑다 9. 미워하다 10. 화(火: 몹시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造지을 조 1. 짓다 2. 만들다 3. 이루다 4. 성취하다(成就--) 5. 이룩하다 6. 양성하다(養成--) 7. 배양하다(培養--) 8. 기르다 9. 넣다 10. 조작하다 11. 가짜로 꾸미다 12. 날조하다(捏造--) 13. 시작하다(始作--)...
適맞을 적 1. 맞다 2. 마땅하다 3. 가다 4. 시집가다(媤---) 5. 즐기다 6. 꾸짖다 7. 전일하다(專---: 마음과 힘을 모아 오직 한 곳에만 쓰다) 8. 마침 9. 맏아들 10. 큰마누라
獻드릴 헌,술두루미 사,위의 있을 의 1. 드리다 2. 바치다 3. 올리다 4. 나타내다 5. 표현하다(表現--) 6. 보이다 7. 권하다(勸--) 8. 나아가다 9. 좋다 10. 맞다 11. 바치는 물건(物件) 12. 어진 이, 현자(賢者) a. 술두루미(술을 담는 두루미)...
排밀칠 배,풀무 배 1. 밀치다, 밀어젖히다, 밀어 열다 2. 밀어내다 3. 물리치다, 배척하다(排斥--) 4. 늘어서다, 차례(次例)로 서다 5. 바로잡다, 교정하다(矯正--) 6. 박두하다(迫頭--), 눈앞에 다가오다 7. 소통하다(疏通--),...
廖텅 빌 료,텅 빌 요,나라 이름 류,나라 이름 유 1. 텅 비다 2. 공허하다(空虛--) 3. 쓸쓸하다 4. 하늘 5. 사람의 이름 6. 성(姓)의 하나 a. 나라의 이름 (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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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죽음과 삶의 실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顏回問仲尼曰(안회문중니왈): 「孟孫才(맹손재),其母死(기모사),哭泣無涕(곡읍무체), 中心不戚(중심불척),居喪不哀(거상불애)。 無是三者(무시삼자),以善處喪蓋魯國(이선처상개로국)。 固有無其實而得其名者乎(고유무기실이득기명자호)? 回壹怪之(회일괴지)。」 |
안회(顔回)가 중니(仲尼)에게 물었다.
“맹손재(孟孫才)는 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곡읍(哭泣)할 때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며,
마음속에 슬픔을 느끼지 아니하고, 상을 치르면서 서러워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세 가지가 없었는데도 상례(喪禮)를 잘 치렀다는 명성이 노(魯)나라를 덮었습니다.
본래 〈그 명성에 해당하는〉 실제의 행위가 없는 데도 명성을 얻는 경우가 있는 것입니까?
저(안회)는 오로지 그게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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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孫才(맹손재) : 인명. 노(魯)나라의 공족(公族). 삼환(三桓)의 후손(後孫)으로 재(才)는 이름(李頤). 池田知久는 《論語(논어)》에 맹의자(孟懿子)‧ 맹무백(孟武伯) 부자(父子)가 공자(孔子)에게 효(孝)에 대해 질문하는 내용과 맹장자(孟莊子)의 효행을 공자가 칭찬하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효와 관계가 깊은 일족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 哭泣無涕(곡읍무체) : 곡읍(哭泣)할 때 눈물을 흘리지 않음. 곡(哭)은 소리내어 우는 것이고 읍(泣)은 눈물 흘리며 우는 것. 여기서는 상례 절차 중의 하나인 곡읍(哭泣)의 예(禮)를 지칭한다.
○ 以善處喪蓋魯國(이선처상개로국) : 상례를 잘 치른 것으로 노나라를 덮음. 곧 상례를 잘 치렀다는 명성이 노(魯)나라에 자자했다는 뜻. 蓋(개)는 ‘力拔山氣蓋世’의 蓋와 같이 덮어서 가리다의 뜻. 成玄英은 蓋를 발어사(發語辭)로 풀이했는데 옳지 않다.
○ 壹怪之(일괴지) : 오직 그것을 이상하게 여김. 壹(일)은 전일(專一)로 오로지의 뜻.
仲尼曰(중니왈): 「夫孟孫氏盡之矣(부맹손씨진지의),進於知矣(진어지의)。 唯簡之而不得(수간지이부득),夫已有所簡矣(부이유소간의)。 孟孫氏不知所以生(맹손씨부지소이생),不知所以死(부지소이사), 不知就先(부지취선),不知就後(부지취후), 若化為物(약화위물),以待其所不知之化已乎(이대기소부지지화이호)! 且方將化(차방장화),惡知不化哉(오지불화재)? 方將不化(방장불화),惡知已化哉(오지이화재)? 吾特與汝其夢未始覺者邪(오특여여기몽미시교자야)! |
중니(仲尼)가 말했다.
“맹손씨(孟孫氏)는 생사(生死)의 도리를 극진히 하였으며. 상례(喪禮)를 아는 데에서 더 나아간 경지이다.
비록 상례를 간소히 치르려 하다가 뜻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간소히 한 바가 있다.
맹손씨는 삶의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아니하고, 죽음의 이유도 알려고 하지 아니하며,
〈태어나기〉 이전의 모습을 알려고 하지 아니하고 〈죽고 난〉 뒤의 모습도 알려고 하지 않고,
변화에 순응하여 사물과 동화(同化)되어, 아직 알지 못하는 변화를 기다릴 뿐이다!
또 막 변화했을 때 아직 변화하지 않았던 과거의 모습을 어찌 알겠는가?
아직 변화하지 않았을 때 이미 변화한 이후의 모습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나와 너는 다만 아직 처음부터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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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進於知矣(진어지의) : 상례(喪禮)를 아는 데에서 더 나아감. 곧 상례를 아는 사람보다 더 낫다는 뜻이다. 進은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갔다는 뜻으로 〈養生主(양생주)〉편에 나오는 ‘進乎技矣’의 進과 같지만 여기서는 낫다[勝]는 뜻으로 풀이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 羅勉道는 “상례를 아는 이보다 더 낫다[勝於知喪禮者].”고 풀이했다.
○ 唯簡之而不得(수간지이부득) 夫已有所簡矣(부이유소간의) : 비록 상례를 간소히 치르려 하다가 뜻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간소히 한 바가 있음. 곧 어쩔 수 없이 곡읍(哭泣)의 예(禮)를 지켜 상례를 치르는 등 자신이 바라던 정도만큼 간소히 치르지는 못했지만 그 정도면 이미 세속의 상례보다 간소히 치렀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唯는 수(雖)로 읽는다(陶鴻慶, 褚伯秀). 簡(간)은 상례를 간소하게 치른다는 뜻. 不得(부득)은 不得其志로 母喪을 자신의 뜻대로 완전히 간소하게 치르지 못했음을 의미.
○ 不知所以生(부지소이생) 不知所以死(부지소이사) 不知就先(부지취선) 不知就後(부지취후) : 삶의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아니하고 죽음의 이유도 알려고 하지 아니하며, 태어나기 이전의 모습을 알려고 하지 아니하고 죽고 난 뒤의 모습도 알려고 하지 않음. 池田知久는 이 구절이 제4장의 ‘死生先後之所在’를 자세히 풀이한 것이라고 했는데 적절한 견해이다.
○ 若化爲物(약화위물) 以待其所不知之化已乎(이대기소부지지화이호) : 변화를 따라 사물이 되어 아직 알지 못하는 변화를 기다릴 뿐임. 곧 자연의 조화에 순응하여 무슨 사물이 되든지 그와 일체가 된다는 뜻. 제3장에서 ‘어디로 가서 무엇이 된들 좋지 않겠는가[惡乎往而不可哉]’라고 말한 子來의 태도와 같은 맥락. 若(약)은 따르다[順]의 뜻(成玄英). 已는 어조사로 而已와 같다(王叔岷).
○ 方將化(방장화) 惡知不化哉(오지불화재) 方將不化(방장불화) 惡知已化哉(오지이화재) : 막 변화했을 때 아직 변화하지 않았던 과거의 모습을 어찌 알 것이며, 아직 변화하지 않았을 때 이미 변화한 이후의 모습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곧 태어난 뒤에 태어나기 이전의 모습을 알 수 없고, 죽기 전에 죽어서 변화한 이후의 모습을 알 수 없다는 뜻. 郭象은 “이미 변화하여 태어났을 때 어찌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를 알겠으며 아직 변화하여 죽기 전에 어찌 이미 죽은 뒤를 알겠는가[已化而生 焉知未生之時哉 未化而死 焉知已死之後哉].”라고 풀이했다.
○ 其夢未始覺者邪(기몽미시교자야) : 아마도 아직 처음부터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을 것임. ‘其~邪’는 ‘아마도 ~일 것’이라는 뜻으로 ‘其~乎’, ‘其~與’와 같이 추측을 나타내는 표현.
且彼有駭形而無損心(차피유해형이무손심), 有旦宅而無情死(유단택이무정사)。 孟孫氏特覺(맹손씨특교),人哭亦哭(인곡역곡),是自其所以乃(시자기소이내)。 且也(차야),相與吾之耳矣(상여오지이의), 庸詎知吾所謂吾之乎(용거지오소위오지호)? |
또 저 사람은 몸이 놀라는 일은 있어도 마음이 손상당하는 일은 없으며,
〈마음이 머물고 있는〉 집이 동요하는 일은 있지만 〈집에 머물고 있는〉 마음이 죽는 일은 없다.
맹손씨(孟孫氏)는 홀로 깨어서 사람들이 곡을 하면 자기도 곡을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또한 세상 사람들은 〈잠시〉 서로 함께하는 것을 나라고 여기는 것일 뿐이니,
어찌 나 자신이 이른바 나라고 여기는 것이 정말 나라고 확신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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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彼有駭形而無損心(피유해형이무손심) : 저 사람은 몸이 놀라는 일은 있어도 마음이 손상당하는 일은 없음. 죽음을 앞에 두고(母喪) 겉모습은 마치 놀란 듯하지만 마음은 동요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생사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를 표현. 彼(피)는 맹손재(孟孫才).
○ 有旦宅而無情死(유단택이무정사) : 집이 동요하는 일은 있지만 마음이 죽는 일은 없음. 宅은 마음이 머물고 있는 집으로 신체를 의미, 郭象은 ‘神이 머무는 집[神之舍]’으로 풀이했다. 情은 신체에 머물고 있는 마음을 지칭. 旦(단)은 怛(달)로 놀라다는 뜻(李頤)으로 제3장에 나온 ‘無怛化’의 怛과 같다.
○ 是自其所以乃(시자기소이내) : 이것이 바로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까닭임. 이것이 바로 그가 상례를 잘 치렀다는 명성을 얻게 된 까닭이라는 뜻. 乃에 대해서는 이설이 분분하다. 여기서는 章炳麟이 乃를 然의 假借字로 보고 如此의 뜻으로 풀이한 것을 따랐다. 郭象은 宜로 풀이하였는데 林希逸이 비판한 것처럼 정말 아래의 且자와 합쳐서 宜자(乃+且→宜)로 잘못 본 것인지, 아니면 然으로 보고 然자의 뜻을 宜로 풀이한 것인지조차 분명치 않다. 自는 卽과 같다(王叔岷).
○ 且也相與(차야상여) 吾之耳矣(오지이의) : 또한 세상 사람들은 〈잠시〉 서로 함께하는 것을 나라고 여기는 것일 뿐임. 세상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라고 여기는 것은 수많은 변화 가운데에 잠시 머무는 형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 且也(차야)는 또한, 뿐만 아니라의 뜻. 〈人間世〉편에 이미 나왔다. 相與(상여)는 지금 함께하고 있는 자신의 신체를 지칭. 吾之(오지)는 자기 자신이라고 여긴다는 뜻. 王先謙은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잠깐 동안 지니는 몸을 보고 서로 자신이라고 여긴다[人每見吾暫有身 則相與吾之].”고 풀이했다.
○ 庸詎知吾所謂吾之乎(용거지오소위오지호) : 어찌 나 자신이 이른바 나라고 여기는 것임을 알 수 있겠는가. 자기 자신이라고 여기는 것이 정말 자기 자신임을 어찌 알 수 있겠느냐는 뜻. 王先謙은 “내가 이른바 나라고 여기는 것이 과연 나인가, 아니면 내가 아닌가[吾所謂吾之 果爲吾乎 果非吾乎].”라고 풀이했다.
庸詎知(용거지)는 어찌 알 수 있겠는가의 뜻으로 확신할 수 없다는 의미.
且汝夢為鳥而厲乎天(차여몽위조이려호천),夢為魚而沒於淵(몽위어이몰어연), 不識今之言者(불식금지언자),其覺者乎(기교자호),夢者乎(몽자호)? 造適不及笑(조적불급소),獻笑不及排(헌소불급배), 安排而去化(안배이거화),乃入於寥天一(내입어료천일)。」 |
또 너는 꿈에 새가 되어 하늘에 이르며, 꿈에 물고기가 되어 연못에 잠기는데,
알 수 없구나,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는 사람은 꿈에서 깨어난 것인가,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잠깐의 즐거움은 웃음에 미치지 못하고, 드러난 웃음은 자연의 추이(推移)를 따름에 미치지 못하니,
자연의 추이를 편안히 여겨 그 변화조차도 잊어버리면 마침내 고요한 하늘과 일체가 되는 경지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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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夢爲鳥而厲乎天(몽위조이려호천) 夢爲魚而沒於淵(몽위어이몰어연) : 꿈에 새가 되어 하늘에 이르며, 꿈에 물고기가 되어 연못에 잠김. 厲는 이른다는 뜻. 《詩經》 〈大雅 旱麓〉편의 ‘鳶飛戾天 魚躍于淵’의 戾와 같다.
○ 不識(불식) : 알 수 없구나. 뒷 구절과 연결하여 어떤 사실을 확신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표현.
○ 今之言者(금지언자) 其覺者乎(기교자호) 其夢者乎(기몽자호) :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는 사람은 꿈에서 깨어난 것인가,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지금 말하고 있는 사람은 孔子가 스스로를 일컫는 말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앞의 ‘且汝 夢爲鳥~’를 이어보면 顔回를 지칭하는 것일 수도 있고, 두 사람 모두를 지칭하는 것일 수도 있다.
○ 造適不及笑(조적불급소) : 잠시의 즐거움은 웃음에 미치지 못함. 곧 마음 속에서만 흐뭇함을 느끼는 것은 즐거움이 웃음으로 나타나는 것보다 못하다는 뜻. 造(조)는 造次의 造와 같이(赤塚忠) 잠시의 뜻. 適(적)은 適意(羅勉道)로 곧 마음에 꼭 맞음, 흡족함을 뜻한다. 笑는 소리내어 웃는 것.
○ 獻笑不及排(헌소불급배) : 드러난 웃음은 자연의 추이(推移)에 미치지 못함. 獻(헌)은 드러났다는 뜻으로 獻笑(헌소)는 앞에 나온 不及笑의 笑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일 뿐 역시 웃음을 뜻한다. 王叔之는 “드러남이니 뜻에 만족함이 있어 웃음으로 드러났다. 그 때문에 獻笑라 한 것이다[章也 意有適 章於笑 故曰獻笑].”로 풀이했다.
排(배)는 자연의 추이(推移)(郭象)로 여기서는 자연의 변화를 따른다는 뜻. 朴世堂은 “排는 天命이 안배(按排)하여 결정한 것이다[排者 天命之所排而定者].”라고 풀이했다.
○ 安排而去化(안배이거화) : 자연의 추이를 편안히 받아들여 변화를 잊어버림. 자연의 변화를 편안히 받아들여 변화한다는 사실 자체까지도 잊어버린다는 뜻. 安排는 앞에 나온 ‘不及排’의 排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 朴世堂은 去를 잊어버린다는 뜻[去猶忘也]으로 풀이했다.
○ 入於寥天一(입어료천일) : 고요한 하늘과 일체가 되는 경지에 들어감. 王敔는 “고요한 하늘과 일체가 된다[與廖天爲一].”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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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道家 -> 莊子 -> 內篇 -> 大宗師
7
顏回問仲尼曰:「孟孫才,其母死,哭泣無涕,中心不戚,居喪不哀。無是三者,以善處喪蓋魯國。固有無其實而得其名者乎?回壹怪之。」仲尼曰:「夫孟孫氏盡之矣,進於知矣。唯簡之而不得,夫已有所簡矣。孟孫氏不知所以生,不知所以死,不知就先,不知就後,若化為物,以待其所不知之化已乎!且方將化,惡知不化哉?方將不化,惡知已化哉?吾特與汝其夢未始覺者邪!且彼有駭形而無損心,有旦宅而無情死。孟孫氏特覺,人哭亦哭,是自其所以乃。且也,相與吾之耳矣,庸詎知吾所謂吾之乎?且汝夢為鳥而厲乎天,夢為魚而沒於淵,不識今之言者,其覺者乎,夢者乎?造適不及笑,獻笑不及排,安排而去化,乃入於寥天一。」
안회(顔回)가 중니(仲尼)에게 물었다.
“맹손재(孟孫才)는 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곡읍(哭泣)할 때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며, 마음속에 슬픔을 느끼지 아니하고, 상을 치르면서 서러워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세 가지가 없었는데도 상례(喪禮)를 잘 치렀다는 명성이 노(魯)나라를 덮었습니다. 본래 〈그 명성에 해당하는〉 실제의 행위가 없는 데도 명성을 얻는 경우가 있는 것입니까? 저(안회)는 오로지 그게 이상합니다.”
중니(仲尼)가 말했다.
“맹손씨(孟孫氏)는 생사(生死)의 도리를 극진히 하였으며. 상례(喪禮)를 아는 데에서 더 나아간 경지이다. 비록 상례를 간소히 치르려 하다가 뜻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간소히 한 바가 있다. 맹손씨는 삶의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아니하고, 죽음의 이유도 알려고 하지 아니하며, 〈태어나기〉 이전의 모습을 알려고 하지 아니하고 〈죽고 난〉 뒤의 모습도 알려고 하지 않고, 변화에 순응하여 사물과 동화(同化)되어, 아직 알지 못하는 변화를 기다릴 뿐이다! 또 막 변화했을 때 아직 변화하지 않았던 과거의 모습을 어찌 알겠는가? 아직 변화하지 않았을 때 이미 변화한 이후의 모습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나와 너는 다만 아직 처음부터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또 저 사람은 몸이 놀라는 일은 있어도 마음이 손상당하는 일은 없으며, 〈마음이 머물고 있는〉 집이 동요하는 일은 있지만 〈집에 머물고 있는〉 마음이 죽는 일은 없다. 맹손씨(孟孫氏)는 홀로 깨어서 사람들이 곡을 하면 자기도 곡을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또한 세상 사람들은 〈잠시〉 서로 함께하는 것을 나라고 여기는 것일 뿐이니, 어찌 나 자신이 이른바 나라고 여기는 것이 정말 나라고 확신할 수 있겠는가? 또 너는 꿈에 새가 되어 하늘에 이르며, 꿈에 물고기가 되어 연못에 잠기는데, 알 수 없구나,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는 사람은 꿈에서 깨어난 것인가,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잠깐의 즐거움은 웃음에 미치지 못하고, 드러난 웃음은 자연의 추이(推移)를 따름에 미치지 못하니, 자연의 추이를 편안히 여겨 그 변화조차도 잊어버리면 마침내 고요한 하늘과 일체가 되는 경지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출처] 15[장자(내편)] 第6篇 大宗師(대종사) : 15.죽음과 삶의 실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15/18)작성자 swings81
유교문화의 플랫폼에서 인간이 인간 답게 보이기 위해서는 관혼상제(冠婚喪祭)를 잘 치러야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장례의식은 끊임없이 문제가 되어 왔습니다. 그 까닭은 죽은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었지요.
조선의 인조, 효종, 헌종을 잇는 시절에 두 번씩이나 문제를 일으켰던 예송(禮訟)논쟁을 한 번 드려다 볼까요? 예송이란 겉으로는 상례에 관한 논쟁이었지만 실은 서인과 남인의 세력 다툼이었지요.
부모가 죽으면 자식들이 3년 상을 치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자식이 먼저 죽으면? 장남일 경우 부모는 자식을 위해 3년 간 상복을 입고, 차남 이하는 1년 간 상복을 입습니다.
효종이 죽었습니다. 효종의 어머니인 조대비(자의대비)는 자식을 위해 몇 년 동안 상복을 입어야 할까요? 효종이 장남이면 3년, 차남이면 1년입니다. 서인들은 효종이 차남이었으니 1년이라고 했습니다. 틀린 말 아닙니다. 그런데 남인들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차남이지만 왕을 했으니 장남 같은 차남이니 3년 동안 상복을 입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1차 예송논쟁이라고 하지요. 여기서는 서인 승리! 그래서 조대비는 1년 동안 상복을 입었습니다.
얼마 있다가 효종의 왕비가 죽었습니다. 역시 맏며느리를 위해서는 1년 동안 상복을 입고, 둘째 며느리를 위해서는 9개월 동안 상복을 입어야 했습니다. 그 때까지 살아있던 조대비는 얼마 동안 상복을 입어야 했을까요? 서인은 둘째 며느리이니까 9개월, 남인은 맏며느리 같은 둘째 며느리이니까 1년을 주장했지요. 이번에는 남인이 승리! 조대비는 며느리를 위해 1년 상복을 입었답니다. 2차 예송논쟁이라고 합니다.
얘기의 발단은 인조가 30년이나 차이 나는 어린 계비를 얻은 데서 시작되는 것이지요. 며느리보다도 나이가 어렸으니 자식을 위해 상복을, 며느리를 위해 상복을 입는 일이 벌어진 것이지요.
안회가 맹손재라는 사람이 어머니 장례를 치르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눈물도 안 흘리고 별로 슬퍼하는 기색도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가 어머니 장래를 잘 치렀다고 소문을 냈습니다. 공자의 입을 통하여 표한 죽음에 대한 장자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요?
장자는 삶 이전에 대해서도 알려고 하지 않았고, 죽음 이후에 대해서도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죽음을 거처를 옮기는 일 정도로 여겼습니다. 맹손재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도 진실로 죽은 것이 아니라 거처를 옮겼다고 보는 것이지요. 죽은 일이 없는 어머니이니 슬퍼할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본문 읽기>
안회가 공자에게 물었다.
“맹손재는 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곡을 하긴 했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았고
마음속으로 슬퍼하지도 않았습니다.
상을 치르면서 서러워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세 가지가 없는데도
상을 잘 치렀다고 노나라에 소문이 났습니다.
실제 한 일이 없는데도
그 명성이 드러날 수 있습니까?
저는 그것이 이상하기만 합니다.”
공자가 대답했다.
“맹손씨는 할 바를 극진히 했을 뿐만 아니라,
알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앞섰다.
상을 간소하게 치르지는 못했지만
그로서는 간소하게 치른 것이다.
맹손씨는 삶의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않으며,
죽음의 까닭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
삶 이전에 대해서도 알려고 하지 않았고,
죽음 이후에 대해서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
자연의 섭리에 좇아
알 수 없는 변화를 기다릴 따름이었다.
무릇 변한 후에 변하기 전의 모습을 어찌 알며
변하지 않았을 때 이미 변화한 후의 모습을 어찌 알겠는가?
자네나 나는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사람일 것이다.
게다가 그는 몸의 변화에 놀라기는 하여도
마음을 상하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죽음을 거처를 옮기는 일로만 여기고,
진실로 죽는 일은 없다고 보는 것이다.
맹손씨야말로 도를 깨달은 지라,
남들이 곡을 하면 관습에 따라 곡을 했던 것이다.
이는 저절로 그렇게 한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의 육신을 가리켜 나라고 하지만,
자신이 말하는 내가 참으로 나인지 아닌지를 어찌 알겠는가.
자네는 꿈속에서 새가 되어 하늘에 오르기도 하고,
꿈속에서 고기가 되어 못에 잠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말하고 있는 자네도 과연 깨어있는 자네인지.
꿈을 꾸고 있는 자네인지를 어찌 알겠느냐.
잠시의 즐거움이 웃음만 못하고,
웃음이 사물의 추이에 맡기느니만 못한 셈이다.
자연의 추이에 맡기고 안주하는 이는
이내 고요한 하늘의 도와 하나 되는 경지에 이를 것이다.”
[출처] 장자 대종사(大宗師) 15 - 죽음은 주소를 옮기는 것작성자 사봉 조진형
♣ 장자(내편) 대종사 13 - 죽음과 삶의 실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안회가 공자에게 물었다.
“맹손재는 그의 어머니가 죽었을 때, 곡을 하면서 눈물도 흘리지 않고 마음 속엔 슬픔이 없는 듯 했고, 상을 지키며 서러워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세 가지 예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는데도 상을 잘 치렀다는 평판이 노나라에 파다합니다. 이것은 상을 잘 치르지도 않고서 좋은 평판을 얻은 것이 아닙니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맹손씨는 도리를 다했고, 예를 아는 사람들보다 훌륭했다. 사람들은 상을 간단히 치르려 해도 되지 않는데, 그는 이미 간단히 치르고 있다. 맹손씨는 살게 된 까닭을 알지 못하고, 죽게 된 까닭도 알지 못했다. 먼저 태어나는 것도 알지 못하였고, 뒤에 죽는 것도 알지 못했다. 자연의 변화에 따라 사람이 되었으니 자기는 알지 못하는 변화를 따를 뿐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또한 살아서 변화하고 있는 지금 어찌 변화하기 전의 상태를 알겠느냐? 변화하고 있지 않는 지금 어찌 변화한 뒤의 일을 알 수 있겠느냐? 나나 그대나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않은 자들이 아닐까? 또한 그는 형체의 변화가 있다 해도 마음을 손상시키지는 않는다. 마음을 기탁한 몸의 변화가 있다 해도 마음은 정말로 죽는 일이 없다.
맹손씨는 독특한 깨달음이 있어서 남들이 곡을 하니 자신도 곡을 하기는 하지만 자기에게 합당한 방법으로 한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모두 지금의 몸을 가리켜 자기라고 하지만 그들이 어찌 자기들이 생각하는 자기가 진실한 자기임을 알겠느냐?
또한 그대가 꿈에 새가 되어 하늘을 날아 오르거나, 물고기가 되어 물 속에 잠겼었다면, 지금 말하고 있는 것이 꿈에서 깨어난 것인지, 지금 말하고 있는 것이 꿈속에서 말하는 것인지 알지 못할 것이다.
즐거운 상황에서 꼭 웃으려 할 것도 없으며, 이미 웃음이 나왔다면 그것을 안배할 것도 없는 것이다. 자연의 안배에 편안히 지내면서 변화를 따른다면 비로소 텅 빈 하늘과 일체가 되는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출처] 미상